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노사·울산시 실무진 참여 회의 공개
1600억 재정 지원·낮은 이용률 속 공영제·교통공사 중장기 검토
1600억 재정 지원·낮은 이용률 속 공영제·교통공사 중장기 검토
이미지 확대보기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은 취임 전 시내버스 개선 간담회를 열고 폐선 노선 복원과 환승 불편 해소, 배차 간격 조정, 예산 확보 방안 등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시내버스 노사와 울산시 실무진 등이 참여했고, 논의 과정도 시민에게 공개됐다.
14일 공개된 회의 내용에 따르면 김 당선인은 지난 5일 선거사무실에서 버스노조 관계자, 운수업체 대표, 울산시 버스·택시과 실무진 등과 간담회를 열고 폐선 노선 재검토와 불필요한 우회 노선 개선을 언급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회의 방식이다.
공개회의로 바뀐 첫 교통 현안 논의
이번 시내버스 개선 논의에서 가장 먼저 확인된 변화는 회의 공개 원칙이다.
김 당선인 측은 노선개편 이후 불거진 환승 불편과 폐선·감차 민원을 공개회의 방식으로 다뤘다. 버스업계와 노조, 행정 실무진이 함께 참여한 논의가 시민에게 공개되면서 발언과 판단의 근거도 기록으로 남게 됐다.
시내버스 행정은 예산 규모가 크고 시민 생활과 가까운 분야다. 노선 조정 기준, 재정지원 산정 방식, 민원 반영 절차, 증차와 감차 판단 근거가 공개될수록 정책 불신을 줄일 여지도 커진다.
이번 회의의 의미는 특정 노선의 복원 여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시민 불편이 큰 사안을 행정 내부 검토에 가두지 않고 공개 논의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향후 시정 운영 방식의 기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첫 사례가 됐다.
노선개편 이후 이어진 환승·배차 민원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해 말 시행된 시내버스 전면개편이다.
울산시는 2024년 12월 18일 보도자료에서 같은 달 21일부터 시행되는 시내버스 노선 전면개편을 ‘광역시 승격 이후 27년 만의 시내버스 노선 전면개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시는 차고지별 차량 배치, 시내버스 내 노선도 부착, 행선판 준비 상황, 버스정보시스템과 첨단교통시스템의 노선·배차 정보 갱신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개편 이후 시민 불편은 곧바로 행정 쟁점으로 번졌다. 울산시는 2025년 1월부터 노선개편 관련 민원을 조사한 결과 배차간격 문제, 정시성 미확보, 환승 불편 등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후 현장 확인과 버스업계 관계자 회의 등을 거쳐 대책 마련에 나섰고, 1∼3월 승객 이동 데이터와 시민 의견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7월 이후 개선 방안을 시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동구에서는 도심을 잇는 직통노선 축소와 환승 부담을 둘러싼 불만이 이어졌다.
동구 청년정책협의체 위원 20명은 2025년 3월 동구의회에 노선 재조정 청원을 제출했고, 청원에는 도심과 동구를 연결하는 직통노선 재도입, 동구 주요 노선 배차간격 조정, 교통약자 이용 안내 강화, 환승 불편 해소 등이 담겼다.
이미지 확대보기매년 1600억 원 투입에도 낮은 이용률
시내버스 문제는 노선 민원에 그치지 않는다. 대중교통 재정 부담과도 맞닿아 있다.
김 당선인이 지난 5일 선거사무실에서 연 간담회에서는 낮은 수송분담률과 재정지원 증가 문제가 함께 논의됐다.
당시 간담회에는 버스노조 관계자와 운수업체 대표, 울산시 버스·택시과 실무진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울산 시내버스 수송분담률이 10%에 그치는 현실과 매년 1600억 원 규모의 재정지원 문제가 공유됐다.
울산 시내버스는 낮은 이용률에도 재정 투입 규모가 커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용률을 높이려는 노선개편 취지와 달리 일부 지역에서는 환승 부담과 직결성 약화가 제기됐고, 재정지원의 효율성과 시민 체감 편의 사이의 간극도 쟁점으로 남았다.
울산시는 노선개편 이후 일부 지표가 개선됐다는 자료도 제시했다.
2026년 3월 20일까지 버스 이용객은 하루 평균 20만7000여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18만5000여 명보다 11.7% 늘었고, 전전년도 19만5000여 명과 비교해도 5.9% 증가했다. 최근에는 하루 최대 27만1000여 명을 기록했다는 설명도 내놨다.
