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율 한계에 대부분 안건 가결…기관투자자 영향력 확대 가능성 주목
기관투자자 영향력 확대 기대 속 협력 한계…정부 개입 우려 제기
기관투자자 영향력 확대 기대 속 협력 한계…정부 개입 우려 제기
이미지 확대보기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영향력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제약·바이오사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와 자사주, 이사회 구조 등 지배구조 전반에 걸친 안건을 중심으로 의결권을 행사해 적극적으로 견제에 나섰다. 결과는 대부분 원안대로 가결되며 주주총회 결과를 뒤집기에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도 불구하고 지분 구조상 영향력 확대에는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국민연금은 주요 안건에 대해 반대하거나 일부 안건은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먼저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건’에 대해 보수한도 수준이 실제 보수금액 및 경영 성과에 비해 과도하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또 ‘자사주 보유·처분 관련 건’에 대해서는 최대주주의 찬성만으로 계획이 승인될 수 있어 일반주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기 어렵고 이에 따라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국민연금은 반대했다. ‘감사위원 사외이사 선임 건’과 관련해 2건에 대해 반대하고 1건은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한미약품의 경우 채이배 후보가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승인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법령상 결격 사유가 있다고 보고 반대했으며, SK바이오팜은 김민지 후보가 최근 5년 이내 이해관계가 있는 회사의 상근 임직원으로 재직한 이력을 이유로 반대했다. 이러한 반대에도 결과를 바꾸기에 제약이 있었던 것은 지분율 한계와 함께 기관투자자 간 이해관계 차이, 사전 협력에 대한 규제 부담과 같은 구조의 요인이 복합으로 작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상법 개정과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원칙) 강화 흐름에 따라 기관투자자의 영향력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개인투자자와의 직접적인 연대는 제한적이나 업계의 여론과 투자자 인식 변화를 통해 간접적인 영향력이 확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가 상징적 반대를 넘어 실질 의사결정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승재 서스틴베스트 부대표 겸 변호사는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간 직접적인 협력은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며 “다만 기관투자자는 고객 자산을 운용하는 책임을 바탕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만큼, 상법 개정과 함께 기관투자자의 책임 있는 의결권 행사가 강조되는 흐름 속에서 영향력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의 영향력 확대를 둘러싼 업계 안팎의 평가는 엇갈린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기업 경영에 대한 견제 기능이 강화돼 이사회 운영과 보수 체계 등에서 주주 권익이 좀 더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다. 향후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제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이 가운데 기관투자자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질 경우 정부의 기업 경영 개입 논란으로 번져 ‘연금 사회주의’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상법 개정 논의와 제도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올해를 변화의 초기 단계로 보고 있으며 향후 2년 내 기관투자자 영향력 확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법 개정 이후 투자자 간 공감대 형성이 실제 영향력으로 이어질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상법 개정에 따라 주주권 행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다만 다른 주주들과의 협력 방식이나 구체적인 의결권 행사 전략은 아직 정해진 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소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wangsw715@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