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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미래 영화관이 현실로"…CGV '언택트 시네마'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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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미래 영화관이 현실로"…CGV '언택트 시네마' 체험기

CGV 여의도점, '논스톱' 비대면 서비스 구축

국내 극장가에 ‘언택트 시네마’ 시대가 막이 올랐다. 달라진 극장가 풍경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국내 첫 언택트 시네마인 서울 영등포구 CGV 여의도점에 지난 24일 방문했다. [편집자 주]

주문한 제품은 매점(팝콘팩토리) 픽업박스에서 수령할 수 있다. 모바일 영수증을 스캐너에 인식하고 픽업박스 화면을 두드리면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사진=손민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주문한 제품은 매점(팝콘팩토리) 픽업박스에서 수령할 수 있다. 모바일 영수증을 스캐너에 인식하고 픽업박스 화면을 두드리면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사진=손민지 기자

CGV 여의도점은 티켓 결제부터 입장 직전까지 대면 접촉을 하지 않고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는 기계가 인력을 대체해 직원들이 불필요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서비스를 받는 방식만 비대면으로 운영할 뿐 상품 생산, 설비 관리 등 업무에 사람의 손길이 닿는 것은 이전과 같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 ‘팝콘팩토리 셀프바’가 가장 먼저 보인다. 세계 최초의 팝콘 벤딩머신이 팝콘을 바삭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탄산음료를 주문하면 오른쪽 하단 투출구에 음료 컵이 나오는데 셀프바에 비치된 음료 추출기에서 원하는 음료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기자는 원격 주문 서비스인 ‘패스트오더’에 도전했다. CGV 공식 앱에서 패스트오더 배너를 클릭하고 결제를 하 주문 번호와 함께 제품 준비 상태가 떴다. ‘준비 완료’ 표시를 확인하고 매점 ‘팝콘팩토리’로 갔다.

팝콘팩토리에는 ‘픽업박스’ 12개가 있다. 픽업박스 오른편의 스캐너에 모바일 영수증의 QR코드를 인증하면 주문번호가 적힌 박스 유리문 화면이 투명하게 변했다. 직원이 제품을 넣어뒀다는 뜻이다. 화면을 손으로 ‘똑똑’ 두드리니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티켓은 매장 한쪽에 놓인 ‘포토 티켓’ 자판기에서 구매했다. 기존에 직원이 담당했던 티켓 취소‧환불‧좌석 교환 업무도 이 자판기에서 할 수 있다. 이외에 매점 전용 키오스크, 주차 전용 키오스크가 곳곳에 마련돼 있다.

CGV 여의도점의 체크봇은 시설 위치 안내부터 티켓 확인까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사진=손민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CGV 여의도점의 체크봇은 시설 위치 안내부터 티켓 확인까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사진=손민지 기자

CGV 여의도점에는 ‘체크봇’ 두 대가 돌아다닌다. 이 로봇에는 시설 위치‧상영시간표 등 정보를 음성으로 안내해주는 기능이 탑재됐다. 충전 완료된 체크봇 화면의 ‘음성인식’ 버튼을 클릭한 후 말을 걸었다. “여자 화장실이 어디야?” 체크봇은 움직이기 시작했고 정확히 여자 화장실 앞에서 멈췄다.

영화 상영 10분 전이 되니 체크봇이 상영관 입구로 다가왔다. 체크봇에 달린 스캐너에 모바일 QR코드를 인식하니 예매 좌석 정보가 떴다. 기계의 안내를 받으며 관람하는 영화라니! 코로나19가 많은 걸 바꿨구나 싶었다.

그러나 CGV의 언택트 시네마는 코로나19에 대응해 개발된 것은 아니다. 이 회사 스마트혁신팀은 지난해부터 극장의 디지털화를 목표로 첨단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 출시를 준비했고 우연히 코로나19와 맞물리면서 출범 계획이 앞당겨졌다. 어쩌면 언택트 시네마의 등장은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