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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농민들 관세·고유가에 불만…공화당 지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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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농민들 관세·고유가에 불만…공화당 지지 흔들

대두 수출 막히고 경유·비료값 급등
남미산 쇠고기 수입 확대까지 겹쳐 농업지대 불만 확산
미국의 옥수수 선물가격 추이. 사진=팩트셋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옥수수 선물가격 추이. 사진=팩트셋

미국 중간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농업지대에서 관세와 고유가, 비료비 상승, 쇠고기 수입 확대 등을 둘러싼 불만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무역정책으로 대두 수출이 막히고 이란 전쟁 여파로 경유와 휘발유, 비료 가격이 상승한 데 이어 남미산 쇠고기 수입 확대까지 추진되면서 농민과 목장주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다만 농업지대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해서 기존 정치적 지지가 일제히 이동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WSJ는 상당수 농민이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며 중국과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단기적인 고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지 않는 농민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대두 수출 막히고 농기계는 비싸져

미국 농민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부담 가운데 하나는 대중국 무역 갈등이다.

WSJ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에 대한 미국산 대두 수출이 중단되면서 지난해 생산한 대두 가격이 하락했고 농민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관세는 농기계 가격도 끌어올렸다.

여기에다 이란 전쟁으로 경유와 휘발유, 비료 가격까지 오르면서 농가의 생산비 부담은 한층 커졌다.

아이오와주 서부에서 남편과 함께 수천에이커 규모의 옥수수와 대두 농장을 운영하는 낸시 대너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이란 전쟁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며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농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공화당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WSJ는 농민들이 중국과의 무역문제나 사회정책 등에서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경윳값 6.50달러 넘어…농가 비용 압박

경유 가격 상승은 농업지대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미국의 경유 가격은 최근 갤런당 6.50달러(약 8850원)를 넘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트랙터와 수확기 등 대형 농기계가 경유를 주로 사용하는 만큼 연료비 상승은 농가 생산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조니 언스트 공화당 아이오와주 상원의원은 “높은 경유 가격이 농민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며 “연료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농가 상황이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농업지대의 비용 부담은 비료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더 커지고 있다.

◇쇠고기 30만t 수입 확대에 목장주 반발

미국 목장주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남미산 쇠고기 수입 확대 계획에도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높은 쇠고기 소비자가격을 낮추기 위해 남미에서 쇠고기 30만t을 무관세로 추가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네브래스카, 캔자스, 텍사스 등 주요 축산지역 목장주들은 대규모 수입이 미국산 소 가격을 압박해 자국 축산업의 장기적인 회복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최대 목장주 단체인 전미축산협회(NCBA)는 정부의 시장 개입이 목장주의 경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쇠고기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정책이지만 생산자인 목장주들에게는 가격 하락 가능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민단속도 육가공 현장에 파장

농업지대의 불만은 무역과 연료비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캔자스, 오클라호마, 텍사스의 축산업계 단체들은 최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캔자스 남서부 단속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 지역에는 대형 쇠고기 가공공장과 비육장이 밀집해 있다.

WSJ에 따르면 단속 이후 일부 직원이 출근하지 않으면서 작업 교대가 지연되고 쇠고기 생산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축산업계 단체들은 단속이 합법적으로 고용된 숙련 근로자들에게도 위축 효과를 주고 있다며 생산 차질이 쇠고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불만 커져도 민주당 지지 전환은 별개

농업지대에서 경제적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이것이 곧바로 민주당 지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WSJ는 전했다.

아이오와의 한 목장주는 “주변에 화가 난 축산농가가 많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은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네브래스카의 한 목장주 역시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할 경우 농업정책이 축산업계에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WSJ는 농민과 목장주들이 관세와 고유가, 쇠고기 수입 확대 등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정책에는 강한 불만을 나타내면서도 정치적 선택에서는 여전히 복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농업지대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공화당에 대한 전통적 지지가 완전히 사라졌다기보다 경제정책을 둘러싼 불만이 이전보다 커지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