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 1년 만에 49% 오르자 동박적층판도 30% 인상
원재료 상승 부담에 소재 이어 반도체, 완제품 줄줄이 인상 전망
원재료 상승 부담에 소재 이어 반도체, 완제품 줄줄이 인상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13일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구리 가격은 t당 1만4822달러로, 지난해 평균 대비 49.04% 증가했다.
구리는 CCL을 생산하는 데 필수 원재료다. 구리의 원가가 CCL 전체 원가의 40% 안팎을 차지할 정도로 구리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 CCL은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로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AI 가속기, 네트워크 스위치, 광모듈 등에 폭넓게 쓰인다.
AI발 CCL 수요 확대와 맞물려 구리 가격이 오르자 기판 업체들의 원재료 구매액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기만 살펴보더라도 올해 상반기 CCL·프리프레그(PPG) 구매액은 706억44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40%가 늘었다.
기판 기초 소재인 유리섬유 가격도 인상되는 추세다. 특히 병목의 출발점은 저열팽창 유리섬유(T-글라스)다. 열에 의한 기판 뒤틀림을 줄여 AI 가속기용 고성능 기판에 필수로 쓰이는데, 일본 닛토보가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닛토보는 지난 7월 전 제품의 가격을 20% 올렸다. 대만의 풀테크파이버글라스도 지난 8월 주요 고객사에 유리섬유 가격을 최대 30%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유리섬유 직물은 CCL 원가의 약 19%를 차지하는데, 동박(40%)과 수지(26%)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며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재 공급사들의 가격 인상 여파가 10월 들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낮은 가격으로 구매했던 재고가 떨어지면서 가격 인상분이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원재료와 소재 가격 연쇄 효과는 완제품으로 번지고 있다. AI 가속기용 ABF 기판이 T-글라스 수요의 약 70%를 흡수하면서 나머지 30%를 쓰는 BT 기판은 물량 확보가 어려워졌고, 메모리용 기판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이 같은 병목 현상은 단기간에 해소되기도 어렵다. 업계는 T-글라스 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지고, 수급 격차는 올해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본다. 닛토보가 증설을 발표했지만 용해로를 늘리는 데 시간이 걸려 실제 공급 확대는 내년부터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완제품 수요에 따라 가격이 움직였으나 이번 슈퍼사이클은 기초 소재 단계부터 구조적인 공급 병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유리섬유 등 핵심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곧바로 제조원가 가중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park03@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