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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장사 망친 ‘대표기업’…매출액마저 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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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장사 망친 ‘대표기업’…매출액마저 까먹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스피 상장기업이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대표기업의 올해 상반기 장사가 엉망이 되고 말았다.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말 결산 코스피 상장기업 가운데 금융업종 등을 제외한 592개 기업의 상반기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42조6534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56조2526억 원보다 24.2%가 줄었다고 했다.
특히 매출액 자체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1조1166억 원에서 943조2240억 원으로 5.8%가 줄어든 것이다. 대표기업들이 매출액마저 작년 상반기만큼 올리지 못한 셈이다.

2분기만 따지면 그래도 호전되었다고 했다. 매출액은 1분기보다 8.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9.2% 늘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상장기업들은 작년 상반기에도 영업실적이 형편없이 악화되고 있었다. 정확하게 1년 전인 작년 8월 19일 발표된 574개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55조581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1%가 줄어들었다고 했었다.

조사 대상 기업 숫자가 작년에는 574개, 올해는 592개로 일치하지는 않지만, 상장기업들은 작년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37.1%나 줄어든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24.2%가 더 감소한 셈이다.

이를 역산하면 대충 43.5%다. 따라서 상장기업들은 2018년에 비해서는 영업이익이 절반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그나마 작년 상반기에는 상장기업의 매출액이 2018년 상반기보다 0.83% 증가했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자체가 5.8%나 줄었다고 했다. 상품이 팔리지 않아 장사를 아예 망친 것이다.
이는 예견된 영업실적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미․중 무역전쟁의 ‘유탄’을 맞고 어려워진 기업들을 코로나19가 덮쳤기 때문이다. ‘대표기업’이 이런 형편이니, 작은 기업은 아마도 훨씬 고달플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도 기업들을 살리는 방안을 마련했어야 좋았다. 정부가 몰랐을 리 없다. 경기가 나빠져서 올해 세금이 덜 걷힐 것으로 벌써부터 예상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대기업은 여전히 ‘미운털’일 뿐이다. 가장 최근에만 해도,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여당은 이른바 ‘공정경제 3법’이라는 것을 밀어붙이겠다고 벼른다는 보도가 있었다. 상법개정안 등에 대한 ‘경제단체 공동’ 우려 따위에는 귀를 기울여줄 마음이 없는 듯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투자를 저해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경제계의 공동의견서’도 있었다.

경제를 살리는 ‘주역’을 맡고 있는 기업들이 장사를 망치고 있는데,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외신기자 오찬 간담회에서 “가장 적은 돈을 쓰고 가장 선방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우리 경제가 기적같이 선방했다”고 자찬하기도 했다.

지금은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러다가는 기업들이 하반기 장사도 포기할 판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