다만 수치상 개선과 시민 체감 사이에는 간극이 남아 있다. 동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직통노선 축소와 환승 부담을 둘러싼 불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당선인 측, 폐선 복원 먼저 점검
김 당선인 측의 첫 접근은 제도 전환보다 시민 불편이 큰 노선을 우선 점검하는 쪽에 맞춰져 있다.
공개된 회의 내용과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김 당선인은 폐선·감차 노선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먼저 해소하고, 환승 부담과 배차 간격 문제를 함께 살펴보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김 당선인은 간담회에서 폐선 노선을 전면 재검토하고 불필요한 우회 노선을 개선해 시민 불편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버스 증차와 예산 확보, 불필요한 우회 노선 개선도 논의 대상에 올랐다. 당장 제도를 바꾸기보다 노선개편 이후 시민 불편이 집중된 구간부터 확인하고, 실제 이동 수요와 운행 여건을 다시 맞춰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 같은 접근은 특정 노선의 복원 여부를 넘어 울산 시내버스 운영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를 갖는다. 버스 노선은 시민 이동권과 직접 연결된다.
동구에서 태화강역, 삼산권, 도심권으로 이동하는 직결성이 약해지면 출근과 통학, 병원 이용, 철도 환승까지 영향을 받는다.
환승 체계가 마련돼 있어도 배차 간격이 길거나 대기 시간이 늘어나면 시민이 체감하는 이동 시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공영제·교통공사는 중장기 과제
단기적인 노선 보완과 별개로 공영제와 교통공사 설립은 더 긴 행정 검토가 필요한 과제다.
김 당선인은 선거 직후 시내버스 정상화와 시민 이동권 보장을 위해 공영제 도입과 교통공사 설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 간담회에서도 버스 공영제 도입 방안이 논의됐고, 김 당선인은 공영제 도입 방식에 대해 노동자, 버스회사, 시민의 이해를 구하는 사회적 합의와 공론화 절차를 거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교통공사 설립은 조례 제정, 조직 구성, 예산 확보, 시의회 논의, 기존 운수업체와의 협의, 노사 관계 조정, 면허와 노선 운영 방식 정리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과 실제 제도를 도입하는 일 사이에는 상당한 행정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공영제 논의 역시 재정 부담을 함께 따져야 한다. 공공이 노선 운영을 더 직접적으로 책임지는 방식은 시민 이동권을 강화할 수 있지만, 운영비와 인건비, 차량 관리비, 차고지 운영, 적자 보전 방식까지 다시 설계해야 한다.
재정 관리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으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노선 효율화와 회계 투명성 확보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
남은 과제는 데이터와 합의
울산 시내버스 재점검의 첫 과제는 불편 노선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다.
폐선 복원 요구가 큰 노선, 출퇴근·통학·병원 이동 수요가 많은 구간, 태화강역·울산역·북울산역 등 철도 환승축과 연결되는 노선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동구처럼 지리적으로 도심 접근성이 취약한 지역은 환승 횟수와 대기시간을 함께 따져야 한다.
이미지 확대보기두 번째 과제는 재정지원의 설명 가능성이다. 매년 1600억 원 안팎의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시민은 버스 운행거리, 운송원가, 보조금 산정 기준, 이용객 변화, 업체별 서비스 개선 여부를 확인할 권리가 있다. 행정은 민간 운수업체의 경영 현실과 시민 이동권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세 번째 과제는 공영제 논의의 속도 조절이다. 공영제와 교통공사 설립은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폐선·환승 민원 해소, 노선 효율화, 재정 투명화, 노사 협의, 시의회 논의가 순차적으로 맞물려야 제도 전환도 현실성을 갖는다.
울산 시내버스 노선개편은 새 시정의 첫 행정 시험대가 됐다. 시민이 요구하는 것은 특정한 구호보다 매일 타는 버스가 제때 오고, 한 번에 가던 길이 지나치게 멀어지지 않으며,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납득할 수 있는 행정이다.
김상욱 당선인 측의 공개회의와 노선 재점검은 논의를 다시 여는 계기가 됐다. 이제 남은 일은 공개된 논의를 실제 노선 개선과 재정 관리, 시민 이동권 회복으로 연결하는 행정의 실행력이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