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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신선한 식품보다 안전한 식품을 먹고자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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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신선한 식품보다 안전한 식품을 먹고자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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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신선한 식품을 먹고 싶은 것은 누구나 다 열망하는 바이다. 신선한 식품은 품질 상태가 자연에 가까운 상태일 뿐 생명에 위험을 줄 수도 있는 식중독 미생물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다. 1969년 미국은 달나라에 인간이 처음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기뻐했다. 당연히 미국의 과학기술이 소련을 앞섰다고 자랑을 했다. 첨단 과학을 자랑했던 미국에서 그 당시 식중독으로 수백 명이 죽음을 맞이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통조림을 살균하면서 너무 정확하게 살균 시간을 맞추어 신선도를 조금이라도 높이려고 노력하려다 보니 살균이 제대로 안 된 통조림이 출하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열처리한 통조림 제품보다도 신선한 제품의 가격이 더 비싸다. 그만큼 신선한 제품의 품질에 대하여 가치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반대로 가열 처리한 통조림의 가격이 더 비싸다. 충분하게 살균하여 에너지 단가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오늘날까지 통조림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최근 미국의 한 매장에서는 과학기술이 발전하여 조그만 디스플레이가 채소를 비롯한 신선한 제품의 포장에 붙어 있어 아침에는 가격이 비싸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격이 조금씩 변하여 저녁때가 되면 아침보다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신선한 품질에 대한 가치를 누리고 싶은 사람은 좀 더 비싼 가격에 사서 먹을 수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은 신선도가 좀 떨어져도 가격이 싼 것을 사다가 먹을 수 있게끔 배려한 것이다.

얼마 전 새벽에 배달하는 신선한 식품에서 리스테리아 식중독균이 발견되어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만든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미생물의 오염은 아무리 주의를 철저히 하더라도 조금만 실수를 하면 발생할 수가 있는 일이다. 몇 년 전 스페인에서 채소샐러드 재료를 유럽 각 나라로 배송하는 시스템에서 대장균이 오염되어 수십 명이 죽고 수천 명이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발생했다. 미국이나 유럽 아니 전 세계에서 식품안전을 가장 철저히 한다고 알려진 대한민국에서도 이런 사고들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농약을 사용하고 식품첨가물을 사용하여 미생물로부터 더욱 안전하게 공급하고자 하는 일을 식품과학자들과 식품 관련 종사업체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이 노력하고 있다. 이들도 잔류 농약이 많이 남아 있다면 해를 끼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농민들은 잔류농약이 파괴되고 난 뒤에 수확하고 세척과정을 거쳐 잔류농약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식품첨가물 중 보존제를 사용하여 미생물의 번식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사람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정도보다도 수백 배 적은 양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식품제조업체들도 이런 첨가물의 양을 줄여서 사용하고, 또 가열 처리도 적게 하면서 다른 여러 가지 비가열 처리 방법을 동시에 적용하여 가급적 더 신선하면서도 안전하게 제조할 수 있는 허들기술을 도입하여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사실 목숨을 내걸고 신선한 식품이나 유기농 식품을 선택하려는 것보다는 약간의 찝찝함은 있을는지 모르나 그래도 대한민국의 식약처, 미국의 FDA, EU의 식품안전청 등이 제시한 범위 내에서 식품첨가물을 사용하여 안전하게 제조한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싶다.

식품의 안전은 식품제조업자뿐만 아니라 유통업자, 배송자, 소비자까지도 모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으로 위생 안전에 관하여 철저히 대비하는 일이 중요하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