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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 모기업 리슈몽, 1.3조 몸값 디비어스 인수 참전…명품가 ‘원석 공급망’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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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 모기업 리슈몽, 1.3조 몸값 디비어스 인수 참전…명품가 ‘원석 공급망’ 쥔다

- 까르띠에·반클리프 아펠 품은 리슈몽, 글로벌 다이아몬드 컨소시엄 합류 가시화
- 174조 원 시총에 순현금만 13조 원… 디비어스 전체 가치의 10배 웃도는 실탄 장전
- 보츠와나 정부 우선매수권과 합성석 공세 속 천연 다이아 수급 전략의 성패 갈림길
보츠와나 가보로네에 있는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채굴 기업 드비어스(De Beers) 글로벌 사이트홀더 세일즈(GSS) 방문 행사에서 전시된 다이아몬드 원석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보츠와나 가보로네에 있는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채굴 기업 드비어스(De Beers) 글로벌 사이트홀더 세일즈(GSS) 방문 행사에서 전시된 다이아몬드 원석들. 사진=로이터
까르띠에와 반클리프 아펠을 거느린 스위스 명품 그룹 리슈몽이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채굴 기업 디비어스 인수전에 뛰어들며 보석 원재료 공급망 장악에 시동을 걸었다.

로이터통신은 10월 15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리슈몽이 디비어스 인수 컨소시엄 합류를 위한 막바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상은 급성장하는 합성 다이아몬드 공세 속에서 하이엔드 주얼리의 핵심 원자재인 천연석 생태계를 방어하려는 초강수로 풀이된다.

10억 달러 매각 대어와 리슈몽의 대규모 실탄


현재 시장에서 매각 저울질에 오른 대상은 대주주인 앵글로 아메리칸이 내놓은 디비어스 지분 85%다. 다이아몬드 가격 하락과 인공 보석 선호 현상에 직면한 모기업은 구조 조정을 위해 디비어스 매각을 추진해 왔다.

리슈몽은 가렛 페니 전 디비어스 최고경영자가 이끄는 글로벌 다이아몬드 컨소시엄에 손을 잡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블룸버그 등 주요 매체들은 협상이 상당 부분 진전되었으나 최종 타결 여부는 아직 유동적이라고 전했다.

리슈몽의 시가총액은 약 1130억 달러(약 174조 6500억 원)에 이르는 거대 명품 제국이다.

직전 회계연도 기준 회사가 보유한 순현금만 약 90억 유로(약 13조 5719억 원)에 이르러 디비어스 전체 평가액인 약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를 가볍게 압도한다.

글로벌 투자은행 RBC 분석가들은 "리슈몽의 이번 참전이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천연 다이아몬드 카테고리 내에서 브랜드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적 행보"라고 분석했다.

다각화된 인수전과 보츠와나 정부 변수

이번 인수전에는 리슈몽 외에도 다수의 글로벌 플레이어가 이름을 올렸다. 벨기에 안트워프에 본사를 둔 다이아몬드 가공 전문 기업 플루체니크가 인수 의사를 공식화했고, 미국 대형 보석 유통 체인인 시그넷 역시 컨소시엄 가입을 타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복수의 유력 기업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리스크 분산에 나선 배경으로, 단일 기업이 디비어스를 홀로 떠안기에는 재무적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거래 성사를 가로막는 까다로운 변수들도 산적해 있다. 디비어스 지분 15%를 쥐고 있는 보츠와나 정부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할지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보츠와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공식 계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입장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지 관계자들은 실무 협상을 거쳐 2026년 4분기 내에 거래가 매듭지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조적 수요 부진 리스크와 시장의 시선


디비어스는 보츠와나를 비롯해 나미비아, 앙골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등지에서 광산 및 탐사 사업을 하고 있다.

알 쿡 디비어스 최고경영자는 최근 시장 공급량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다이아몬드의 희소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특히 고품질 천연석을 향한 상위 소비자들의 수요는 여전히 견고한 반면, 저품질 보석의 가격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다이아몬드 시장이 바닥을 지나는 시점에서 디비어스가 역사적인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낙관론을 편다.

반면 수요 침체가 일시적 경기 순환이 아닌 구조적 변화라면 막대한 자금만 쏟아붓고 성과를 내지 못하는 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공존한다. 요한 루퍼트 리슈몽 회장은 최고급 주얼리 라인에 천연 다이아몬드만 고수하겠다는 철학을 지켜왔다.

과거 영국의 보석 브랜드 그라프가 레소토 광산 지분을 인수해 원석 공급망을 선점한 선례처럼, 명품 브랜드의 채굴 광산 직투자가 한국 수입 명품과 하이엔드 보석 유통 시장의 원재료 수급 가격 구조에도 간접적인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