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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서 멈춘 셈코프 분리막 공장…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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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서 멈춘 셈코프 분리막 공장…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파장'

- 데브레첸 공장 토양 조사서 독성 물질 검출 결과…가동 중단 다섯 번째 달
- 셈코프 측 검사 오류 주장…재조사 비용 6억 6740만 원 투입해 법원서 다툼
- 블룸버그 통신 "LG엔솔 美 공급 차질설" 보도에 사측 "다변화 체제로 전적 의존 안 해" 선 긋기
중국 분리막 업체 셈코프의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이 토양 조사에서 독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결과 이후 가동을 멈춘 채 다섯 번째 달에 접어들었다. 셈코프 헝가리 공장. 사진=셈코프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분리막 업체 셈코프의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이 토양 조사에서 독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결과 이후 가동을 멈춘 채 다섯 번째 달에 접어들었다. 셈코프 헝가리 공장. 사진=셈코프

중국 분리막 업체 셈코프의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이 토양 조사에서 독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결과 이후 가동을 멈춘 채 다섯 번째 달에 접어들었다.

블룸버그 통신과 이를 전재한 재팬타임스는 10월 29일(현지시각) 전 세계 분리막의 약 40%를 생산하는 셈코프 데브레첸 공장의 장기 가동 중단 소식을 전하며, 이번 조치가 유럽과 북미 등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공급망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헝가리 매체 시빌렉(Civilek) 등 현지 언론도 10월 30일 이를 인용해 주요 이슈로 다뤘다.

헝가리 신정부가 배터리 업계에 대한 환경 규제를 대폭 강화한 가운데,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서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생산 거점의 원소재 공급 차질설이 제기됐으나 사측은 공급망 다변화로 문제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멈춰 선 데브레첸 분리막 공장

분리막은 배터리 양극과 음극이 직접 닿아 화재나 쇼트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핵심 소재다. 데브레첸 공장은 현지 당국의 토양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전면 멈춰 섰으며, 현재는 최소 인력만 투입돼 설비 보전 작업만 유지하고 있다.

셈코프는 공장 가동 중단을 초래한 최초 측정값이 실험실 오류에 따른 왜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부지 곳곳에 시료 채취용 우물을 시추하는 데 약 6억 6740만 원(50만 달러)을 투입했다.

자체 정밀 조사를 통해 토양과 지하수 데이터를 다시 확보한 뒤 관할 당국을 설득해 재가동 승인을 받아낸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헝가리 환경 당국은 셈코프가 행정 처분에 불복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기존 시료 분석 결과의 신뢰성과 타당성이 법원의 최종 심리 대상이라고 밝혔다.

달라진 헝가리 환경 규제


헝가리는 오르반 빅토르 전 총리 재임 10여 년 동안 26조 6960억 원(200억 달러) 이상의 글로벌 배터리 투자를 적극 유치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당국이 투자 유치를 위해 환경 규정 위반을 묵인해 왔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승리한 마자르 페테르 총리는 선거 과정에서 배터리 산업에 대한 전면적인 환경 영향 조사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지 여론 내 배터리 산업에 대한 환경 반발이 정권 교체에 상당한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마자르 총리는 2027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단순 조립 기지 형태의 공장 대신 연구개발 중심의 고부가가치 투자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헝가리 환경 당국은 최근 수개월 사이 SK온의 헝가리 내 2개 생산 기지에 제재금을 부과했고, 에코프로 양극재 공장 한 곳에는 일부 생산 정지 명령을 내렸다. 다만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서 두 기업의 공식 입장이나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적시되지 않았다.

현지 배터리 업계와 접촉하는 외교관과 관계자들은 마자르 총리의 티서(Tisza)당과 새 정부가 배터리 제조업 전반과 일정한 거리 두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전했다. 환경 당국은 정부 차원의 의도적 기피 여부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블룸버그 보도 공급 차질설에 LG엔솔 "공급망 다변화로 안정 운영"


블룸버그 통신이 인용한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셈코프 데브레첸 공장의 장기 가동 중단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조지아주 생산 거점 한 곳이 공급 차질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내 단독 공장은 미시간 등에 자리 잡고 있으며, 조지아주에는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합작 배터리 셀 공장(JV) 등이 들어서 있다.

이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안정적인 생산 운영을 위해 조달처를 다변화하는 전략을 상시 유지하고 있다"며 "셈코프 데브레첸 공장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고 밝혀 일각의 공급 차질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셈코프 공식 홈페이지 파트너 목록에는 LG그룹과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닝더스다이) 등이 등재돼 있다.

규제 리스크 속에서도 데브레첸 일대 대형 완성차·배터리 거점의 설비 확장은 이어지고 있다. 헝가리 공식 통계에 따르면 9월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 산업 호조에 힘입어 4년 만에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BMW는 이달 데브레첸 신공장의 최신 전기차 생산 체제를 3교대로 전환했다. 셈코프 공장 인근에 자리한 CATL 대형 제조 시설 역시 시험 생산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CATL은 인근 지역 주민들의 지하수 고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수십억 원(수백만 유로)을 들여 신규 냉각탑 순환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장 운영 총괄 친 량은 지역 내 수자원 부족 현황을 파악한 직후 용수 사용량을 대폭 절감하는 보완 조치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과 현지 언론들은 이번 환경 규제 강화 조치가 대중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나, 전임 정부가 구축해 놓은 전기차·배터리 밸류체인이 본격적인 결실을 맺으려던 시점에 산업 정책의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셈코프 데브레첸 공장의 최종 재가동 여부는 독성 물질 재조사 결과와 헝가리 법원의 판결에 달려 있다. 현재 재판 일정과 구체적인 재가동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