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압구정·반포 선점한 현대·삼성…목동 재건축 수주전은 ‘느긋’

글로벌이코노믹

압구정·반포 선점한 현대·삼성…목동 재건축 수주전은 ‘느긋’

목동 11단지 재건축정비사업 조감도 (사진=양천구청)이미지 확대보기
목동 11단지 재건축정비사업 조감도 (사진=양천구청)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 단계에 접어들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경쟁사들과 달리 비교적 느긋한 모습이다.

두 회사 모두 올해 압구정과 반포 등 강남권 핵심 정비사업장에서 상징성 높은 대형 사업장을 확보한 만큼, 목동에서는 무리한 출혈 경쟁보다 사업성과 상징성을 갖춘을 골라 입찰에 참여하는 '선별 수주' 전략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두 회사는 올해 주요 사업장에서 출혈경쟁이 불가피한 정면 대결은 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압구정 일대 재건축 사업 싹쓸이 수주에 나섰던 현대건설이 삼성물산이 출사표를 던진 압구정4구역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물산 역시 현대건설이 선점한 압구정 3구역과 5구역 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불과 1년 전 한남4구역에서 치열하게 맞대결을 펼쳤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약 8조1430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리며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공사비 약 5조5610억원 규모의 압구정3구역과 약 1조5960억원 규모의 압구정5구역을 잇달아 확보한 데 이어 금정2구역과 신길1구역까지 더해 누적 수주액이 8조원을 넘어섰다.
삼성물산도 대치쌍용1차를 시작으로 압구정4구역, 신반포19·25차, 방배신삼호, 개포우성4차 등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현재까지 누적 수주액은 약 4조7163억원이다. 삼성물산은 연초 7조7000억원이었던 올해 정비사업 수주 목표를 13조원으로 높여 놓은 상태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모두 참여한 사업장에서 잇달아 시공권을 확보하며 강남권과 한강변의 상징적인 사업지를 선점한 셈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정비사업 시장에서는 수주 건 수 보다는 사업성과 상징성 있는 사업장을 확보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이미 상반기에 서울 재건축 시장의 노른자위 사업장을 확보한 만큼 무리하게 경쟁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만7000가구 주거벨트로 바뀌는 목동


목동신시가지는 1단지부터 14단지까지 총 14개 단지로 구성돼 있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현재 약 2만6000가구에서 4만6000∼4만7000가구 규모로 늘어나 서울 서남권을 대표하는 대규모 주거벨트로 재편될 전망이다. 전체 사업비는 약 30조원으로 추산된다.

우수한 학군과 교통·생활 인프라를 갖춘 데다 대규모 단지들이 동시에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어 주요 건설사들이 일찌감치 목동에 홍보관과 브랜드 라운지를 마련하고 조합원 접촉을 확대해 왔다.

목동 재건축에서 가장 먼저 시공사를 확정한 곳은 6단지다. DL이앤씨는 지난달 27일 열린 조합 총회에서 총투표수 1196표 가운데 1032표를 얻어 시공사로 선정됐다.

목동6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49층, 11개 동, 2184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공사비는 약 1조2868억원이다. DL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한 ‘아크로 목동 리젠시’를 단지명으로 제안했다.

후속 단지들도 시공사 선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단지와 13단지가 현장설명회를 마치고 입찰을 진행 중이며, 12단지도 지난 15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목동12단지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과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IPARK현대산업개발 등 4개 회사가 참석했다. 12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43층, 22개 동, 2810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예정 공사비는 약 1조7888억원이며 입찰 제안서 접수는 다음 달 31일 마감된다.
목동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목동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삼성물산, 2조3760억원 규모 13단지 정조준...현대건설 10단지 인근에 '디에이치 라운지' 공개

삼성물산이 목동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사업장은 목동13단지다.

목동13단지는 기존 2280가구를 철거하고 지하 4층~지상 49층, 3852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예정 공사비는 약 2조3762억원으로 올해 하반기 정비사업 시장의 최대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DL이앤씨, IPARK현대산업개발, 제일건설 등 5개 회사가 지난달 2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다. 입찰 마감일은 오는 9월 7일이다.

입찰보증금은 총 900억원으로 이 가운데 600억원을 현금으로 내야 한다. 나머지 300억원은 이행보증보험증권으로 납부할 수 있다.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아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는 2조원이 넘는 사업을 단독으로 수행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목동13단지를 목동 재건축 시장 진입을 위한 핵심 교두보로 보고 장기간 공을 들여온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건설사들이 실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삼성물산의 단독 응찰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물산이 목동13단지를 수주하면 올해 누적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7조원대에 근접한다. 연간 목표인 13조원을 달성하려면 성수와 여의도, 목동의 다른 대형 사업장에서도 추가 수주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비업계에는 삼성물산이 목동 1·3·5·9·13단지 등 홀수 단지를 중심으로 수주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시공사 선정 공고가 나오지 않은 단지가 많은 만큼 개별 사업 조건을 확인한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목동10단지를 중심으로 수주 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목동10단지 인근에 ‘디에이치 목동 라운지’를 선보이고, 조합원들에게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의 설계와 상품성을 알리고 있다.

목동10단지는 기존 2160가구를 지하층~지상 최고층, 총 4248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약 2조6135억원이며 3.3㎡당 예정 공사비는 990만원이다.

지난달 23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제일건설, 금호건설, CA이앤씨 등 6개 회사가 참석했다. 컨소시엄 참여는 허용되지 않으며 입찰 마감일은 다음 달 10일 오후 2시다.

현대건설은 10단지 뿐 아니라 다수의 목동 재건축 사업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체적인 수주 전략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와 회사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해 볼때 압구정 재건축 수주전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액이 8조원을 넘어선 만큼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수주 전략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