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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답' 찾은 CJ푸드빌, 성장 날개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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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답' 찾은 CJ푸드빌, 성장 날개 편다

흑자 폭 키운 CJ푸드빌…전년비 매출 25% 성장·영업이익은 6.3배 '껑충'
해외법인이 실적 견인…영업이익 절반이 해외 사업이 차지

연결 기준 실적, 단위(억원). 출처=CJ푸드빌 감사보고서.
연결 기준 실적, 단위(억원). 출처=CJ푸드빌 감사보고서.
취임 3년 차에 접어든 김찬호 CJ푸드빌 대표가 과거 부진은 뒤로 하고 ‘흑자’ 굳히기에 성공했다. 2021년에 6년간 이어온 ‘적자’ 고리를 끊어 낸 김 대표는 지난해 이어 올해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제 2의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그동안 강도 높은 체질개선과 뚜레쥬르, 빕스 등 주력 브랜드에 집중한 결과다. 올해는 그동안 공들여온 해외사업에서 빛을 봤다. 적자 법인들이 수익을 내기 시작했고, 미국 법인은 현지에 안착해 CJ푸드빌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5일 CJ푸드빌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25% 늘어난 7599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535% 급증한 261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해외 사업은 지난해 CJ푸드빌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회사 측은 해외사업 고성과와 국내사업 수익 개선이 이번 실적에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지난해 견조한 국내 사업과 해외 사업의 선전으로 영업이익이 535%가량 증가하며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며 “올해는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성장세에 탄력을 붙여 흑자 폭을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숨고르기 끝난 해외사업…효자로 '우뚝'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몽골, 캄보디아 등 총 6개국에 진출한 CJ푸드빌은 ‘뚜레쥬르’ 브랜드를 앞세워 2004년 미국 시장에 첫 문을 두들겼다. 현재까지 약 20년 가까이 해외사업에 묵묵히 투자해 온 것이다. 그 결실은 최근 맺기 시작했다. 직접 운영국가인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지난해엔 이 세 국가에서 모두 ‘흑자’ 전환을 이뤘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연간 흑자를 달성하지 못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갖는 의미가 크다. 만년 적자 꼬리표가 달리던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해외 법인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을 정도다. CJ푸드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334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늘었고 순이익은 전년 -26억원에 15억원을 기록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2011년 진출해 현재 운영 중인 매장은 수도 자카트라틀 비롯, 발리 등 주요 도시 거점으로 51개다.

현재 3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베트남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 매출은 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71%나 뛰었고, 순이익은 전년 -28억원에서 개선된 2억원으로 집계됐다. CJ푸드빌은 “두 국가 모두 진출 초기부터 ‘프리미엄 베이커리’로 포지셔닝으로 입지를 다졌고, 양산빵 위주의 현지 베이커리와 달리 ‘갓 구운 신선함’을 강조해 공략했다”며 “팬데믹 기간 셧다운 등으로 사업 영향이 있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엔데믹 국면으로 전환하면서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현지 맞춤형 전략도 실적에 기여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현지 특성을 반영해 전 매장에서 무슬림 눈높이에 맞는 할랄 인증 완료 제품만 판매하고 있다. 베트남에선 최초로 ‘카페형 베이커리’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며 오토바이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 마일리지 및 멤버십 제도 등으로 현지에 없는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 법인은 2018년부터 5년 연속 흑자를 내며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해 매출(CJ푸드빌 뚜레쥬르·뚜레쥬르 인터내셔널)은 764억원, 순이익은 1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48%, 215% 성장한 수치다. 미국에선 LA, 뉴욕 등 21개 주(州)에서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90개점을 운영 중이며 현재 가맹점 비율은 90% 이상이다. CJ푸드빌 측은 “지난해 점당 일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 상승했다”며 “2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는 다점포 가맹점수도 절반에 달한다”고 전했다.

CJ푸드빌이 진출해 있는 6개 국가. 사진=CJ푸드빌 홈페이지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CJ푸드빌이 진출해 있는 6개 국가. 사진=CJ푸드빌 홈페이지 캡처

◆K-베이커리 ‘뚜레쥬르’로 해외사업 속도


해외사업 호조에 CJ푸드빌은 K-베이커리를 무기로 현지 사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현지에서 ‘프리미엄 베이커리’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고급화 전략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최근 거세지는 한류 붐에 따라 K-베이커리 등에도 관심이 옮겨지고 있어 이를 기회로 성장을 잇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가맹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미국은 대규모 제빵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사업 확장이 예고된 상태다. 올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격적 출점을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가맹점 비중이 90%에 달해 안정 궤도에 올라선 만큼, 가맹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 비중은 현지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안착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며 “가맹점 위주로 신규점이 늘어날수록 글로벌 확산에 탄력이 생긴다”고 귀띔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2030년까지 미국 내 뚜레쥬르 1000개 매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맹사업 확장을 위해 CJ푸드빌은 가맹점 수익성 강화 정책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장 한곳 한곳에 탄탄한 수익 모델을 정립한 결과, 점당 일매출이 전년 대비 약 20% 상승하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또 현지인을 놀랍게 만든 다양한 상품 구색 전략도 이어간다. 미국의 경우 단일 품목만 판매하는 베이커리 전문점이 많은 것에 반해 뚜레쥬르는 매일 200~300가지의 다양한 베이커리류를 만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국내외 실적을 바탕으로 ‘글로벌 F&B 전문 기업’으로서 K-베이커리 세계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