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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장 장악도 좋지만…中 자동차업체, 만만찮은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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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장 장악도 좋지만…中 자동차업체, 만만찮은 '역풍'

유럽·미국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 보다 적을 듯
중국 자동차가 무주공산이 된 러시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자동차가 무주공산이 된 러시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하면서 남긴 공백을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재빨리 메우고 있다.

1일(현지 시간)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저가 브랜드인 지리자동차, 미니밴 제조업체 체리자동차, 만리월 자동차 등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폴크스바겐, 토요타 등 세계적인 자동차업체들이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러시아를 철수한 뒤 2022년 시장의 17%를 차지했다.

애플에서 소니, 스타벅스, 맥도날드에 이르기까지 많은 서방 기업들이 전쟁 초기 러시아에서 철수한 반면, 중국 기업들은 러시아에서 영업을 계속해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푸틴 대통령의 편에 섰고, 중국 기업들은 러시아 내에서 소비자들의 반발에 거의 직면하지 않았다.

1년 전 러시아 철군을 꺼렸던 기업들 사이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르노의 경험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르노와 다른 프랑스 기업들이 “러시아에 전쟁 기계를 후원하고 있다”고 비난한 후 르노는 자신들의 두 번째 큰 시장에서 영업을 중단했다. 르노는 결국 24억 달러의 자산을 탕감했다.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지금까지 역풍을 가까스로 피했지만, 러시아에서 지속적으로 영업을 하기 위해선 유럽이나 미국 시장을 포기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지리자동차와 설립자 리 슈푸는 볼보 자동차와 폴스타 오토모티브 홀딩을 포함한 스웨덴 자동차 회사들을 소유하고 있다. 지리와 볼보의 린크앤코 브랜드는 베를린, 바르셀로나, 밀라노 등 유럽 도시에서 매월 렌터카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리의 지크르마르크는 구글의 자율주행 업체 웨이모와 협업하고 있다.

억만장자 리는 자동차 산업의 두 가지 가장 큰 트렌드인 전기화와 자동화를 표방하며 거대한 자동차 제국을 세웠다. 그는 메르세데스-벤츠 그룹과 애스턴 마틴 라곤다 글로벌 홀딩스의 최대 주주 중 한 명이며 지리는 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 르노와 두 개의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제프리 소넨펠드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세계적인 무역회사 목록을 만들어 러시아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보다 지리와 다른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세계 다른 지역에서 영업하며 르노와 같은 회사들과 협력하는 것이 훨씬 더 큰 이득이라고 말했다.

소넨펠드는 “중국 기업들에게 러시아에서 재미를 볼 수 있지만 이는 그들의 글로벌 파트너십으로부터 당할 최악의 경우에 비하면 미약하다”고 말했다.

볼보와 메르세데스가 1년 전 러시아에서 철수하는 동안 중국 회사들은 러시아에서 성과를 누렸다. 하지만 푸틴의 ‘전쟁 기계’를 간접적으로 지지한다는 비난은 언젠가 그들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