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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가스 저감장치 무력화 '요소수 에뮬레이터' 팔리는데...환경당국은 늑장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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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가스 저감장치 무력화 '요소수 에뮬레이터' 팔리는데...환경당국은 늑장 대응

쿠팡·11번가·티몬에 질소산화물 촉매작용 불법개조 장치 버젓이 유통돼
환경부 아직 세부지침 없어...업체가 판매금지·수시모니터링 자율대응 실정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부화물터미널에 화물차들이 나란히 주차되어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부화물터미널에 화물차들이 나란히 주차되어있다. 사진=뉴시스
'요소수 대란'의 혼란을 타고 경유차량의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개조할 수 있는 ‘요소수 에뮬레이터’가 전자상거래업계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데도 환경당국이 신속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유통채널 업체들이 판매 금지와 수시 모니터링 등 자율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정부의 세부 지침이 빨리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차량 내 배출가스 저감장치인 선택적 촉매장치(SRC)를 무력화 시키는 요소수 에뮬레이터가 '요소수 대란' 이후 쿠팡, 11번가, 티몬 등 전자상거래업체에서 판매되고 있다.

SRC는 요소수를 분사해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환경에 무해한 질소와 물로 환원하는 역할을 한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차량 내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탈거·훼손·변경하거나 그 기능을 저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문다.

요소수 대란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소수를 구하지 못한 차량 소유자들이 에뮬레이터를 사용할 지를 고민하는 등 불법개조를 문의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요소수 수급난이 완화된 뒤 SRC 불법개조를 집중 단속하겠다는 입장만 밝혀 사실상 에뮬레이터 유통을 방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욱이 환경부는 요소수 에뮬레이터 판매와 관련, 유통업계에 세부 지침을 하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A판매업체 관계자는 “불법상품 판매를 금지하고 수시로 모니터링을 시행해 적법한 상품만 판매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B업체 관계자도 “요소수 관련 단어를 모니터링하며 에뮬레이터 불법 판매에 대응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정부 지침이 전달되면 그대로 따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C업체 측은 “요소수 에뮬레이터 판매 문제를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으며, 곧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자체 대응 입장을 밝혔다.


안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hj04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