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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장중 154엔 터치… 美 금리 압박 속 반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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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장중 154엔 터치… 美 금리 압박 속 반년 만에 최고

154엔 진입과 반년 만의 최고치… 日 금리 인상 관측 속 2월 이후 최강세
베선트 압박과 금리차 축소… 1일 G20 회견서 완화 탈피 요구에 매수 촉발
엔고 반전과 한국 수출 전선… 원·엔 바닥 통과 속 자동차·기계 채산성 개선
엔화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엔화 지폐. 사진=로이터


일본 엔화 가치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에 힘입어 장중 달러당 154엔대 초반까지 상승하며 약 반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정책 전환 요구 발언이 전해지면서 엔화 매수와 달러 매도가 뚜렷해졌다. 엔저 터널을 벗어난 엔화의 반등 흐름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하는 한국 완성차와 전기전자 업계의 가격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진다.

154엔 진입과 반년만 최고치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지난 2월 이후 가장 강한 엔화 가치를 기록했다.

7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154엔대 초반까지 밀려났다. 지난 2월 하순 이후 약 반년 만에 도달한 가장 낮은 환율 수준이다. 오후 들어 오름폭을 일부 반납하며 오후 5시 기준 전 거래일보다 74전 하락한 155엔 55~56전에 거래를 마쳤다. 유로화에 대해서도 엔화는 강세를 보여 1유로당 85전 내린 180엔 80~84전을 나타냈다.

이날 엔화 매수세를 이끈 주된 동력은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장기화 우려가 완화되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 간 금리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는 심리가 외환시장을 지배했다. 일부 해외 금융시장이 휴장해 거래량이 줄어든 얇은 시장 환경도 엔화 강세 방향성을 한층 가파르게 키웠다.

베선트 압박과 금리차 축소


미국 행정부가 일본에 통화 완화 정책의 종료를 공개 압박한 사실이 알려지며 환율 변동을 부채질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저금리를 고수하는 완화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공식 요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은 베선트 장관의 발언을 두고 미 정부가 일본은행에 추가 금리 인상을 직접 촉구한 것으로 풀이했다. 세계 금융시장을 교란하는 엔저 현상을 더는 방치하지 않겠다는 미 재무부의 강경 신호로 시장에 받아들여진 셈이다.

이에 따라 엔화 하락에 베팅하던 선물 매도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환시 내 매수세가 급물살을 탔다.

도쿄 현지의 한 외환 브로커는 "이전까지 엔화를 팔아치우던 기관 투자자들이 달러를 처분하고 엔화 매수로 포지션을 전환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고 전했다.

미국 국채 금리의 하향 안정세도 달러 매도에 힘을 보탰다.

시장에서는 연방기금 선물 금리 추이와 시장 지표를 근거로 미 연준의 조기 추가 긴축 관측이 설득력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대외 금리 격차에 따른 환율 상승 압력이 잦아드는 사이 일본 내부의 금리 정상화 요구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통화 가치가 반등하는 발판이 마련됐다.

엔고 반전과 한국 수출 전선


엔화 가치가 154엔대로 진입하며 바닥을 다지는 흐름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각축을 벌이는 한국 수출 산업에도 직접 파급 효과를 미친다.

원·엔 재정환율이 상승 반전하면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과 경쟁하는 현대차와 기아의 수출 채산성이 눈에 띄게 개선된다. 조선과 철강, 공작기계 등 일본 제품과 경합도가 높은 한국 주력 제조업도 환율 방어막을 확보하며 해외 수주 마진을 지켜낼 수 있는 활로를 열었다.

올가을 들어서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속도와 미 연준의 정책 경로에 맞춰 달러·엔 환율이 150엔대 안착을 타진할 전망이다. 나아가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 해외로 빠져나갔던 자금의 유턴 흐름이 빨라지며 금융시장 수급을 개선할 수 있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이 다시 튀어 올라 연준이 긴축을 강화하거나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일정을 미루면 이 엔화 강세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도쿄 외환시장 관계자는 "미국 재무부의 정책 전환 요구와 일본은행의 긴축 의지가 맞물리며 엔화 매도세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라며 "미국과 일본의 정책 금리 격차 축소 속도가 향후 달러·엔 환율의 중기 지지선을 결정할 핵심 잣대"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물가지표 결과가 단기 변동성을 가를 분수령"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