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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 몽니'의 부메랑…韓 전자업계 경쟁력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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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 몽니'의 부메랑…韓 전자업계 경쟁력만 키웠다

LGD, 지난해 JDI 제치고 '車 디스플레이' 분야 글로벌 1위 등극
삼성 이미지센서, 업계 1위 소니 뛰어넘는 초일류 기술력 확보

LG디스플레이 자동차용 POLED 제품.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
LG디스플레이 자동차용 POLED 제품.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일본 정부가 지난해 우리 대법원의 '위안부' 판결을 빌미로 단행한 '3대 소재 수출 규제' 조치가 오히려 일본을 공격하는 '부메랑'으로 돌아갔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우리 기업들이 일본 수출 규제에 맞서 소재·부품 산업을 육성하거나 협력업체를 지원해 일본 기업을 뛰어넘는 '초격차' 실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LGD, 日 개발 못한 'P-올레드' 앞세워 車 디스플레이 세계 1위 등극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20% 차지해 세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점유율 15.4%에 그친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를 제치고 거둔 성과다. 특히 LG디스플레이가 연간 매출액 기준으로 JDI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디스플레이는 고급 완성차에 들어가는 10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JDI를 압도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고급차량용 디스플레이 점유율은 34.4%로 JDI(18%)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달 초 본격 양산에 들어간 '차량용 P-OLED(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는 올해 2분기 출시 예정인 미국 자동차업체 캐딜락의 새 차 ‘에스컬레이드’에 탑재될 예정이다. 또한 독일차 업체 메르세데스-벤츠도 새 모델에 LG디스플레이 차량용 P-OLED 탑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P-OLED는 OLED의 탁월한 화질을 유지하고 디자인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어 주로 고급 차종에 쓰인다.
반면 JDI를 비롯한 파나소닉과 미쓰비시 등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아직 P-OLED의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도 일본 기업들을 뛰어넘게 된 데에는 '탈(脫)일본화'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7월 '일본 경제보복' 직후 LG디스플레이는 일본산 불화수소를 국산 불화수소로 바꾸는 테스트에 착수해 두 달 만에 양산에 성공했다. 불화수소는 디스플레이 패널 표면에 있는 결함을 없애거나 유기물·산화물 등 각종 분진 입자를 제거할 때 사용한다.

◇삼성, '이미지센서 화소 경쟁'서 日 소니 제쳐


삼성전자도 국내외 액체 불화수소로 일본 제품을 대처하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업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0.7μm(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픽셀 크기의 초소형 모바일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슬림 GH1’을 공개해 이미지센서 분야 글로벌 1위 소니의 기술력을 뛰어넘었다. 이미지센서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 이미지로 보여주는 반도체다.

또한 삼성전자는 이보다 한 달 앞선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1억 화소 벽을 뛰어넘은 1억800만화소 제품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출시했다. 이는 현재 4800만화소대에 머물러 있는 소니에 비해 한참 앞선 기술력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이 약 20%로 업계 1위 소니(50%)와 격차가 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향후 몇 년 안에 소니를 제치고 정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의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제22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의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제22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日 전문가 "아베 정권의 '악수', 일본 국익만 떨어뜨려" 불만 폭발

일본 정부가 지난해 한국을 상대로 단행한 경제보복 조치는 일본 내부에서조차 '악수'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적 저널리스트 타카노 하지메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경제 잡지 '타카노 하지메 더 저널(THE JOURNAL)’을 통해 "일본 정부가 한국에 단행한 보복 조치가 부메랑처럼 돌아와 오히려 일본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일본 정부는 아마도 일본이 글로벌 3대 핵심 소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경제보복 조치를 통해 한국에 큰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겠지만 한국 정부는 주춤하기는 커녕 오히려 '탈(脫) 일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아베 정권의 순진한 생각 때문에 일본 국익이 크게 손상됐다"고 꼬집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