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내년부터 이산화탄소 수집해 판매한다

정유·화학·배터리 사업을 하는 SK이노베이션이 내년부터 이산화탄소를 수집해 판매하는 사업을 본격화한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콤플렉스(울산CLX)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울산CLX는 울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정유공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기업 경영 방침을 밝힌 스토리데이에서 여러 '그린 포트폴리오'사업을 공개했다.

당시 김준 총괄사장은 그린 포트폴리오의 하나로 '그린 트랜스포메이션', '그린 앵커링', '넷제로(이산화탄소 배출량 '0'으로 만드는 환경전략)' 등을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CCU 사업은 그린 트랜스포메이션 사업에 포함된다.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존 사업을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것을 뜻한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는 지난 2003년부터 CCU사업을 시작해왔으며 다양한 시험을 진행하면서 실제 성과를 확인하고 있다.

과거 울산CLX 내 수소를 제조하는 공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별도로 분리되지 않은 채 다른 가스와 함께 연료로 사용되고 타지 않는 특성으로 그대로 대기로 배출됐다.

그러나 울산CLX는 배출가스에 따른 대기환경 이슈를 고려해 최근 이산화탄소를 회수하고 이를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울산CLX 내 석유 1공장 중질유분해(HOU) 시설의 수소 제조 공정에서 만들어진 ‘저순도 수소’는 별도의 회수 시설에서 부산물 이산화탄소의 흡수, 분리 과정을 거쳐 고순도 이산화탄소 가스로 회수된다. 이후 고순도 이산화탄소 가스는 반도체 에칭(Etching)용, 용접, 드라이아이스, 식물재배 등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판매처에 공급된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는 이산화탄소 회수를 통해 대기환경 이슈에 적극 대응하면서 수소 제조·정제 공정 효율을 개선시키는 효과까지 거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추가 수익 창출도 가능해 공정 효율성과 경제성을 모두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2022년부터 석유 2공장 수소 제조 공정에서도 이산화탄소를 회수해 인근 울산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활용한 이산화탄소 판매 사업은 연간 30만t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추진 중인 CCU사업과는 별개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기술도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는 지난 9월 석유공사와 국책 과제인 동해가스전 CCS 실증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위해 울산CLX 석유 3공장의 수소 제조 공정을 대상으로 최적의 탄소 포집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사업 타당성 평가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23년까지 실증 모델을 개발하고 2025년부터 CCS 실증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서관희 SK에너지 공정혁신실장은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는 국내 최초의 대규모 CCS 실증사업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권 확보, 수소 공장 효율 개선과 더불어 블루수소를 활용한 수소연료전지 발전 등 추가 사업 기회를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석유화학 공장의 탈탄소 롤 모델을 꾸준히 개발해 2050년 넷제로 달성의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