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인상 확률 35%→57%…미 2년물 한 달 만에 최고
“어떤 물가·고용 조합이 연준 움직일지 여전히 불명확”
“어떤 물가·고용 조합이 연준 움직일지 여전히 불명확”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어떤 물가와 고용지표가 실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지를 판단할 수 있는 연준의 정책 ‘반응함수’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워시의 방향성에는 안도하면서도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행동까지 확신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워시 의장의 28일(현지시각)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 이후 월가 투자자들이 이 같은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워시 의장은 기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를 향해 충분히 빠르게 돌아오고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중앙은행에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밝혔다.
월가는 일단 워시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연준의 핵심 책무로 분명하게 제시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워시는 취임 이후 연준의 소통을 줄이고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제시하는 선제 안내도 폐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그러나 지난 7월 FOMC에서는 장기금리 상승 자체가 금융여건을 긴축시켜 연준의 금리 인상 필요성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시장에 혼선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연설에서는 단기 정책금리가 물가를 통제하는 핵심 정책수단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하면서 시장금리에 통화정책 역할을 맡길 것이라는 우려를 어느 정도 걷어냈다.
◇ 9월 금리 인상 확률 35%서 57%로 급등
금융시장은 워시의 연설을 매파적으로 받아들였다.
금리선물시장에서는 9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확률이 연설 직전 35%에서 57%로 상승했다고 로이터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연준의 금리 전망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4.34%까지 올라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30년물 국채 금리는 5.19%로 큰 변화가 없었다. 30년물 금리는 최근 거의 20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상승해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주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가량 하락했고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7월까지 12개월간 3.7% 상승했다. 연준의 물가 목표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워시가 물가를 충분히 빠르게 낮추지 못하면 추가 정책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대목은 금융시장에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게 했다.
◇ 57%까지 올랐지만 월가 “9월 인상 확정 아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9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다.
로이터가 접촉한 월가 투자자들은 워시가 7월보다 훨씬 명확하게 인플레이션 목표와 정책수단을 설명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연준이 실제 행동에 나서는 조건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워시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이전보다 분명해졌지만 물가와 노동시장 지표가 어떤 조합으로 나타나야 연준이 금리를 바꾸는지는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투자전략 책임자는 “워시에게는 여전히 상당한 정책 선택의 여지가 있다”며 “연준이 9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아직 결론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워시는 연준 운영과 정책 체계를 재검토하기 위한 여러 태스크포스도 가동하고 있다.
검토 대상에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운용, 통화정책 결정에 활용하는 경제지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정책체계 등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워시가 인플레이션을 강하게 경계하더라도 곧바로 특정 금리 경로에 자신을 묶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월가가 원하는 건 ‘반응함수’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연설 뒤에도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연준의 ‘반응함수’다.
반응함수란 물가, 고용, 성장 등 경제 상황이 변할 때 중앙은행이 어떤 조건에서 금리를 조정하는지를 의미한다.
워시는 연준의 물가 목표가 2%라는 점과 단기금리가 정책의 중심이라는 점에서는 이전보다 모호성을 줄였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뜨겁게’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를 어떻게 냉각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로이터가 인용한 시장 전문가들은 워시가 경제의 어떤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조금 더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워시가 취임 이후 추진해온 ‘소통을 줄이는 연준’과 시장이 중앙은행에 요구하는 정책 예측 가능성이 충돌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워시가 선제 안내를 없애더라도 투자자들은 연준이 어떤 지표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알아야 자산가격과 금리 전망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 8월 고용·물가 지표가 다음 시험대
시장의 관심은 이제 잭슨홀 연설에서 경제지표로 이동한다.
미국의 8월 고용보고서는 다음주 발표되고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그 다음주 공개될 예정이다.
9월 FOMC는 15~16일 열린다.
워시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이전보다 뚜렷하게 열어놓은 상황에서 8월 고용과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시장의 인상 전망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노동시장이 빠르게 약해지거나 물가 압력이 둔화하면 워시가 이번 연설에서 보인 매파적 태도가 실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로이터는 워시가 이번 연설을 통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의지를 보다 분명히 하면서 채권시장의 일부 불안을 완화했지만 향후 경제 변화에 연준이 정확히 어떻게 대응할지를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없애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결국 월가가 잭슨홀에서 얻은 것은 ‘물가를 잡겠다’는 워시의 분명한 방향성이지 ‘어떤 조건에서 금리를 올릴 것인가’라는 정책 공식은 아니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