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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과 ‘경영인’ 역할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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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과 ‘경영인’ 역할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

스타트업 창업자.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스타트업 창업자. 사진=픽사베이

기업은 기업인이 경영한다고 할 수도 있고 경영진이 이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10일(현지시간) 기업경영 전문매체 안트러프러너에 따르면 ‘기업인’과 ‘경영인’의 개념과 역할을 제대로 구분하는 조직일수록 그 조직은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일찍이 20세기에 가장 명성이 높았던 오스트리아 출신의 미국 경제학자 루트비히 폰 미제스는 둘의 관계를 “경영인은 기업인의 많은 파트너 가운데 낮은 급의 파트너”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안트러프러너는 “기업인과 경영인을 구분하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회의적인 시각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구분이 필요한 이유는 기업인과 경영인은 서로 다른 사람들일뿐 아니라 서로 역할도 다르고 서로 목표도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인의 역할은 가치 판단


기업 정신의 요체, 즉 기업인의 역할은 고객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데 있다는게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통하는 정설이다. 그러나 이 말에는 더 중요하지만 숨겨진 의미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업인의 역할이 소비자를 위해 가치를 만들어내는데 있다는 말에는 ‘발생하는 비용’보다 ‘가치 창출 자체’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얘기. 고객들 입장에서 가치를 지닌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비용을 들이는 의미 자체가 없어질뿐 아니라 성공에 이르는 것도 불가능해진다는 뜻이다.

기업인이 의사 결정을 할 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기준은 고객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 것을 제공하느냐 여부라는 것. 한마디로 기업인이라는 자리를 ‘가치를 창출하는 임무를 띈 자리’로 표현하는 이유다.
이를 반대로 얘기하면 기업인의 역할은 비용을 최소화하는데 있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비용이 얼마나 많은 드는지, 얼마나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지를 따지지 않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라면 거기에 들어간 비용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뜻이다.

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히 불가피한 일이지만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의 수단으로 비용 문제를 항상 접근하는 것과 가치 창출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상실한채 비용을 따지는 것은 많이 다른 얘기라는 것.

안트러프러너는 “따라서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에 대한 자신이 없다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고 자신감이 있다면 과감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바로 기업인이라는 자리가 이런 판단을 내리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경영인의 역할은 비용 판단


기업인에 비하면 경영인의 역할은 구체적이고 실무적이고 좁은 편이다. 기업인이 그린 큰 그림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그 그림에 따라 수립된 수익 모델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경영인의 역할이다.

기업인이 사업을 벌이는 목표를 제시하고 사업이 지향하는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라면 경영인은 그 목표와 가치가 가리키는 방향을 경영 현장에 적용해 목표하는 결과, 목표하는 가치를 최대한 가시적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경영인이 이끌어낸 결과물 중에는 물론 경영이익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기업인이 정한 목표를 경영인이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비용 문제다. 왜냐하면 당초 목표로 제시된 결과를 똑같이 얻더라도 비용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수익의 폭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업인과 경영인 구분은 스타트업 성공의 비결

안트러프러너는 기업인의 역할과 경영인의 역할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은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 단계에서도 실패를 최소하기 위해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한다.

기업인과 경영인을 따로 둬야 한다는 일차적인 차원의 뜻이 아니라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의 관점에서 기업이 추구해야 할 목표를 모색하고 정하는 기업인으로서 접근과 정해진 목표를 비용을 줄이면서 구체화시키는 경영인으로 접근을 구분할수록 그 기업의 성공 가능성은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커진다는 뜻이다.

기업인으로서 접근에만 그치는 방식이나 기업인으로서 접근은 없이 비용절감에만 매달리는 방식은 날개 하나로 하늘을 날겠다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