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전 세계 유황·요소 물동량 33% 마비 위기
이란 공습 후 요소 가격 며칠 만에 8% 급등, t당 1000달러 선 정조준
인도 정부 비료 보조금 삭감 기조 속 수입가 폭등으로 농가 파산 우려
이란 공습 후 요소 가격 며칠 만에 8% 급등, t당 1000달러 선 정조준
인도 정부 비료 보조금 삭감 기조 속 수입가 폭등으로 농가 파산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특히 세계 최대 비료 수입국인 인도의 파종기(Sowing Season)를 앞두고 터진 이번 사태는 국제 비료 가격을 심리적 저항선인 t당 1000달러(약 147만 원) 위로 끌어올릴 기세다.
지난 4일(현지시각) 인도 경제전문지 비즈니스라인(BusinessLine)의 보도에 따르면, 중동발 공급 쇼크는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글로벌 식량 공급망의 ‘구조적 붕괴’를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무즈의 덫’에 갇힌 비료 원자재… 유황·LNG 공급망 ‘올스톱’
이번 위기의 본질은 물류의 동맥경화다. 전 세계 비료 및 원자재 물동량의 약 33%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에 의해 폐쇄되면서 대체 경로를 찾지 못한 선박들이 발이 묶였다. 특히 비료 생산의 핵심 원료인 유황(Sulfur) 공급망의 타격이 극심하다.
글로벌 원자재 조사기관 아거스 미디어(Argus Media)와 인도 미량비료제조협회(IMMA)의 분석을 종합하면, 전 세계 해상 유황 수출량의 절반가량이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고 있다.
라훌 미르찬다니 IMMA 회장은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유황은 인산이암모늄(DAP) 등 고부가가치 비료 생산에 필수적인 산성 원료"라며 "공급망 차질로 인한 운임 및 보험료 상승은 결국 비료 완제품 가격의 하방 압력을 완전히 제거해버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Maersk)는 지난 2일부로 중동 지역 내 위험 화물 및 냉동 컨테이너 예약을 무기한 중단했다. 이는 비료뿐 아니라 농산물 전반의 물류비용을 눈덩이처럼 불리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수치로 증명된 ‘비료 인플레이션’… t당 1000달러 시대 재림하나
가격 지표는 이미 ‘레드라인’을 넘어서고 있다. 이집트의 요소 거래가는 미국·이스라엘 연합군의 이란 공습 직전 t당 492달러(약 72만 원)였으나, 공습 개시 불과 며칠 만에 530달러(약 78만 원)로 7.7% 급등했다.
인도의 상황은 더욱 절박하다. 인도 비료협회(FAI)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25~26회계연도 4~12월 사이 인도의 요소 수입량은 800만 t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3%나 폭등했다. 반면 국내 생산량은 2244만 t으로 3% 감소하며 수입 의존도는 심화됐다.
카타르에 LNG 수입의 40%를 의존하는 인도로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비료값 폭등이라는 '쌍둥이 악재'에 직면한 셈이다.
재정 보조금 삭감과 수입가 폭등의 ‘불편한 동거’
문제는 정부의 대응 여력이다. 인도 재무부는 2026~27회계연도 비료 보조금 예산을 1조7100억 루피(약 27조 원)로 책정하며 전년 대비 삭감 기조를 유지했다. 특히 인산·가리(P&K) 비료 보조금은 5400억 루피로 지난 회계연도(6000억 루피)보다 줄어들었다.
익명을 요구한 인도 농림부 관계자는 "정부가 대규모 수입 텐더(입찰)를 지시했지만, 국제 가격이 t당 1000달러를 육박하면 예산 초과가 불가피하다"며 "보조금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비용은 결국 농가로 전가되어 식량 가격 폭등의 도미노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비료 쇼크는 단순한 수급 불균형을 넘어 '식량 주권'의 위기를 시사한다. 특히 한국 역시 비료 원료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동발 물류 대란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정부는 요소수 사태의 교훈을 되새겨 비료 원자재의 비축 물량을 점검하고 수입선 다변화를 서둘러야 한다. "전쟁은 총칼로 하지만, 굶주림은 비료에서 시작된다"는 격언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다가오는 시점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