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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한숨’ vs LG생활건강 ‘전전긍긍’…中서 ‘K-뷰티’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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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한숨’ vs LG생활건강 ‘전전긍긍’…中서 ‘K-뷰티’ 고전

작년 4분기 中 화장품 영업이익, 아모레 73% 급락…LG생건 24% 감소
중저가 브랜드 수요 감소, 마케팅 비용 증가 등 원인
럭셔리 브랜드 강화로 돌파구, 올해도 쉽지 않을 듯


한류 열풍으로 중국에서 뜨겁게 달아올랐던 ‘K-뷰티’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한류 규제와 중국 내 브랜드인 ‘C-뷰티’ 등이 급성장하면서 한국 화장품을 밀어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 주요 화장품 업체들은 중저가 시장에서 철수하는 한편 럭셔리 브랜드 위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다행히 지난해 중국 관련 실적은 당초 우려보다는 선방했지만 중국 관련 실적이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높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2020~2021년 4분기 화장품 부문 중국 실적. 그래픽=안희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2020~2021년 4분기 화장품 부문 중국 실적. 그래픽=안희진 기자

◇ 중저가 브랜드 수요 감소로 오프라인 매장 대거 철수

11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부문 추정 중국 매출액은 3347억원으로 전년 동기 3711억원보다 1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364억원보다 73%나 급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 매출액이 1438억원으로 전년 동기 1150억원보다 25% 상승했지만, 중저가 브랜드인 이니스프리가 수요 감소로 오프라인 매장을 대거 축소한 여파가 크다. 실제로 이니스프리의 지난해 4분기 추정 중국 매출액은 312억원으로 전년 동기(1039억원)보다 70%나 급감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4분기(10~12월) 화장품 부문 중국 매출액은 41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액 3948억원보다 4%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은 392억원으로 전년 동기 513억원보다 24% 감소할 전망이다.
럭셔리 브랜드 후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중국 매출액은 338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3079억원보다 10%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같은 기간 숨의 중국 매출은 3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액 444억원보다 20%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LG생활건강이 중국내 중저가 브랜드 경쟁 심화로 숨보다 인기가 높은 후를 내세운 결과다. 럭셔리 브랜드인 후의 판매에 집중하면서 숨 매출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추정 매출은 1조1681억원이다. 2020년 동기 매출액 1조1570억원보다 1% 증가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378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시장전망치인 565억원을 33%나 밑돌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국내외 수요 위축과 중국 중저가 브랜드 부진, 마케팅 비용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의 추정 매출은 2조203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매출액 2조944억원보다 4%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353억원으로 전년 동기 2563억원보다 8% 하락해 시장전망치인 2648억원을 11% 하회할 전망이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이커머스 경쟁 심화로 따이공(보따리상) 마진이 축소하면서 면세 매출 감소가 확대됐다"며 "이에 따라 화장품 부문 이익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 럭셔리 브랜드 강화 나섰지만 성장 모멘텀 미약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올해 실적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2022년 예상 실적은 누적 기준으로 매출액 5조1241억원, 영업이익 4352억원이다. 화장품 부문 중국 누적 매출액은 1조2804억원으로 5% 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서경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대전환, 브랜드 강화 의지를 밝혔으며 국내에서는 체절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중국 관련 매출은 상반기까지 체질 개선 중에 있어 모멘텀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생활건강의 올해 예상 실적은 누적 매출액 8조3507억원, 영업이익 1조3251억원 수준이다. 화장품 부문 누적 매출액은 4조6461억원, 영업이익 914억원으로 추정됐다. 화장품 부문 중국 누적 매출액은 1조1923억원으로 6%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박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전망에 대해 “브랜드 후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수요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되지만 고마진 채널의 성장성이 둔화된 가운데 기타 브랜드, 중국 외 지역의 성장성이 미진함에 따라 올해 성장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박종대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중저가 시장은 철수하고 고가 시장 위주로 재편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들의 브랜드 믹스 전략이 성공을 거둘 경우 올해 실적이 우려보다는 선방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안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hj04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