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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품절 대란'에 소비자는 '울고', 악덕 판매업자는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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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품절 대란'에 소비자는 '울고', 악덕 판매업자는 '웃고'

오픈마켓, 구조상 가격에 관여하기 어렵다는 답변만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마스크 및 손소독제 구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2년과 2018년 발생했던 사스와 메르스 당시의 상황이 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에서 한 고객이 마스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참고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이미지 확대보기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마스크 및 손소독제 구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2년과 2018년 발생했던 사스와 메르스 당시의 상황이 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에서 한 고객이 마스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참고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 고민지(여, 36세) 씨는 1월 27일 한 오픈마켓에서 우한 폐렴과 관련해 마스크를 주문했다. 당시 가격은 50매에 2만9500원이었다. ‘품절’ 표시도 없었기 때문에 재고가 남아 있으리라 생각하고 배송을 기다렸다. 그러나 결제 완료 후 이틀이 지나도록 깜깜무소식이었다. 해당 판매처는 재고가 없어 기존의 대량 주문 건이 임의 취소될 수 있다는 답변을 했지만, 해당 상품은 여전히 품절 표시가 되어있지 않았으며, 50매에 2만9500원이던 마스크는 50매에 7만9500원으로 뛰어 있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온라인몰에서 마스크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소셜커머스 티몬에서 지난 주말 마스크 매출은 전주 대비 23배, 2주 전 대비 35배나 급증했다.
시민단체의 조사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소비자시민모임은 3일 자료를 내고 1월 28일부터 31일까지 '1372 소비자상담센터'로 접수된 마스크 관련 불만 상담 782건의 구매 장소는 소셜커머스(48.2%), 오픈마켓(29.0%), TV 홈쇼핑(6.0%) 등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782건의 불만 상담 중 98건은 상품 품절을 이유로 마스크 주문을 취소했는데, 검색해보니 동일 제품을 가격을 대폭 올려 판매하고 있었다는 상담이었다.

소시모가 1월 31일 5개 주요 온라인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마스크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성인용 KF94 마스크 1개당 평균 가격은 3148원, KF80은 2663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는 소시모가 2018년 4월 조사 때 KF94는 2.7배, KF80은 2.4배 비싸진 것이다.

이처럼 우한 폐렴으로 인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나면서 일부 판매자가 이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손 소독제도 상황도 비슷했다. 손 소독제는 마스크보다 원료 공급업체나 제조업체 수가 적은 편이기 때문에 마스크만큼이나 구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직접 손 소독제 만들기에 도전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러나 마스크는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도 없다.

오픈마켓 업체들의 수수방관도 문제로 지적됐다. 상품 가격 조정은 판매자가 결정하는 것이라 관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비정상적으로 가격을 올린 판매자가 있는지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라며 "폭리를 취하려는 판매자가 적발되면 경고 조치하고 경고가 누적되면 판매를 중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경찰까지 나서 사재기와 제품 가격 담합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감염병 공포로 마스크 가격이 폭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메르스 유행 때도 위생용품 판매량이 급증하자 일부 사업자가 가격을 크게 올려 비난을 받았다. 당시에도 오픈마켓 업체들은 판매자의 가격 결정권에 왈가왈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5년이 지난 2020년에도 오픈마켓의 악덕 판매업자들은 부실한 규제 속에서 잇속을 챙기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