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독주 피로감 속 탄탄한 금리 환경을 무기로 일본 은행주로의 자금 순환매 본격화
미쓰비시UFJ(MUFG), 토요타와 키옥시아 제치고 일본 증시 시가총액 왕좌 탈환 성공
6월 은행 대출 잔고가 전년 대비 6.3% 증가하며 버블 붕괴 이후 최대폭의 구조적 성장 입증
미쓰비시UFJ(MUFG), 토요타와 키옥시아 제치고 일본 증시 시가총액 왕좌 탈환 성공
6월 은행 대출 잔고가 전년 대비 6.3% 증가하며 버블 붕괴 이후 최대폭의 구조적 성장 입증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구던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대장주들의 고점 경계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 증시에서는 탄탄한 내수 금융 환경과 금리 상승 수혜를 등에 업은 대형 은행주들이 새로운 자본 피난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16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도쿄 주식시장에서는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의 핵심으로 꼽히며 급등했던 전선 및 비철금속 업종에서 과정 투자 우려로 인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반면, 대형 금융주를 중심으로 강력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이러한 자금 대이동에 힘입어 동증주가지수(TOPIX) 내 은행업 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12% 폭등하며 전 업종 중 압도적인 상승률을 기록했다.
메가뱅크 시가총액 왕좌 탈환과 자금 편중 완화
금융주로의 자금 유입을 대변하듯, 지난 13일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은 장중 시가총액 42조 엔을 돌파하며 그동안 일본 증시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토요타자동차와 반도체 대기업 키옥시아홀딩스를 모두 제치고 시총 1위 자리에 우뚝 섰다. 전문가들은 소수 기술주에만 극단적으로 자금이 쏠리던 일극 집중 현상이 대형 은행주의 부활로 완화되면서, 일본 증시 전체의 상승 동력이 한층 더 건강하고 장기적인 궤도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한다.
노무라자산운용의 이시구로 히데유키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기술주의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명확한 실적 개선 촉매제를 확보한 은행주는 가장 매력적인 자금 피난처가 될 수 있다"며 "시가총액이 거대한 금융 섹터 전체의 하방 경직성이 강화되면 증시 전반을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버블 붕괴 이후 최대 대출 수요와 구조적 마진 개선
일 은행주 부활의 든든한 배경에는 실제 현장에서 목격되는 유례없는 자금 수요 호황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발표한 대출 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일본 시중은행의 대출 잔고는 전년 동월 대비 6.3% 급증했다. 이는 기업들이 급전을 필요로 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일시적 폭증 시기를 제외하면, 일본 버블 경제 붕괴 직후인 1992년 이후 약 34년 만에 가장 가파른 성장세다.
이러한 자금 조달 활성화는 단순한 일시적 대형 인수합병(M&A) 자금 수요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업들의 명목 운전 자금 자체가 늘어난 데 따른 구조적인 변화로 해석된다. 여기에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 진입으로 예대마진이 본격적으로 개선되면서 은행들의 본업 수익성은 날개를 달았다. 골드만삭스증권과 노무라증권 등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들 역시 3대 메가뱅크(미쓰비시UFJ, 미쓰이스미토모, 미즈호)의 목표주가와 실적 가이드라인을 일제히 대폭 상향 조정하며 주가 저평가 국면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글로벌 기관 투자자 자금 배분 전환
해외 금융시장에서 날아든 대형 은행들의 호실적 훈풍도 투자 심리를 단단하게 지지했다. 최근 뉴욕 증시에서 미국 5대 투자은행들이 트레이딩 부문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가 반등하자, 글로벌 금융 산업 전반의 투자 매력도가 함께 격상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발 빠른 글로벌 헤지펀드와 기관 투자자들 역시 기술주 비중을 줄이고 일본 은행주 비중을 과감하게 늘리는 자산 리밸런싱에 착수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피크테 애셋 매니지먼트의 샤니엘 라무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을 기록했던 한국 등의 기술주를 일부 매도하고 일본 은행주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AI) 투자의 낙수효과가 하드웨어 제조를 넘어 실물 경제 전반으로 광범위하게 확산하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거시적인 경기 확장 국면과 수익률 곡선 가파름화(스티프닝)의 직접적인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은행 섹터의 강세 기조는 향후에도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