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미 국방정보국, "우주는 이미 교전지"…미중 경쟁 속 궤도 위협 급증

글로벌이코노믹

미 국방정보국, "우주는 이미 교전지"…미중 경쟁 속 궤도 위협 급증

중국 정보·감시·정찰 위성 510기 초과…인도태평양 미군 감시와 타격 센서망 강화
러시아 핵 탑재 위성 개발 지속…지구 저궤도 수천 개 위성 동시 마비 우려
유엔 우주 대량살상무기 결의에 4개국 반대…북중러 협력 강화에 따른 궤도 방호 부담
우주 궤도에서 대치 중인 미·중·러의 군사 정찰 위성들 형상도 사진=제미나이4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우주 궤도에서 대치 중인 미·중·러의 군사 정찰 위성들 형상도 사진=제미나이4 생성 이미지
미국 국방정보국은 2026년 7월 기준 중국의 정보·감시·정찰 위성이 510기를 넘어서면서 우주가 실제 군사 충돌이 벌어지는 전투 구역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미국 군사 전문지 브레이킹 디펜스는 10월 28일(현지시각) 이번 집계에 중국 정부 소유뿐 아니라 민군 융합 법령에 따라 군을 지원하는 민간 상업 기업 위성까지 포함됐다고 전했다. 지상과 해상 작전을 지원하던 우주 자산이 상대 궤도를 직접 타격하고 방해하는 실전 교전의 중심축으로 이동하면서, 한반도를 비롯한 주요 전략 지역의 상공 감시와 위성 방호 체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주 영역의 교전 구역화와 위성 공격 양상


미 국방정보국의 2026년 우주 안보 과제 보고서는 우주가 지상 군사 작전을 지원하는 공간을 넘어 실제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최전선으로 변모했다고 기록했다. 에픽 퓨리 작전 당시 미국과 이란은 상대방 군사 작전을 방해하려고 서로의 우주 자산을 겨냥한 공격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6월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미국 군용기와 민간 상선의 정상 운항을 방해하는 위성 신호 방해 행위가 다수 관측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상공과 발트해 일대에서도 인공위성 신호와 위치정보시스템(GPS) 전파를 마비시키는 전파 방해 공격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과거 잠재 위협으로만 분류되던 궤도 교란 행위가 현실 전장에서 상시 운용되는 공격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미 국방정보국은 중국 군사 연구진이 우주 무기를 핵무기보다 사용 문턱이 낮고 유연한 압박 수단으로 평가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 교범은 위기 국면에서 상대방의 인공위성 감시망과 통신망을 먼저 마비시키는 것을 주요 군사 목표로 제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500기를 넘어선 중국 감시망과 궤도 혼잡 위험


중국 정찰위성군은 2018년과 비교해 세 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연간 로켓 발사 계획은 2016년 22건에서 2025년 93건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수명이 다한 위성을 궤도 밖으로 끌어내는 시젠-21 위성과 다른 위성을 붙잡을 수 있는 로봇 팔을 장착한 시젠-17 위성을 궤도에 올려 실전 기동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토드 해리슨 선임연구원은 브레이킹 디펜스와 인터뷰에서 독자적인 인공위성 추적 기준을 제시했다. 해리슨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기상 위성을 합친 중국의 전체 작전 감시 위성은 2018년 141기에서 2026년 총 541기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순수 정찰 목적 위성은 453기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미국도 감시와 기상 위성을 2018년 298기에서 2026년 643기로 늘려 중국에 못지않은 속도로 정찰위성망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위성 배치가 급증하면서 지구 저궤도의 충돌 위험도 가중되는 형국이다. 현재 궤도에는 10센티미터보다 큰 파편이 3만 5000개 이상 떠돌며, 추적이 불가능한 미세 파편도 60만 개에서 90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궤도가 극도로 혼잡해지면서 특정 위성에 대한 단 한 번의 물리적 요격이나 파괴 공작이 궤도 전체에 연쇄 충돌을 부르는 파괴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러시아 핵 위협과 한반도 상공 방호 과제


미 국방정보국은 러시아가 1967년 우주 조약을 무시하고 궤도에서 작동하는 핵 탑재 가능 위성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우주 핵무기가 궤도에서 폭발할 경우 발생하는 강한 방사선과 전자기파는 전 세계가 운용하는 수천 개 위성을 일시에 무력화하고 수년간 장기 방사선대를 남길 위험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2024년 12월 유엔 총회에서 열린 우주 공간 대량살상무기 반대 결의안 표결에서 이란, 북한, 시리아와 함께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이란 사이의 우주 협력은 점차 가시화하는 추세로 풀이된다. 러시아 민간 군사기업 바그너는 중국 상업 위성 회사들로부터 지상 촬영 영상과 합성개구레이더(SAR) 자료를 공급받아 우크라이나 작전에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이란을 위해 원격 탐사 위성을 대신 발사했으며, 2023년 9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인공위성 프로그램에 대한 기술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로 평가된다.

한편 중국의 정찰위성망이 한반도 전역의 군부대 이동과 주요 해군 기지를 상시 관측권에 넣으면서 한국 군 당국의 정찰위성 방호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군이 추진 중인 425 사업 정찰위성과 초소형 영상레이더 위성체계는 유사시 적의 기습을 탐지하는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한반도 주변 궤도에서 전파 방해와 센서 마비 위협이 현실화함에 따라 우리 위성의 전파 방해 방어 능력과 지상 위성 통제소의 생존성을 높이는 대응책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