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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블록스'만 있는 게 아니다...일매출 1억원 '버추얼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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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블록스'만 있는 게 아니다...일매출 1억원 '버추얼 유튜버'

유튜브 방송 매출 최상위권 점령한 '효자 상품'
앞서가는 日, 따라가는 美, 제자리걸음하는 韓

한미일을 대표하는 버추얼 유튜버. 왼쪽부터 일본 키즈나 아이, 미국 냐타샤 냐너스, 한국 맥큐뭅. 사진=주식회사 키즈나 아이, Vshojo,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한미일을 대표하는 버추얼 유튜버. 왼쪽부터 일본 키즈나 아이, 미국 냐타샤 냐너스, 한국 맥큐뭅. 사진=주식회사 키즈나 아이, Vshojo, 유튜브
메타버스의 시대를 이끈 '로블록스'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한 달에 약 1억 5000만 명의 이용자들이 '로블록스'에서 메타버스 콘텐츠를 즐긴다. 그런데 20억 명이 이용하는 글로벌 플랫폼 '유튜브'에도 메타버스 콘텐츠가 있다. 이 콘텐츠는 구독자를 많이 확보한 것을 넘어 매출 순위 최상위권을 점령했다.

유튜브는 지난 2017년 '슈퍼챗'을 추가했다. 라이브 방송 시청자가 일정 금액을 지불해 채팅창에 강조된 메세지를 띄우는 식으로 유튜버를 직접 후원하는 기능이다. 그런데 2021년 5월 기준 월간 슈퍼챗 수익 톱 10에 오른 유튜버는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 애니메이션 화풍의 '미소녀'다. 이들의 정체는 '버추얼 유튜버'다.
잘 나가는 버추얼 유튜버는 광고, 캐릭터 사업 등을 제외하고 슈퍼챗으로만 일주일에 최소 수천만 원에서 최대 수억 원의 수익을 낸다. 유명 버추얼 유튜버 '호쇼 마린'은 22일 1억 4000만원, '시라유키 토모에'는 25일 1억 1600만원을 하루만에 벌어들였다.

버추얼 유튜버는 모션 캡처(대상 움직임을 애니메이션 형태로 변환하는 기술)를 활용해 2D 혹은 3D 가상 캐릭터를 내세운 인터넷 방송인을 의미한다. 이 분야의 선구자는 2016년 데뷔한 일본 '키즈나 아이'로, 게임 플레이 영상부터 시작해 음반,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구독자가 약 300만 명에 이른다.

자연스레 키즈나 아이의 성공을 벤치마킹한 후발주자들이 생겨났다. 2016년 설립된 '커버 주식회사'와 이듬해 창립된 '애니컬러'는 각각 '홀로라이브', '니지산지'라는 모션 캡처 어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한 후 동명의 MCN(멀티 채널 네트워크, 인터넷 방송인 소속사)을 세워 자사 앱을 활용하는 버추얼 유튜버들을 론칭하기 시작했다.

버추얼 유튜버 중 실질적으로 '메이저'라 볼 수 있는 구독자 수 200위 커트라인은 18만 명이다. 순위권 안에 든 유튜버 중 대다수는 홀로라이브, 니지산지 등 일본 소속사 유튜버다.

일본 뒤를 쫓는 나라는 미국이다. 2020년 설립된 소속사 'Vshojo'는 구독자 125만으로 13위에 오른 '냐타샤 냐너스'를 필두로 4명을 순위권에 올렸다. 여기에 미국 출신 개인 유튜버 '아르테미스 블루', '아르테미스 오브 더 블루'도 순위권에 들었다.

한국은 순위권에 든 버추얼 유튜버가 5명 있다. ▲구독자 109만 '맥큐뭅' ▲74만 '대월향' ▲37만 '아리스 마나' ▲28만 '아뽀키' ▲25만 '아오이 나비'가 그들이다.
그러나 '맥큐뭅'은 말 없이 리듬 게임 '비트세이버'를 플레이하는 영상만 올리는 특이 케이스고 '아리스 마나'는 지난해 '빌리빌리'로 플랫폼을 옮겼다. '대월향'은 영어로, '아오이 나비'는 일본어로 방송을 진행해 온전한 한국 유튜버로 보기 힘들다. 실질적으로 '메이저급 한국 버추얼 유튜버'라고 볼 수 있는 건 에이펀 인터렉티브가 2019년 공개한 '아뽀키'뿐이다.

한국 버추얼 유튜버를 키우려는 시도는 많았다. 특히 게임 업계에서 2018년 7월 데뷔한 스마일게이트 '세아'를 필두로 스코넥 엔터테인먼트 '초이'와 '슈블', 시프트업 '데링', 넥슨 '라니' 등을 론칭했고 그 외 계원예대 '렛시', dob 스튜디오 '루이'가 2020년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 중 아뽀키는 물론이고 구독자 7만명 대를 유지하고 있는 '세아'를 뛰어넘은 사례도 없다. '초이'는 지난해 일반 유튜버로 전업했고 루이'는 구독자 2만, 나머지는 1만 대에 머무르고 있다. 그나마 '슈블'이 6만 9000명을 확보해 세아에 근접했다.

한국이 지난 2년 동안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일본 '니지산지'가 2019년 말 세운 한국 지사 '니지산지 KR'이 구독자 수만 명 대 유튜버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지난 4월 데뷔한 5기 멤버 중 '반하다'도 구독자 수 2만 명에 근접했고 3분기 데뷔를 목표로 6기 오디션도 진행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일본 MCN들은 검증된 이들을 유튜버로 데뷔시켜 기술 지원은 물론 캐릭터 사업도 병행해 아이돌 소속사에 가까운 기획력을 보이고 있다"며 "반면 한국 기업이 론칭한 유튜버들은 대부분 홍보 담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 홍보용 유튜버는 물론 개인 유튜버도 대부분 기존 스트리머, 크리에이터에 비해 명확한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오랜 기간 노하우를 쌓은 일본 MCN들에 비해 경쟁력을 얻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