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6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방안을 확정한 직후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각각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의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내년 초까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취득한 다음 7월까지 두 항공사를 통합하는 내용이 골자다.
두 항공사 간 '빅딜'은 산업 측면에서 보면 항공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동시다발적 타격을 입은 가운데 '대마(大馬)'로 위기를 잡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덩치를 키워 위기에 대한 내성을 높이고 '통합 국적 항공사' 탄생으로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세계 항공 운송 통계 2020'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화물 운송실적 기준 글로벌 순위는 대한항공 19위, 아시아나항공 29위다. 통합 항공사는 세계 7위 규모로 커진다. 국제 여객 실적만 놓고 보면 통합 항공사 규모는 '톱(Top)10'에 오르게 된다.
조원태(45) 한진그룹 회장에게는 통합 항공사 탄생이 취임 이후 최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조 회장은 취임과 함께 전 세계 국제선 항공편이 사실상 '올스톱' 된 전대미문 사태를 화물 수송으로 돌파하며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조 회장은 3세 경영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무엇보다 일명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행동주의 펀드 KCGI와 조현아 전(前)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 도전을 뿌리치고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 측 한진칼 지분율은 41.14%, 3자 연합 보유 지분율은 이보다 높은 45.23%다. 조 회장으로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산은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얻는 셈이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