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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EU FSD 표결 앞두고 ‘4.1배 안전’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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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EU FSD 표결 앞두고 ‘4.1배 안전’ 승부수

1억㎞ 주행 데이터 공개…수동 운전보다 충돌률 낮다 주장
안전성 비교방식 논란 여전…EU 승인 여부 AI 수익화 분수령
테슬라의 FSD 시스템.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의 FSD 시스템. 사진=로이터

테슬라가 유럽연합(EU)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확대 승인 표결을 앞두고 수동 운전보다 충돌 사고가 4.1배 적었다는 자체 안전 데이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유럽 전역에서 FSD 사용이 허용되면 테슬라가 전기차 판매뿐 아니라 고수익 소프트웨어 사업을 본격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만 안전성 통계의 비교 방식에 대한 논란도 여전해 EU 규제당국의 판단이 향후 인공지능(AI) 사업의 주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야후파이낸스는 테슬라가 유럽 5개국에서 수집한 1억㎞ 이상의 주행 데이터를 공개하며 EU 차원의 FSD 확대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테슬라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네덜란드와 벨기에, 덴마크,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에서 FSD를 사용한 차량의 충돌 사고 발생률은 사람이 직접 운전한 테슬라 차량보다 4.1배 낮았다.

FSD 사용 차량은 이 기간 고속도로에서 3건, 일반도로에서 9건의 충돌 사고에 연루됐다.

사람이 직접 운전한 테슬라 차량에서는 고속도로 137건, 일반도로 490건의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1억㎞ 데이터 공개…EU 승인 설득 총력

테슬라는 EU 회원국 규제당국을 설득하기 위해 안전성 대시보드도 공개했다.

테슬라 측은 해당 자료를 지난 4월 EU 회원국 규제기관에 이미 제공했으며 네덜란드의 잠정 승인을 뒷받침한 핵심 자료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네덜란드는 지난 4월 유럽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FSD를 잠정 승인했다.

이후 벨기에와 덴마크,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도 뒤를 이으면서 현재 유럽 5개국에서 감독형 FSD가 허용되고 있다.

테슬라가 노리는 다음 단계는 EU 전역 승인이다.

EU 차원의 승인 표결에서는 27개 회원국 가운데 최소 15개국이 찬성하고 이들 국가가 EU 전체 인구의 최소 65%를 대표해야 한다.

현재 FSD를 승인한 5개국만으로는 이 기준에 크게 못 미친다.

프랑스는 최근 테슬라 FSD 차량을 실제 도로에 투입해 자체 검증에 들어갔다.

프랑스 정부는 네덜란드와 테슬라가 제공한 데이터를 확인하고 자국 도로환경에서 시스템의 안전성을 점검한 뒤 향후 EU 표결에서 입장을 정할 계획이다.

스웨덴 역시 제한속도를 초과해 속도를 설정할 수 있는 기능 등을 문제 삼는 등 일부 회원국의 우려도 남아 있다.

◇“4.1배 안전” 주장에도 비교방식 논란

테슬라가 공개한 안전수치가 EU 규제당국을 충분히 설득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테슬라가 유럽 규제당국에 제출한 안전성 통계에 대해 전문가들이 비교조건이 적절하지 않아 FSD의 안전성을 실제보다 좋게 보이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FSD를 사용하는 도로와 운전자, 차량 조건이 수동 운전 데이터와 동일하지 않을 경우 단순 충돌 건수만 비교해서는 정확한 안전성 차이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에 안전성 대시보드를 공개하면서 투명성을 강화했지만 통계 설계와 비교 방법을 둘러싼 논란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또 테슬라의 FSD는 이름과 달리 여전히 운전자의 상시 감독이 필요한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이다.

완전히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웨이모나 바이두의 일부 로보택시 서비스와는 운행 방식과 책임 구조가 다르다.

◇EU 승인 땐 FSD 유료시장 급팽창 가능성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테슬라가 유럽 승인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소프트웨어 수익 확대가 있다.

테슬라의 FSD 유료 이용자는 1년 전 약 95만명에서 최근 148만명으로 증가했다.

EU 전역에서 FSD 사용이 허용되면 테슬라는 거대한 신규 유료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전기차 판매와 달리 소프트웨어는 추가 생산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FSD 이용자가 늘수록 수익성 개선 효과도 클 수 있다.

유럽 자동차 판매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시점이라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테슬라는 2분기 차량 48만126대를 인도해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했고 매출은 282억달러(약 37조9000억원)로 26% 늘었다.

최근 12개월 매출도 처음으로 1000억달러(약 134조5000억원)를 넘어섰다.

그러나 매출 증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7% 감소했다. 마진 축소와 규제 크레디트 수입 감소가 실적을 압박했다.

설비투자는 58억달러(약 7조8000억원)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테슬라가 AI와 자율주행 사업 확대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계속하는 상황에서 FSD가 실제 수익을 만들어내는 사업으로 자리 잡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EU 표결, AI기업 전환 시험대

EU 승인 여부는 단순히 유럽 판매량에만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아니다.

테슬라의 높은 기업가치는 자동차 판매뿐 아니라 FSD와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향후 대규모 수익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 FSD 승인이 지연되거나 거부될 경우 테슬라의 AI 성장 전략에 대한 시장의 평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EU 승인을 확보하면 FSD 가입자를 빠르게 늘려 소프트웨어 매출을 확대하고 자율주행 기술의 규제 신뢰도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감독형 FSD 승인을 받는다고 해서 완전 무인 자율주행 경쟁에서 테슬라가 우위를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웨이모와 바이두의 아폴로 고는 이미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는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반면 테슬라의 일반 고객용 FSD는 아직 인간의 감독을 전제로 한다.

결국 이번 EU 표결은 테슬라가 제시한 ‘4.1배 낮은 충돌률’이라는 자체 수치를 규제당국이 얼마나 신뢰하느냐와 동시에 FSD를 기술적 약속에서 실제 수익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를 시험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