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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의 ' 혁신실험' 대박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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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의 ' 혁신실험' 대박 조짐

‘50대 기수', ‘포스트 코로나19’ 향한 질주…기존 사업 강화·사업 다각화로 해법 모색
MFC프로젝트로 정유·화학 시너지 확대…미래 대응 친환경 사업도 ‘박차’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사진=GS칼텍스]이미지 확대보기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사진=GS칼텍스]
“업계 최고 경쟁력을 기반으로 가장 존경받는 에너지 기업이 되겠다”

취임 2년 차인 허세홍(51)GS칼텍스 사장의 경영 비전이다.
산업계에서 손에 꼽히는 ‘50대 기수’인 허 사장의 경영 철학은 “올해도 여러분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미래를 함께 고민하며 임직원 노력을 성과로 이끄는 최고경영자)(CEO)가 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허 사장은 허동수(77)GS칼텍스 회장 장남으로 GS그룹 오너 4세 중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내 왔다. 일각에선 허 사장이 향후 GS그룹 회장이 될 것으로 점친다.

허 사장이 2017년 GS그룹 계열 종합상사 GS글로벌 사장으로 일하는 동안 회사를 크게 성장시켜 업계 안팎에선 그가 GS칼텍스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일 것으로 평가한다.

물론 그가 2019년 1월 GS칼텍스 대표로 취임한 첫 해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경제 둔화, 정제마진 약세로 부진을 면치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전 산업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현재 기업 환경은 ‘50대 기수’의 유연성과 과감한 결단력을 두루 갖춘 허 사장에 눈길을 돌리게 만든다.

◇'녹록지 않은 현실' 마주한 허세홍 사장… ‘현장 경영’’에 무게중심


허 사장은 ▲지속 성장을 위한 기존사업 수익 극대화 ▲올레핀생산시설(MFC)프로젝트 성공적 완수 ▲친환경 사업 강화를 핵심과제로 꼽고 있다.

취임 두 번째를 맞이하고 있는 허 사장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GS글로벌을 성장가도로 이끈 저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충격에 미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산업 특성상 막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하고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는 장기 경영전략을 세웠지만 이에 따른 수익 창출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체 GS칼텍스는 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매출 33조2615억 원, 영업이익 8797억 원, 당기순이익 452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2018년에 비해 8.5%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8.7%, 35.7% 급감했다.

코로나19의 직접적 영향권에 놓인 올해 1분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증권가는 GS칼텍스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5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국제 유가 하락과 이로 인한 재고자산평가손실과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회사가 팔아서 회수 가능한 금액과 생산원가 간 차이다. 경기침체로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자산을 팔 수 없다면 회사 가능한 금액이 0원이다. 결국 회사는 생산원가 전액을 손실처리 해야 한다.

GS칼텍스뿐 아니라 SK이노베이션(영업손실 1조원)과 에쓰오일(6700억 원), 현대오일뱅크(4700억 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허 사장은 현장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는 허 사장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이는 허 사장이 코로나19에 따른 현재 상황에 일희 일비하지 않겠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결국 ‘포스트 코로나’ 이후를 향해 보폭을 넓히겠다는 뜻이다.

그는 올해 들어 전남 여수 공장 생산현장을 세 번이나 직접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안정감을 심어주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지난달 31일 1박 2일 일정으로 여수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허 사장은 “올해 1분기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임직원 모두 단합해 현재 위기를 잘 극복해나가자”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기존 사업 강화-탈정유·신사업 확대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허 사장은 단기간 수익실현보다는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다각화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 속에서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GS칼텍스의 올레핀생산시설(MFC) 프로젝트는 순항하고 있다.

GS칼텍스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MFC프로젝트는 그동안 정유 업종에서 석유화학 분야로 사업 분야를 넓히고 이에 따른 수익 변동성을 줄여가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나프타를 원료로 투입하는 석유화학사의 나프타분해시설(NCC)과는 달리 MFC는 나프타는 물론 액화석유가스(LPG), 부생가스 등 다양한 유분을 원료로 활용할 수 있어 기존 설비와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회사는 연간 에틸렌 70만t, 폴리에틸렌 50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

에틸렌은 중합과정을 거쳐 폴리에틸렌으로 전환되며 다시 가공과 성형을 거쳐 플라스틱, 고무, 섬유 등이 된다. 일상생활, 자동차, 건설 등 각종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해 '석유화학산업의 새 먹거리'로 꼽힌다.

GS칼텍스는 전남 여수 제2공장 인근 약 43만㎡ (약 13만75 평) 부지에 약 2조7000억 원 규모를 투자해 MFC를 건설한후 오는 2021년 상업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GS칼텍스 관계자는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공장 전경[사진=GS칼텍스]이미지 확대보기
여수공장 전경[사진=GS칼텍스]

◇허 사장 '그린 경영' 본궤도...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허 사장은 친환경 경영도 본격화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9일 여수공장 가동 연료 '저유황유 중유(LSFO)'를 전량 액화천연가스(LNG)로 대체했다. 중유는 에너지 단위인 1테라줄(TJ)당 약 76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LNG는 56톤만 배출해 연료 교체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다.

GS칼텍스는 이번 LNG 연료 대체를 통해 기존 LSFO 사용 시설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19% 이상 줄여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시설 가동용으로 사용해온 기존 LSFO는 수요처에 판매해 경제성을 높였고 LNG 전환으로 연료대체와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에 따른 비용으로 연간 총 115억 원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허 사장은 GS칼텍스의 주유소 공간을 활용한 ‘에너지 모빌리티(이동수단) 융복합 스테이션’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 충전뿐만 아니라 택배 서비스도 한 공간에서 이용할 수 있는 ' 친환경 모빌리티 복합 플랫폼'은 현재 LG전자·현대자동차와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기존 정유화학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와 함께 탈(脫)정유·신(新)사업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통해 GS칼텍스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지속성장과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허 사장의 경영전략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허 사장의 경영능력은 이미 GS글로벌 등 앞선 기업에서 인정을 받았다”면서 “코로나19 이후 허 사장의 경영적 판단이 GS칼텍스의 새로운 50년을 향한 기틀을 마련할 것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