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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쏘아올린 작은 공 '민트로켓'…"만루 홈런 돼서 돌아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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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쏘아올린 작은 공 '민트로켓'…"만루 홈런 돼서 돌아올 것"

"참신한 재미" 목표로 한 서브 브랜드…경영진 심사 등 '허들' 최소화
개발진 30여 명 뿐이지만…데뷔작 '데더다' 해외 평점 90점 '대 호평'

민트로켓은 넥슨 신규개발본부의 게임 개발 기조 '빅 앤 리틀'에서 '리틀'을 맡고 있는 서브브랜드다. 사진=민트로켓 공식 사이트이미지 확대보기
민트로켓은 넥슨 신규개발본부의 게임 개발 기조 '빅 앤 리틀'에서 '리틀'을 맡고 있는 서브브랜드다. 사진=민트로켓 공식 사이트
빅 앤 리틀(Big and Little, 큰 것과 작은 것). 넥슨 신규개발본부가 게임 개발 과정 혁신을 위해 제시한 슬로건이다. 기존의 주력 사업인 대형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는 스튜디오는 그대로 두되, 수 십명 단위로 보다 규모는 작지만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탄생했다.

민트로켓의 첫 발은 '대성공'이다. 6월 28일 데뷔작으로 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가 글로벌 PC 게임 유통망 스팀에서 최다 동시 접속 5만명대를 기록, '레인보우 식스 시즈'와 '데스티니 가디언즈' 등 인기 온라인 게임과 대등한 반열에 올랐다. 1만7353명의 게이머 중 97%가 긍정적 평가를 남기는 등 호평 일색이다.
미국 리뷰 통계 사이트 오픈크리틱이 10명의 외신 기자·평론가들의 리뷰를 종합해 매긴 이 게임의 평점은 90점(100점 만점), 2013년 사이트 설립 후 최초로 90점의 벽을 넘은 국산 게임으로 기록됐다. 영국 매체 PC게이머는 "확언하긴 이르지만, 올해의 게임(GOTY) 후보에 오를 만하다"고 극찬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배불뚝이 다이버 '데이브'를 주인공으로 한다. 그래픽은 2D 도트를 기반으로 해 일견 '캐주얼 게임'으로 보이나 낮에는 다양항 어종이 몰리는 블루홀에서 해양 생물들을 사냥하는 탐험·수집형 RPG, 밤에는 뭍의 초밥 전문점 '반쵸 스시'에서 직원, 손님들과 어울리며 경영 시뮬레이션과 스토리 어드벤처를 즐기는 등 다양한 장르 콘텐츠가 섞여 있다.

황재호 민트로켓 디렉터가 일본 포게이머(4Gamer)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이 게임의 슬로건은 '바다는 새로운 형태의 던전이다'였다. 지난해 10월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테스트 과정에서 실제 다이버 출신 게이머가 고증에 관해 의견을 내는 등 피드백을 거쳐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데이브 더 다이버' 출시 안내 영상 갈무리. 사진=민트로켓 공식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데이브 더 다이버' 출시 안내 영상 갈무리. 사진=민트로켓 공식 유튜브

민트로켓을 총괄하는 넥슨 신규개발본부의 김대훤 부사장은 데이브 더 다이버의 출시에 발맞춰 국내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에 출연, 민트로켓의 설립 배경과 향후 전망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넥슨은 1994년 창립된 이래 설립 30주년을 앞두고 있으며 지난해 연 매출 3조원 이상을 기록한 거대 회사다. '던전 앤 파이터'의 네오플, '마비노기'의 데브캣, '카트라이더'의 니트로스튜디오 등 수많은 자회사와 스튜디오를 거느리고 있다. 자연히 신작 개발에 앞서 게임 기획·경영진 심사 등 '허들'을 넘어야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김대훤 부사장은 민트로켓의 운영에 있어 중시하는 것이 이러한 '허들'을 최대한 허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내의 수많은 프로젝트를 검수하다 보면, 경영진은 어쩔 수 없이 1시간, 때로는 30분 가량 발표를 듣고 10분 실제 플레이를 해본 후 결정을 내리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진의 짧고 굵은 심사로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보단 사내 개발자들에게 자유롭게 공유하고 테스트하는 데 집중하자는 것이 민트로켓의 운영 기조"라며 "직원들의 특정 장르, 테마의 게임에 대한 선호도 등을 사전에 조사해 이를 바탕으로 보다 전문적인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하며, 테스트 결과에 대한 판단도 개발진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트로켓은 앞서 언급했던 '빅 앤 리틀'에서 '리틀'을 맡고 있는 핵심 브랜드다. 김 부사장은 "수 백 명이 동원되는 'AAA급 게임'에도 참신성도 필요하지만, 정해진 문법에 따라야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본다"며 "무조건적인 대규모 자원 투입이 오히려 창의성과 도전 정신을 해칠 수도 있다고 보는 만큼, 민트로켓은 앞으로도 당분간 30명 내외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훤 넥슨 신규개발본부 부사장. 사진=김성회의 G식백과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김대훤 넥슨 신규개발본부 부사장. 사진=김성회의 G식백과 유튜브 채널

김대훤 부사장은 G식백과 인터뷰에서 민트로켓의 기조인 '자율성과 참신함'은 물론, 게임사로서 반드시 갖춰야할 '게임 개발 역량' 등 본질적 부분에도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게이머들의 전문성과 기대감은 날로 깊어지고, 업계 경쟁사들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자율성·독립성만으로 시장을 뚫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며 "민트로켓은 과감하고 참신한 시도를 통해 실전에서 역량을 확보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이는 더욱 멋지고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지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민트로켓은 데더다 출시에 앞서 올 5월 3D 좀비 생존 게임 '낙원(가칭)', 실시간 탑 뷰 대전 게임 'TB(가칭)'의 예고 영상을 공개했다. 김 부사장은 두 게임 외에도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거래형 카드게임(TCG)' 장르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김 부사장은 이들을 비롯한 차기작을 통해 경제적으로 '초 대박'을 거둘 가능성도 바라보고 있다. 그는 "독특함과 색다름이란 무기만으로 평단의 지지를 넘어 사업적인 면에서도 '만루홈런'을 날리는 게임이 민트로켓에서 나올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터뷰 말미에 김대훤 부사장은 "게이머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결과물을 내놓아야하는 것이 게임사의 의무"라며 "민트로켓은 한 발 더 나아가 매번 게이머들이 더 큰 기대를 하게 만들고, 매번 이에 보답하고 부응하는 개발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