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사업 가치 8조7000억원…창업자·공동사장도 1381억원 베팅
체리 IPO 준비·비야디 가세…제조력 강점, 테슬라와 AI 경쟁은 과제
체리 IPO 준비·비야디 가세…제조력 강점, 테슬라와 AI 경쟁은 과제
이미지 확대보기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자동차 사업의 수익성이 압박받는 중국 전기차업체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차세대 수익원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샤오펑은 로봇사업에 9억달러(약 1조2430억원) 이상의 외부자금을 끌어들이며 기업가치 63억달러(약 8조7000억원) 이상을 인정받았고 체리자동차의 로봇사업부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비야디도 자체 휴머노이드를 공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미국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업화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 중 중국 완성차업체들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테크크런치는 특히 자동차 사업에서 갈수록 얇아지는 이익률과 로봇 사업의 잠재적인 수익성이 중국 전기차업체들의 투자 확대를 이끄는 배경으로 지목했다.
◇ 샤오펑 로봇사업 1조2430억원 유치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업체는 샤오펑이다.
샤오펑 로봇사업부는 이번 주 첫 외부 자금조달에서 9억달러 이상을 유치했다.
투자 후 기업가치는 63억달러를 넘어섰다.
샤오펑은 이번 투자가 중국의 체화인공지능 분야에서 이뤄진 단일 사모 자금조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허샤오펑 샤오펑 회장과 브라이언 구 공동사장도 자신들의 자금을 투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번 투자 라운드에 약 1억달러를 직접 넣었다.
이 회사를 이끄는 경영진까지 개인 자금을 투자하면서 로봇을 자동차 이후의 핵심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샤오펑이 상업화를 추진하는 제품은 사람과 비슷한 형태를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이다.
회사는 아이언을 실제 상업 현장에 대규모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자동차 이익 박해질 것…로봇 훨씬 유망”
샤오펑이 로봇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배경에는 전기차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샌디에이고와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자동차산업 자문업체 던인사이트의 마이클 던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완성차업체 가운데 샤오펑이 테슬라의 행보를 가장 면밀하게 관찰하고 따라가는 업체라고 평가했다.
던 CEO는 샤오펑이 자율주행에 가장 집중해왔고 중국 자동차업체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에도 가장 먼저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허샤오펑 회장이 가까운 미래에 자동차 사업의 이익이 극히 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에 비해 로봇은 훨씬 유망해 보인다고 테크크런치에 말했다.
테크크런치는 이를 중국 전기차업체들이 로봇 사업에 뛰어드는 중요한 경제적 배경으로 제시했다.
로봇이 단순히 자동차 기술을 활용할 새로운 분야가 아니라 완성차보다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차세대 사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 체리 로봇사업 IPO 준비…비야디도 가세
샤오펑만의 움직임도 아니다.
체리자동차의 로봇사업부 아이모가는 이달 IPO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야디도 ‘샤오디’라는 이름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했다.
창안자동차, 광저우자동차(GAC), 리오토, 상하이자동차(SAIC), 세레스 등 중국 완성차업체들도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로봇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배경에는 두 산업에서 필요한 기술의 상당 부분이 겹친다는 점이 있다.
전기차업체들은 배터리와 전기모터, 센서, 카메라, 전력전자장치, 컴퓨팅 시스템 등을 대량으로 조달하고 생산할 수 있는 공급망을 이미 갖추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면서 현실의 물체와 공간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AI 기술에도 투자해왔다.
던 CEO는 중국 완성차업체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 제품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 능력은 이미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 대량생산은 강점…승부처는 AI
다만 자동차를 대량생산하는 능력이 휴머노이드 시장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던 CEO는 중국 업체들이 테슬라를 따라잡아야 할 가장 중요한 분야로 AI를 꼽았다.
그는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로봇을 생산할 하드웨어는 모두 갖추고 있다면서도 AI 측면에서 테슬라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휴머노이드가 정해진 동작만 반복하는 기존 산업용 로봇에서 벗어나 낯선 환경에서 상황을 판단하고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려면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테크크런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의 발전을 가능하게 한 AI 기술이 로봇에도 적용되면서 복잡한 로봇이 다양한 작업을 학습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기술 발전이 휴머노이드의 상업적 활용 가능성을 높이면서 자동차업체를 비롯한 새로운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테슬라가 먼저 던진 ‘자동차 이후 수익원’
중국 업체들이 참고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테슬라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를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샤오펑 역시 자율주행과 로봇을 동시에 키운다는 점에서 중국 업체 가운데 테슬라의 전략과 가장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휴머노이드 시장에는 자동차업체만 뛰어드는 것은 아니다.
애질리티로보틱스, 앱트로닉, 피겨 등 전문 로봇업체들도 대규모 상업화를 목표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도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의 실제 생산현장 투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 조지아 공장에 아틀라스를 도입하고 2028년까지 자동차 부품을 생산 순서에 맞춰 분류·공급하는 작업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구글의 AI 연구조직 딥마인드와도 협력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 모빌아이도 올해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멘티로보틱스를 9억달러(약 1조2430억원)에 인수했고 리비안도 마인드로보틱스를 분사해 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다.
테크크런치가 주목한 변화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기대가 기술개발 단계에서 실제 자본투자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 전기차업계에서는 자동차 시장의 박한 수익성을 피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로봇사업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샤오펑 로봇사업부가 1조원을 훌쩍 넘는 자금을 유치하고 체리의 로봇사업부까지 IPO 준비에 나선 가운데 중국 완성차업체의 대량생산 능력이 로봇 시장에서도 강점으로 이어질지, 테슬라와의 AI 기술 격차를 얼마나 좁힐지가 다음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