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유틸리티, 제재 선언 뒤에도 러시아산 연료 수입량 일제히 증가
2030년 이후 계약 커버리지 급감… 2034년 변환 공정 20%로 축소
카자흐스탄 물량 중·러 선점 속 해외 의존 한국 생태계도 대비 시급
2030년 이후 계약 커버리지 급감… 2034년 변환 공정 20%로 축소
카자흐스탄 물량 중·러 선점 속 해외 의존 한국 생태계도 대비 시급
이미지 확대보기유럽연합(EU) 원자력 발전 업계가 러시아산 연료 의존을 제때 덜어내지 못하면서 2030년대 초반 심각한 연료 수급 병목에 직면할 위험이 커졌다. 원자력 전문 매체 넉넷(NucNet)은 20일(현지시각) 글로벌 원자재 자산운용사 스프롯(Sprott) 보고서를 인용해 유럽 유틸리티 기업들이 공급 안정성을 지키려면 조기에 우라늄 장기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공급망 다변화가 늦어지며 서방 기업들의 확보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농축과 변환을 전적으로 해외에 맡기는 한국 원전 생태계에도 조달 단가 상승 파장이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재 선언 뒤로 늘어난 러시아 의존도
유럽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공급망 다각화를 추진했으나 실질 조달 실적은 반대로 움직였다. 2025년 기준 EU 유틸리티 기업으로 들어간 러시아산 원자력 연료는 핵연료주기 전 부문에서 전년보다 늘어났다. 천연우라늄 배송량은 7% 증가했고, 변환 서비스는 9%, 농축 판매량은 12% 각각 증가했다.
2034년 36%로 떨어지는 계약 커버리지
유럽 유틸리티 기업들의 계약 물량 확보율은 2030년 이후 가파르게 꺾인다. 기업들이 기존 계약의 최대 옵션을 행사한다고 가정해도 우라늄 확보율은 2030년 100%에서 2031년 81%, 2032년 78%로 떨어진다. 2034년에는 이 수치가 36%까지 내려앉는다. 변환 공정 확보율은 2034년 20%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스프롯은 "유럽의 지속적인 러시아 연료 의존은 2030년 이후 발생하는 막대한 우라늄 수요와 겹쳐 복합적인 도전을 낳고 있다"고 짚었다. 원자력 연료는 계약 체결부터 농축과 변환을 거쳐 장전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탓에 기업들이 신규 조달을 서둘러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료 재계약이 원자로 소요량에 못 미치는 과소 계약 기조는 14년 연속 이어졌다. 누적된 미확보 수요가 한꺼번에 쏟아질 위험이 커지면서 가격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6년 7월 말 기준 우라늄 장기 계약 가격은 파운드당 94달러(약 13만 1130원)로 1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물 가격도 파운드당 86.40달러(약 12만 528원)를 나타냈다.
카자흐스탄 선점 경쟁과 한국 연료 안보
하지만 생산량 상당 부분이 이미 중국, 러시아와 맺은 장기 계약에 묶여 있다. 원전 증설을 서두르는 중국이 미계약 물량마저 선점할 가능성이 높아 서방 유틸리티의 선택지는 좁아지는 모양새다.
이는 농축·변환 시설이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원전 산업에도 직접적인 과제를 안긴다. 한국 원전 운영사는 글로벌 서비스 단가 급등과 물량 선점 경쟁의 여파를 계약 단가 상승 경로로 전달받을 수 있다. 다년간의 전략 비축분으로 단기 충격을 완충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한미 원자력 협력을 통한 공급망 다변화와 조기 장기 계약 마련이 필수 과제로 꼽힌다.
글로벌 핵연료 공급망이 자원 블록화와 맞물려 재편되는 만큼 우라늄 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전력 유틸리티와 원전 운영사들은 2030년대 진입 전 가공 서비스 조기 확보와 비축 확대를 핵심 점검 항목으로 다뤄야 할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