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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영입'의 비극…캐나다 해군, 노후 잠수함으로 10년 더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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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영입'의 비극…캐나다 해군, 노후 잠수함으로 10년 더 버틴다

獨 TKMS와 차세대 도입 협상중이나, 첫 인도 2034년에야 가시화
화재·좌초 잔혹사 속 인력유지 고육책, 차고지 뒤져 부품조달 사투
현재 캐나다 해군에서 유일하게 정상 작전이 가능한 빅토리아급(Victoria Class) 잠수함 ‘코너브룩(HMCS Corner Brook)’함이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다국적 연합 훈련을 위해 기동하고 있는 모습. 2011년 좌초 사고 이후 10년이 넘는 대수리를 거쳐 복귀한 이 잠수함은 차세대 잠수함이 전력화될 때까지 캐나다 해군 승조원들의 유일한 해상 훈련 플랫폼으로 쓰이게 된다. 사진=캐나다 왕립 해군이미지 확대보기
현재 캐나다 해군에서 유일하게 정상 작전이 가능한 빅토리아급(Victoria Class) 잠수함 ‘코너브룩(HMCS Corner Brook)’함이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다국적 연합 훈련을 위해 기동하고 있는 모습. 2011년 좌초 사고 이후 10년이 넘는 대수리를 거쳐 복귀한 이 잠수함은 차세대 잠수함이 전력화될 때까지 캐나다 해군 승조원들의 유일한 해상 훈련 플랫폼으로 쓰이게 된다. 사진=캐나다 왕립 해군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와 최대 12척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을 추진 중인 캐나다 왕립 해군이 차기 함정을 인도받을 때까지 향후 10년 이상을 고장과 사고로 얼룩진 노후 영국제 중고 잠수함에 의존해야 하는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 새 잠수함이 오더라도 이를 운용할 승조원의 대가 끊기는 최악의 작전 공백을 막으려면, 고장 난 부품을 구하지 못해 스코틀랜드 민간 차고지까지 뒤져야 하는 현 고령 잠수함대를 어떻게든 바다에 띄워 놓아야만 하는 처지다.

13일(현지 시각) 캐나다 일간지 내셔널 포스트(National Post)에 따르면 캐나다 국방부의 안드레안 풀랭(Andrée-Anne Poulin) 대변인은 공식 이메일 서신을 통해 캐나다 정부가 오는 2027년 말까지 독일 측과 최종 계약을 체결하고 2034년 첫 4척을 조기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도, 그때까지 현재의 빅토리아급(Victoria Class) 잠수함대 4척은 2030년대 중후반까지 계속 작전을 수행하며 현역을 지켜야 한다고 확인했다.

독일 시선은 2034년인데…캐나다 바다 지킬 잠수함은 단 '1척'뿐


문제는 1990년대 후반 영국 해군으로부터 중고로 매입한 디젤-전기식 빅토리아급(Victoria Class) 잠수함들의 기계적 상태가 극도로 처참하다는 점이다. 도입 초기인 2004년에는 시쿠티미(HMCS Chicoutimi)함이 캐나다로 오던 첫 항해 중 치명적인 화재가 발생해 승조원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는가 하면 침수와 해저 좌초 등 악재가 잇따랐다. 실제로 4척 중 하나인 코너브룩(HMCS Corner Brook)함은 지난 2011년 태평양 눅카 사운드 인근 수중 기동 중 좌초 사고를 일으킨 이후, 선체 부식과 내부 압력용기 파손이 겹치며 수리에만 무려 10년이 넘는 세월을 허비했다. 이로 인해 현재 캐나다 해군이 정상 가동할 수 있는 잠수함은 지난해 2월 대수리를 마치고 겨우 복귀한 코너브룩함 단 1척에 불과한 실정이다. 심지어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은 캐나다 잠수함대 전체의 연간 해상 작전일수가 단 하루도 존재하지 않는 전대미문의 '작전일수 0일' 사태를 겪기도 했다.
캐나다 우방국 안보 싱크탱크인 캐나다 국제교류연구소(CGAI)의 데이비드 페리(David Perry) 국방 분석가는 작전일수 0일은 군 전력으로서 낙제점이라며, 과거의 혹독한 정비 지연을 겪고도 또다시 수명 연장을 선택해야 하는 현 상황에 우려를 표명했다.

'부품 창고' 빼먹은 5000만 달러 할인 계약…기밀 유출 막을 승조원 '인간 라이프래프트'


캐나다의 안보 전문가들은 군이 이 애물단지를 버리지 못하는 본질적인 이유로 장기적 관점에서의 잠수함 인력 유지를 꼽고 있다. 폴 미첼(Paul Mitchell) 캐나다 군사참모대학교 교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앞으로 10년간 이 잠수함들을 어떻게든 가동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그렇지 않으면 향후 독일에 발주한 최첨단 잠수함이 인도되더라도 그것을 움직일 정예 승조원이 전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현재의 빅토리아급(Victoria Class) 잠수함대는 캐나다 잠수함대 기술과 인력의 맥을 이어주는 유일한 구명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부품 조달 문제는 그야말로 심각한 재정적 진통을 낳고 있다. 지난 1998년 중고 매입 당시 캐나다 정부는 인수의 경제성을 명분으로 영국에 5000만 달러의 가격 할인을 요구했고, 영국 정부는 이를 수용하는 대신 전용 부품 창고를 통째로 회수해 자국의 트라팔가급(Trafalgar Class) 원자력 잠수함 프로그램으로 돌려버렸다. 이후 전 세계에서 캐나다 외에는 운용국이 없는 이 잠수함들의 부품을 생산해 줄 민간 방산 기업은 사라졌고, 군 기술자들은 단종된 특수 부품을 구하기 위해 과거 영국 해군 군무원들의 개인 차고지까지 샅샅이 뒤지러 다녀야 했다는 군 내부의 후일담이 전해질 정도다. 이로 인해 화재 참사를 겪었던 시쿠티미함은 아예 정상 기동을 포기하고 동료 함선에 부품을 대주는 계류형 정비 지원 자산(Harbour queen)으로 전락해 부두에 묶여 있다. 나머지 윈저함과 빅토리아함 역시 심해 정비 주기가 밀려 각각 2020년대 후반과 2030년대 초반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현재 유일하게 바다를 누비는 코너브룩함은 최근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열린 림팩(RIMPAC·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 등 다국적 훈련에 참가해 우방국 수상함들의 대잠수함 소나 추적 연습을 돕기 위해 일정한 궤도로 움직여주는 가상 적 잠수함인 시계태엽 쥐(Clockwork mouse)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중국, 러시아, 북한을 필두로 한 재래식 디젤 잠수함 전력이 폭발적으로 급증하는 상황에서, 캐나다 해군의 노후 잠수함 수명 연장 사투는 해양 안보 확보를 위한 절박한 생존 몸부림이자 준비되지 않은 국방 예산 집행과 안보 불감증이 부른 장기적 재앙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