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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토론토 새벽 2시 동시 승인…한화, 캐나다 자동차 살릴 '176조 잠수함 승부수'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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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토론토 새벽 2시 동시 승인…한화, 캐나다 자동차 살릴 '176조 잠수함 승부수' 터뜨렸다

'프로젝트 애로우 디펜스' 컨소시엄 창설…2년간 100억 달러·자동차 공장 1개 분량 일자리
"51% 캐나다 소유·캐나다인 CEO"…관세 직격탄 맞은 자동차 업계에 구원투수 등판
2025년 10월 30일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를 방문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운데), 다비드 맥긴티(David McGuinty) 국방장관(왼쪽 뒤), 김민석 한국 국무총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오른쪽). 사진=캐나다 통신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10월 30일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를 방문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운데), 다비드 맥긴티(David McGuinty) 국방장관(왼쪽 뒤), 김민석 한국 국무총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오른쪽). 사진=캐나다 통신
협상 타결 시각은 현지 시간 29일 새벽 2시였다. 서울과 토론토에서 동시에 승인이 떨어졌다. 8시간 뒤 온타리오주 제조 공장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CTV 뉴스가 29일(현지 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한화그룹과 캐나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협회(APMA)가 체결한 파트너십 협약의 실체는 '프로젝트 애로우 디펜스(Project Arrow Defence)'라는 이름의 컨소시엄이다. 단순한 양해각서가 아니라, 부품 제조업체들이 하나로 뭉치는 법인 구조다. 핵심은 이것이다. 이 컨소시엄은 51% 캐나다 소유이며 캐나다인 최고경영자가 이끈다.

단, 모든 것은 한화오션이 캐나다 순찰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수주해야만 시작된다.

협상에 걸린 시간은 단 열흘 반


플라비오 볼페(Flavio Volpe) APMA 회장은 CTV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화와의 합작 협상에 걸린 시간이 "약 1주일 반"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양측 모두 절박했다는 뜻이다. 한화는 6월 말 결정을 앞두고 캐나다 정부가 요구한 경제적 혜택을 강화해야 했고, 캐나다 자동차 업계는 미국 관세로 올해 생산이 30% 감소한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했다.

볼페 회장은 프로젝트 애로우 디펜스를 "완전히 작동하는 자동차 조립 공장 하나를 이곳에 유치하는 것과 같은 규모의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5개 기종의 한화 차량을 2년간 생산하는 계약 추산 가치는 100억 달러다.

K9·레드백·천무…수천 개 일자리의 주인공들


프로젝트 애로우 디펜스가 캐나다에서 생산할 차량은 다섯 종류다. K9 천둥(K-9 Thunder) 자주포, K10 탄약 보급 차량, 레드백(Redback) 보병 전투 차량, 천무(Chunmoo) 다연장 로켓 시스템, 지상 드론 차량이다. 한화는 이 이니셔티브가 캐나다에 "자국 방산 장비 생산 능력을 제공해 국내 산업에 직접 이익을 주고 캐나다의 주권적 통제를 보장하는 조건을 만든다"고 밝혔다.

볼페 회장이 강조하는 것은 일자리의 '지속성'이다. "트럭을 한 대 만들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러나 방산에서는 일자리가 적은 대신 더 안정적이다. 건조 계약을 따내면 유지보수 계약도 함께 따낸다. 한 세대 동안 정비하고 수리하게 된다"고 그는 말했다.

자동차가 군용 차량으로…관세 시대의 역발상


이 구상이 힘을 얻는 배경에는 미국 관세의 타격이 있다. 멜라니 졸리(Melanie Joly) 캐나다 산업장관은 공개적으로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가동이 멈춘 캐나다 자동차 공장들을 군사 차량 생산으로 전환하는 가능성을 지지해왔다.

스티브 퍼(Stephen Fuhr) 국방조달 담당 국무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기자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관세로 여전히 타격을 입고 있는 철강·알루미늄·자동차·임업 같은 산업들을 보면, 캐나다인들에게 다른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방산 조달이 활용할 기회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퍼 장관은 이 합의 내용을 CTV 뉴스 기사를 통해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입찰 평가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120억 달러 사업에 꽤 매력적인 제안"…전문가 평가


캐나다 글로벌 어페어스 연구소(Canadian Global Affairs Institute)의 방산 전문가 데이비드 페리(Dave Perry)는 한화-APMA 합작을 "꽤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잠수함 조달 규모는 30년 이상에 걸쳐 12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며 "두 대형 공급자 간에 매우 강도 높은 경쟁을 이끌어낸 정부의 절차를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TKMS 측은 이날 마감 전 CTV 뉴스의 입찰 개선 내용 문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6월 말, 한화의 운명이 결정된다


4월 29일은 두 회사 모두의 수정 제안서 마감 기한이었다. 캐나다 왕립해군은 최대 12척의 디젤-전기 잠수함을 원하며 6월 최종 업체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한화와 TKMS 양측은 지난 1년 동안 전국을 누비며 캐나다 파트너들을 확보해왔다.

새벽 2시 타결된 이 협약이 6월 한화의 운명을 어떻게 바꿀지, 그 결과는 한국 방산 역사상 최대 해외 계약의 향방도 결정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