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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매출 1위, 픽시브 외산 게임 2위…'블루 아카이브'가 日서 세운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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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매출 1위, 픽시브 외산 게임 2위…'블루 아카이브'가 日서 세운 기록들

'대박' 넘어 '대세 게임'…2차 창작 방면에선 '비교불허'
굿즈·음반·ASMR·TV애니…현지 수요 맞춰 사업 다각화

일본 도쿄 소재 TFT 홀 1000에서 7월 23일 '블루 아카이브' 2.5주년 행사가 열렸다. 행사장에는 '이자요이 노노미' 역을 맡은 미우라 치유키 등 성우 6명이 공식 게스트로 함께했다. 사진=블루 아카이브 일본 공식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 소재 TFT 홀 1000에서 7월 23일 '블루 아카이브' 2.5주년 행사가 열렸다. 행사장에는 '이자요이 노노미' 역을 맡은 미우라 치유키 등 성우 6명이 공식 게스트로 함께했다. 사진=블루 아카이브 일본 공식 유튜브 채널


한 콘텐츠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성공적', '순항' 등의 평을 받는다. 좋은 평가를 넘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경우 '홈런', '대박' 등의 수식어가 뒤따른다. 홈런이나 대박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엄청난 성과라면 '대세', '사회 현상'으로까지 불린다.
최근 국산 게임 중 '대세'에 근접한 게임이라면 단연 넥슨의 서브컬처 RPG '블루 아카이브'다. 2021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인기상 수상, 킨텍스 오프라인 행사 티켓 7000장 7분 만에 매진 등 국내 반응도 나쁘지 않지만, 서브컬처의 본고장인 일본에선 '사회현상'에 가까울 정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 24일 오후 8시, 2주년을 기념한 업데이트 적용 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다. 올 1월 일본 출시 2주년 업데이트 직후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까지 양대 앱 마켓 1위를 석권했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블루 아카이브가 일본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지난 2년간 3000억원을 넘어섰다.

서브컬처 IP 인기의 기준으로 꼽히는 2차 창작도 활발하다. 일본 대표 일러스트 창작 플랫폼 '픽시브'에 따르면 블루 아카이브의 누적 투고 작품 수는 24만1619개다. 이는 모든 게임 IP 중 8위, 일본 외 게임 IP 중에선 중국 '원신'에 이어 2위다.

국산 게임 중 블루 아카이브와 비견되는 최근작들의 픽시브 투고 수를 살펴보면 스튜디오 발키리 '라스트오리진'은 4만844개,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는 2만5936개다. 넥슨의 고전 인기작 '던전 앤 파이터'의 2만8483개나 한류 게임의 원조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3만3417개 등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블루 아카이브' 일본 공식 쇼츠 시리즈. 왼쪽부터 유우카의 '선생님, 잠깐 시간 되시나요?(先生、ちょっとお時間いただけますか?)', 아리사의 '선생님, 잠깐 시간 좀 내주세요!(先生、ちょっとお時間いただきます!)', 시로코의 '응, 선생님. 잠깐 시간좀 빌려갈께(ん、先生、ちょっと時間もらうね.)' 사진=블루 아카이브 일본 공식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블루 아카이브' 일본 공식 쇼츠 시리즈. 왼쪽부터 유우카의 '선생님, 잠깐 시간 되시나요?(先生、ちょっとお時間いただけますか?)', 아리사의 '선생님, 잠깐 시간 좀 내주세요!(先生、ちょっとお時間いただきます!)', 시로코의 '응, 선생님. 잠깐 시간좀 빌려갈께(ん、先生、ちょっと時間もらうね.)' 사진=블루 아카이브 일본 공식 유튜브 채널

이용자들의 호응은 TV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이어졌다. 올 1월 일본 출시 2주년 행사에서 TV 애니메이션이 제작된다는 소식이 공개되자 일본은 물론 한국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호평이 쏟아졌다. 최근 일본 2.5주년 행사에선 '블루 아카이브 디 애니메이션' 공식 브랜드 페이지와 '아로나', '시로코' 등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원화가 공개돼 호응을 끌어냈다.

일본 게이머들은 공식 발표 전부터 TV애니메이션 제작 등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이는 요스타가 현지 배급을 맡은 블루 아카이브 일본 채널이 마케팅 영상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채널'에 가깝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일본 블루 아카이브 공식 유튜브 채널은 공식 프로모션 영상과 라이브 방송에 더해 물론 지난해 7월부터 게임 속 캐릭터들이 주인공 '선생님'에게 말을 건다는 내용을 담은 쇼츠 콘텐츠가 매주 연재되고 있다.

처음에는 하야세 유우카가 혼자 출연하는 형태에서 우시오 노아와 함께, 이후 텐도 아리스나 시로코 등으로 주인공이 전환된 쇼츠 시리즈는 각 캐릭터를 살린 내용과 전개, 게임 내 업데이트에 따른 세계관 변화나 차기 업데이트 내용 암시 등을 담고 있어 올릴 때마다 주간 조회수 10만회를 기록하며 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서브컬처 업계의 핫 키워드로 꼽히는 '버추얼 유튜버'처럼 모션 캡처 아바타를 활용한 방송도 진행되고 있다. 일본에서 지난 1년 동안 연재된 '아로나 채널'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만우절에는 원작 스토리 상 영상 크리에이터로 활동한다는 설정을 가진 캐릭터 '치도리 미치루'가 촬영했다는 영상 콘텐츠도 공개됐다.

지난 23일, 홍대거리 AK플라자에서 열린 블루 아카이브 공식 굿즈 매장에 전시된 굿즈들.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3일, 홍대거리 AK플라자에서 열린 블루 아카이브 공식 굿즈 매장에 전시된 굿즈들. 사진=이원용 기자

블루 아카이브의 IP 비즈니스는 실물 굿즈 영역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피규어 등 장식용 굿즈에서 머그컵, 키링 등 실용성 굿즈는 물론 OST 음반, 나아가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음원까지 선보이고 있다.

ASMR은 직역하면 '자율감각 쾌락반응'이다. 속삭이는 목소리 등을 통해 청각적 자극을 주는 콘텐츠를 의미하며 주로 영상 크리에이터들이 방송 콘텐츠로 활용한다. 게임 IP에서 ASMR이 상품화되는 것은 한국 게임 기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캐릭터들의 매력이 높게 평가받고 있음을 반증한다.

다른 콘텐츠와의 컬래버레이션도 활발하다. 국내에선 굿즈 매장 애니플러스 숍, 프랭크 버거와 달콤커피 등과 협업했다. 지난 22일에는 이벤트 개시 하루 전에 홍대의 굿즈 숍, 카페 등과의 컬래버레이션을 깜짝 공개했는데, 바로 다음날 수 백명의 인파가 몰리는 등 성황을 이뤘다.

일본에선 도쿄 도심의 라멘집 '야로라멘(野郎 ラーメン)' 천연 온천 '토시마엔 니와노유(豊島園庭の湯)' 등 현지 유명 매장을 섭외해 보다 밀도 높은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올 2월 야로라멘과의 컬래버레이션 매장 또한 이용자들이 줄지어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끈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 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블루 아카이브의 다음 행선지는 중국으로, 오는 8월 3일 현지버전 '울람당안(蔚蓝档案)'이 서비스를 개시한다. 배급은 일본 현지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둬온 요스타의 자회사 상하이 로밍스타가 맡았으며 현재 385만명이 사전 등록에 참여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