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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김정은, DMZ 지뢰로 탈북 차단”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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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김정은, DMZ 지뢰로 탈북 차단” 분석

북중 국경 이어 남측 접경까지 장벽·철책·지뢰 강화
탈북민 한국 정착 2019년 1000명 이상→지난해 223명
지난 2024년 6월 4일 경기도 파주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DMZ) 인근 북한 측 감시초소에서 북한 인원들이 군사 철책 보강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4년 6월 4일 경기도 파주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DMZ) 인근 북한 측 감시초소에서 북한 인원들이 군사 철책 보강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장벽과 철책, 지뢰를 대폭 늘리면서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한 국경 봉쇄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미국 경제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서부전선 DMZ에서 한국군 장병 3명을 다치게 한 지뢰 폭발 사고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국경 통제를 강화해온 흐름을 단적으로 드러낸다고 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DMZ에서 우리 군이 수색작전을 수행하던 중 발생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남쪽에 의도적으로 매설한 지뢰가 폭발한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북한은 책임을 부인하며 한국 측 발표를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WSJ는 이번 사고를 북한이 최근 수년 동안 추진해온 ‘국경 봉쇄 정책’의 연장선에서 바라봤다.

북한은 DMZ 일대에 새로운 철책과 콘크리트 장벽, 지뢰를 설치해왔으며 중국과 맞닿은 국경에서도 감시와 통제를 대폭 강화했다.

◇코로나 이후 국경 통제 강화

김정은 위원장의 국경 봉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계기로 더욱 강화됐다.

북한은 중국과의 국경을 따라 새로운 철조망과 감시초소를 설치하고 국경을 무단으로 넘는 사람에 대한 강력한 통제에 나섰다.

그 결과 탈북자 수는 크게 줄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은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1000명을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223명으로 감소했다.

최근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 가운데 상당수도 북한에서 곧바로 탈출한 사람이 아니라 이미 오랫동안 제3국에 체류하던 사람들이었다.

WSJ는 “북한 내부에서 중국 국경을 직접 넘어 탈출하는 일이 사실상 크게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중국과 맞닿은 북한 국경은 만성적인 전력난 속에서도 전기 철책 주변이 밝게 조명돼 감시초소에서 탈북 시도를 쉽게 포착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국경에서는 못을 박은 장애물 등이 사용되는 반면 한국과 맞닿은 DMZ에는 폭발성 지뢰가 대거 설치돼 있다는 탈북민 지원단체 관계자의 설명도 소개됐다.

◇“한국을 별도 적대국으로 간주한다는 신호”

북한의 남측 국경 강화는 2024년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

김 위원장은 당시 남북 평화통일을 목표로 삼아온 기존 노선을 폐기하고 한국을 별도의 적대국으로 규정했다.

WSJ에 따르면 북한은 이후 하루 최대 7000명의 병력을 투입해 남측 접경지역의 요새화 작업을 벌인 적도 있다.

한국 군 당국 집계에 따르면 2024년 이후 국경 요새화 작업 과정에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은 횟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 2024년에는 북한군의 MDL 월선이 9차례였지만 올해는 50차례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형이 불분명하고 경계를 표시하는 표지물이 크게 줄어든 만큼 모든 월선이 의도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953년 정전협정 당시 군사분계선을 표시하기 위해 약 1300개의 표지물이 설치됐지만 날씨와 지형 변화 등을 거치면서 현재 남아 있는 것은 약 200개로 추정된다.

WSJ는 북한이 남측 국경을 강화하는 데에는 한국을 별도의 적대국으로 규정한 새로운 대남정책과 함께 주민들의 탈북을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DMZ에 100만개 넘는 지뢰 추정

DMZ에는 한국전쟁 이후 남겨진 지뢰도 여전히 대량으로 존재한다.

WSJ는 100만개가 넘는 지뢰가 DMZ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워졌고 새로 설치된 지뢰까지 늘어나면서 국경지역을 순찰하는 군인들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

유엔군사령부(유엔사)는 최근 한국군 장병들이 다친 지뢰 폭발 사건을 정전협정 위반으로 판단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매설한 것으로 판단되는 지뢰가 군사분계선 남쪽에도 수백개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WSJ는 김 위원장에게 주민들의 탈북을 막는 것은 체제 유지와도 밀접한 문제라고 분석했다.

대규모 탈북은 북한 내부의 충성도를 약화시키고 인권 문제와 내부 불안정성을 외부에 드러낼 수 있기 때문에 국경 통제를 강화할 유인이 크다는 것이다.

탈북 경로가 차단되면서 일부 주민들은 DMZ를 직접 넘거나 해상으로 탈출하는 등 과거보다 위험한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한국 정부가 지뢰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대화를 제안했지만 북한은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여정은 8일 한국과 마주 앉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남북 간 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