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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탄생의 길, 길고 험난할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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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탄생의 길, 길고 험난할 수밖에 없는 이유

애플 카 상상도.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애플 카 상상도. 사진=로이터
비밀주의로 악명이 높은 애플이 유독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즉 ‘애플 카’를 추진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공개적인 행보를 하는 것으로 비쳐졌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전직 임원을 영입했다는 점,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특허를 계속해서 내고 있다는 점, 애플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자율주행차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 주변에서 목격된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현대차·기아에 제휴를 타진했다는 소식 등은 모두 애플식 비밀주의에 어긋나는 행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현대차·기아 측이 섣불리 천기를 누설하는 바람에 애플 측이 제동을 걸었고 그 결과 현대차·기아 측으로부터 제휴 논의는 없었다는 발표가 나오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전문가들이 외신을 통해 내놓는 다양한 분석을 종합하면 이른바 ‘애플 카’가 구체화되는 과정은 길고 험난한 과정이 될 것이라는 관측으로 모아진다.

◇ 비밀주의에 기반한 애플식 개발 방식


CNN은 애플이 새로운 제품을 내놓은 방식은 ‘새 제품이 나올 것처럼 항상 내비치지만 실제로 제품은 쉽게 나오지 않는 식’이라면서 애플 카도 비슷한 수순을 밝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럭스벤처캐피털의 라일리 브레넌 파트너 무한책임투자자(GP)는 “몇 년전부터 애플 카 프로젝트는 끝났다는 기사가 나왔을 때 속으로 웃었다”면서 “그 당시 실제로는 애플 카 프로젝트에 참여해 일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플은 물을 끓이되 뜨겁게 끓이는 게 아니라 일정한 온도로 낮은 불에 천천히 끓이는 접근 방식을 그동안 보여왔다”면서 “당장 내일이라도 발표가 있을 수도 있지만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아무도 아는 이가 없다. 그동안 애플은 그렇게 해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 애플에게도 쉽지 않은 수익모델

애플 특유의 경영방식 말고도 애플 카가 빠른 시일 내에 구체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수익모델이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창사 이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까닭은 전기차를 많이 팔아서가 아니다. 그냥 전기차를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첨단 소프트웨어와 접목시켜 전기차를 만들었고 앞으로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전문이기도 한 애플이 선수를 빼앗긴 것이기도 하고 부러워해야 할 대목이다.

CNN은 “자동차 개발이라는 것 자체가 복잡다단한 일”이라면서 “애플 입장에서는 전기차를 자체적으로 만들어야 할지, 위탁생산에 맡겨야 할지에서부터 시작해 수익모델은 테슬라의 전철을 밟아야 할지, 아니면 전혀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야 할지에 이르기까지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분석했다.

◇ 전기차와 IT


애플 카가 현실화되면 애플의 경쟁자는 직접적으로 전기차 업체들이 되겠지만 그것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애플은 전자제품도 만들고 소프트웨어도 개발하는 세계 굴지의 IT 업체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자사 전기차에 혁신적인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고 있는 테슬라의 사례에서 보듯 전기차는 단순한 자동차가 아니라 각종 첨단기술의 총아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IT 기술을 자율주행 전기차에 어떻게 접목하느냐는 애플 입장에서도 중요한 과제일뿐 아니라 전기차 업계와 IT 업계의 공동 관심사다.

컨설팅업체 가이드하우스인사이츠의 샘 아부엘사미드 애널리스트는 “무선통신 기술을 자율주행차에 접목하는 형태의 개인택시 서비스 같은 것에 애플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