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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로제 AI' 연내 상장... 180조 원 규모 'AI 동맹' 핵심축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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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로제 AI' 연내 상장... 180조 원 규모 'AI 동맹' 핵심축 부상

로봇 활용해 데이터센터 짓는 '피지컬 AI' 승부수... 자금 총력전
ABB 로봇 부문 7.9조 원 인수 자산 결합... 인텔 지분 매각 검토하며 '로제 AI' 기업공개 속도
소프트뱅크 로고.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소프트뱅크 로고.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 패권이 가상 세계를 넘어 물리적 현장으로 확장하는 가운데,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SBG)이 로봇 인프라 혁신을 목표로 한 신규 벤처 '로제 AI(Roze AI)'를 설립하고 이르면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소프트뱅크가 AI와 로봇공학의 교차점을 공략할 핵심 기지로 '로제 AI'를 낙점했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은 소프트뱅크가 단순 투자를 넘어 AI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고 운영하는 ‘실행자’로 변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급성장하는 피지컬 AI(물리적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데이터센터 짓는 로봇... 소프트뱅크 '피지컬 AI' 집대성


'로제 AI'의 핵심 목표는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벤처는 자율 주행 로봇을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관리하는 등 물리적 기반 시설의 자동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손정의 회장이 그동안 강조해온 '엠바디드 AI(Embodied AI, 체화된 인공지능)'를 산업 현장에 직접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소프트뱅크는 로제 AI 아래 그룹 내 흩어져 있는 에너지, 토지, 인프라 관련 자산을 결합할 계획이다. 특히 소프트뱅크의 에너지 부문(SB Energy)과 협력하여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수인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체계를 구축한다.

다만 SB Energy는 별도 법인으로 유지하며 로제 AI와 유기적인 협력 관계만 맺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로제 AI의 임시 재무책임자(CFO)는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암(Arm)의 임원 빌랄 사피르(Bilal Safeer)가 맡아 상장 준비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상장 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오는 7월 미국 텍사스주 데이터센터 시설에서 분석가 대상 설명회(Analyst Day)를 개최할 예정이다.

'페퍼'의 실패 딛고 산업용 로봇으로... 인텔 지분까지 매각 검토


손정의 회장의 로봇 사랑은 과거 '페퍼(Pepper)'로 대표되는 휴머노이드 사업의 부진과 줌 피자(Zume Pizza)의 실패라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소프트뱅크의 행보는 실용적인 '산업용 로봇'으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10월 스위스 ABB의 로봇 사업부를 54억 달러(약 7조 9520억 원)에 인수하며 제조용 로봇 팔 기술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로제 AI가 ABB의 하드웨어 기술과 오픈AI(OpenAI)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하는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 조달 계획도 구체적이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오픈AI의 1220억 달러(약 179조 6206억 원 ) 규모 펀딩 라운드에 참여해 300억 달러(약 44조 1900억 원)를 추가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 중인 인텔(Intel)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엔비디아(Nvidia) 지분을 58억 달러(약 8조 5376억 원)에 매각해 오픈AI 투자금을 마련했던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실패한 과거 버리고 '인프라'로 승부... 기술 우려 불식 과제


증권가에서는 이번 상장 추진을 두고 시장의 평가가 엇갈린다. 한편으로는 스페이스X나 오픈AI 같은 대형 기술주 상장을 기다리는 투자자들에게 로제 AI가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온다.

반면 과거 소프트뱅크가 추진했던 로봇 사업들이 수익성 확보에 실패했던 전례를 들어 신중론을 펴기도 한다.

월가 금융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소프트뱅크가 디지털브릿지(DigitalBridge) 인수와 오픈AI·오라클과의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 참여 등을 통해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로제 AI는 단순한 로봇 회사가 아니라 AI 시대를 뒷받침하는 '건설 및 운영 플랫폼'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로제 AI의 성공 여부가 실제 로봇이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을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는지, 그리고 복잡한 인프라 공정에서 자율 주행 로봇의 기술적 완성도를 증명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회계 자문사인 KPMG는 현재 IPO에 필요한 재무 제표와 문서 작성 작업을 진행 중이며, 하반기 시장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상장 시점이 확정될 예정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