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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와 테크, 서로를 설계하다①] 예술이 브랜드가 되고 아이디어가 된다…현대차의 ‘아트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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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와 테크, 서로를 설계하다①] 예술이 브랜드가 되고 아이디어가 된다…현대차의 ‘아트 실험’

테이트·메트로폴리탄 등 글로벌 미술관과 장기 협업…프리미엄 브랜드 자산 강화
LACMA·제로원서 아트와 테크 연결…기술·사업에 외부 창의성 접목
‘2025 제로원데이’에 전시된 정재호 작가와 기아 미래사업기획팀의 협업 설치 작품 ‘평행도시’. 사진=현대자동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2025 제로원데이’에 전시된 정재호 작가와 기아 미래사업기획팀의 협업 설치 작품 ‘평행도시’.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예술을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서 나아가 기술과 사업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미술관과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동시에 외부 크리에이터를 현업 기술진과 연결하며 예술과 산업의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오는 13일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터바인홀에서 《현대 커미션: 타렉 아투이》전 개막을 앞두고 있다. 2015년 시작한 현대 커미션은 매년 한 명의 작가에게 터바인홀을 활용한 대규모 신작 제작 기회를 제공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제네시스 역시 지난달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리우 웨이》전을 공개했다. 지난 2024년 진행된 이불 작가와 지난해 제프리 깁슨 작가의 전시에 이은 세 번째 프로젝트다. 2024년부터 메트와 5년간의 파트너십을 맺은 제네시스는 미술관 외벽을 활용한 신작 제작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문화기관과 장기간 파트너십을 이어온 현대차그룹의 행보는 예술이 지닌 문화적 가치와 고급 이미지를 브랜드에 결합하는 ‘아트 인퓨전’ 전략과 맞닿아 있다. 프리미엄 완성차 시장에서는 성능과 사양뿐 아니라 브랜드의 문화적 가치와 사용자 경험도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제네시스 역시 예술 협업을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 구축에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제성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는 “기업의 비전과 가치가 예술의 철학과 만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당장의 기능적인 소구를 통한 마케팅보다는 긴 호흡으로 브랜드가 발전시켜나가는 지향점을 소비자와 소통하며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예술 후원은 완성된 작품과 전시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 기술을 활용한 예술적 실험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과의 파트너십을 2037년까지 연장한 현대차는 지난 10년간 ‘아트+테크놀로지 랩’을 매개로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시도하는 45개의 작가 프로젝트를 지원해왔다. 기술을 활용한 예술적 실험을 지속적으로 후원하며 혁신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기업 이미지를 구축한 셈이다.

내부에서는 외부 창작자의 시각을 현업에 직접 끌어들이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지원하는 창의인재 플랫폼 ‘제로원(ZER01NE)’은 예술가·개발자 등 외부 크리에이터와 현대차·기아 현업팀을 연결해 실제 기술·사업 과제를 함께 탐색하게 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프로젝트에서 현대차·기아 연구개발본부 달 탐사 모빌리티팀은 크리에이터 그룹 ‘IVAAIU City’와 달 도시를 구상하며 차세대 로버 기술개발 로드맵을 구체화할 아이디어를 얻었다. 기아 미래사업기획팀은 정재호 작가와 PV5를 ‘움직이는 건축’으로 재해석하며 목적기반모빌리티(PBV)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예술 협업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제품과 기술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는 혁신 기반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술가와 기술 인력의 협업은 기업이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예술가 역시 기업의 기술을 새로운 창작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서로의 영역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