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삼성전자, 대만 TSMC, 네덜란드 ASML 등 이른바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3총사'가 '7나노'이하 미세공정 호조에 빛을 보고 있다.
2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대만 TSMC는 올 1분기에 매출 3105억9700만 대만달러(약 12조7400억 원), 영업이익 1285억2200만 대만달러(약 5조30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2%, 100% 증가한 수치다.
TSMC가 코로나19 확산 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7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수요 증가가 한 몫을 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TSMC의 올 1분기 전체 매출에서 7나노 공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35%로 지난해 같은기간(22%)보다 무려 60% 가까이 늘어났다.
네덜란드 반도체장비 공급 업체 ASML도 올 1분기 미세공정 호조 덕을 톡톡히 봤다. ASML은 극자외선(EUV) 장비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 1분기 매출(24억4100만 유로·3조2403억2986만 원)과 순이익(3억9100만 유로·5190억3686만 원)이 전년 대비 각각 9.5%, 27.8% 늘었다. ASML은 TSMC와 삼성전자에 7나노 EUV 장비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달 29일 발표할 1분기 영업부문별 세부실적에서 7나노 공정 등의 영향으로 삼성전자 비메모리 분야 매출이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TSMC "3나노 승자가 83조원대 시장 거머쥔다"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현재 TSMC와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에서는 7나노, 5나노, 3나노로 이어지는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개발의 중요성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는 모습이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나노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칩 크기가 줄어들고 전력 효율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파운드리 업체로서는 미세공정 기술이 높아질수록 웨이퍼당 생산량이 증가하고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3나노 공정은 7나노보다 반도체 크기가 45% 줄어들지만 성능은 35% 개선되고 전력 효율은 50% 향상될 수 있다.
현재 7나노 이하 미세공정을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력은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와 TSMC 뿐이다. 이에 따라 83조원대 파운드리 시장을 놓고 벌이는 두 업체간 미세공정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현재는 TSMC가 세계 시장의 절반(48.1%) 가까이를 차지해 앞서나가고 있다. TSMC는 지난 2018년 업계 최초로 7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한 이후 이달부터 5나노 반도체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6월에는 선행투자 개념으로 2나노 연구개발에 착수한다는 로드맵도 공개했다.
삼성전자 역시 아직 TSMC와는 상당한 격차가 벌어져 있지만 지난해 4월 '비전 2030' 계획을 발표한 이후 무서운 속도로 TSMC를 추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5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한 이후 내년에는 3나노 공정을 상용화할 방침이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