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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남부 수도권 '핫 플레이스' 왕좌 되찾을까…리뉴얼 마친 신세계 경기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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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남부 수도권 '핫 플레이스' 왕좌 되찾을까…리뉴얼 마친 신세계 경기점 가보니

한끗 차에 갈리는 이색 콘텐츠 풍성, S스튜디오 신설 아카데미 '북적'
개방감 '활짝' 테이스티가든 '맛집' 즐비, 상업시설 부족 지역 최적화

신세계 경기점 8층 베이비 기프트 조닝 전경.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신세계 경기점 8층 베이비 기프트 조닝 전경. 사진=송수연 기자

“오래 기다렸어요. 매일 오는 곳이니 영화도 항상 여기서 봤는데, 리뉴얼 기간 동안은 기흥까지 가서 봤네요. 그래도 기다린 만큼 좋아진 듯해요.”


26일. 최장 1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대대적 리뉴얼을 마친 신세계 경기점 9층 CGV 앞에서 만난 최모씨(40대)의 말이다. 그는 “일주일에 못해도 2~3번은 오는 곳이라 재오픈 소식에 반가웠다”면서 “소이연남 같은 서울 맛집도 많이 들어왔지만, 9층에 공간 자체도 보기 좋게 변해 분위가 전환까지 되는 기분”이라고 만족을 표했다.

신세계백화점이 경기점 8·9층을 새단장하고 지난 25일부터 고객을 맞기 시작했다. 취미부터 문화, 미식을 공유할 수 있는 ‘체험’을 강조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콘텐츠는 ‘프리미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원과 동탄을 중심으로 대기업 임직원 거주 비율이 높고 소비력 있는 소비자들이 밀집한 지역이라서다.

덕분에 경기점은 ‘최초’의 수식어를 단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1대1 레슨 스튜디오를 갖춘 아카데미, 전관이 특별관인 영화관까지 경기점에서 처음 선보이는 차별화된 즐길거리가 많다. 별다른 상업시설이 없는 ‘수지’라는 지역 특성상 리뉴얼 효과가 기대된다.

신세계백화점은 “MZ고객과 가족단위방문 고객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아카데미, 리틀라운지, 영화관 등 문화·체험·서비스 시설을 대폭 강화했다”고 했다.

◆문화·체험·서비스 '프리미엄 공간' 대폭 강화


신세계 경기점 8층의 신세계 아카데미 앞에는 수강신청을 위한 대기줄이 이어졌다.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신세계 경기점 8층의 신세계 아카데미 앞에는 수강신청을 위한 대기줄이 이어졌다. 사진=송수연 기자

이날 오전 11시. 가장 북적이던 곳은 8층에 위치한 신세계 아카데미였다. 오고 있다는 지인의 연락을 받고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치열함’도 엿볼 수 있었다. 마침 가을학기 강좌 신청일이었는데, 인기 강좌는 빠르게 마감이 될 수 있어 서둘러 발걸음을 옮긴 사람들이었다.

연령대는 다양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돌쟁이와 함께 온 엄마부터 여가를 즐기려는 노년층도 이곳을 찾았다.

인기 강좌 수강을 향한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재단장을 통해 키즈 전용 아트&크래프트 클래스 등이 진행되는 S스튜디오가 최초로 신설되는 한편, 1:1 레슨 스튜디오를 통해 마치 과외를 하듯 원하는 강좌를 심도 깊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8층 골프샵 내에 있는 시타실 모습이다. 일반 매장에서 볼 수 없는 트랙맨 장비를 사용한다.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8층 골프샵 내에 있는 시타실 모습이다. 일반 매장에서 볼 수 없는 트랙맨 장비를 사용한다. 사진=송수연 기자

같은 층에 위치한 골프전문관은 프리미엄 브랜드인 G/FORE(지포어)를 비롯한 필립플레인골프, A.P.C.골프, 랑방블랑, BOSS골프 등으로 채웠다. 최신식 시타실을 갖춘 ‘골프샵’은 신세계가 직접 운영하는 곳으로, 골프용품을 한 자리에 모아뒀다. 골프샵 직원은 “시타실을 함께 운영하는 골프 매장은 많지만, 트랙맨을 사용하는 곳은 많지 않다”며 시설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트랙맨은 보통 골프연습장에 등록하고 레슨을 받을 때나 이용하거나 비용을 지불하고 스윙점검을 받을 때 쓴다.

◆육아맘 마음 훔칠 핵심 콘텐츠로 '중무장'


리틀그라운드(유아휴게실) 내 VIP 전용으로 운영되는 파미에 스위트.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리틀그라운드(유아휴게실) 내 VIP 전용으로 운영되는 파미에 스위트. 사진=송수연 기자
신세계 아카데미 바로 옆에는 리틀그라운드(유아휴게실)이 들어섰다. 기존에는 6층에 있었으나 8층으로 자리를 옮기며 규모를 기존 대비 두 배로 키웠다.

리틀그라운드 앞에서 만난 유모씨(39)는 “방금 아이와 함께 리틀그라운드를 이용했는데 예전보다 넓어져서 좋다”며 “이전에는 3명의 아이에게 밥을 먹일 공간 밖에 안됐지만 규모가 커져 걱정없이 올 수 있겠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의자와 테이블도 신경을 많이 쓴 듯 하다”며 “다만 유아휴게실 안에 유모차 대요소가 있어 주말이 되면 유아휴게실이 복잡해 질 것 같다”는 목소리를 냈다.

국내 4호점 '나이키키즈' 매장.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4호점 '나이키키즈' 매장. 사진=송수연 기자

그의 말에 따라 들어가 본 리틀그라운드는 세련된 인테리어에 쾌적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수유실은 총 4개였고, 기저귀 교환시설을 비롯해 ‘파미에 스위트’라는 VIP 전용 시설도 따로 운영되고 있었다. 파미에 스위트에는 아기 침대부터, 영유아용 식탁, 부모가 앉아서 쉴 수 있는 쇼파까지 비치돼 있다.

경기 상권에서 처음 소개되는 브랜드도 입점시켰다. 국내 4호점 ‘나이키키즈’가 대표적이다. 유럽 아동복 매장 ‘보보쇼즈’ 등 인기 아동 브랜드 만나볼 수 있다. 새로 선보이는 ‘베이비 기프트 조닝’에는 신진 유아 브랜드 ‘빌리’, 프랑스 브랜드 ‘쁘띠바또’와 ‘물랑로티’ 등을 선보인다.

◆미식 콘텐츠 보강…"입점 맛집·좌석 수 아쉬워"


신세계 경기점 9층 테이스트가든에서 식사를 즐기고 있는 고객들의 모습이다.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신세계 경기점 9층 테이스트가든에서 식사를 즐기고 있는 고객들의 모습이다. 사진=송수연 기자

탁 트인 전망이 눈에 들어오는 9층은 ‘테이스티가든’이다. 500여평 규모로 운영되며 인기 레스토랑, 카페로 채웠다. 오전 11시만 해도 한산했지만 점심시간에 가까워 올수록 찾는 발걸음이 늘더니 정오가 지나자 빈 좌석을 찾기 어려울 만큼 붐볐다.

특히 유명 홍대 카페인 ‘앤티크커피’와 미국식 샌드위치 전문점 ‘렌위치’는 지역 최초로 들어온 맛집이다. 앤티크커피는 화려한 인테리어에 순식간에 인증샷 성지로 변하는 모습이었다.

경기점 인근에 산다는 최모씨는 “자주 오면서도 항상 푸드코트 같은 식음 시설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일부 해소되는 느낌”이라며 “7층 전문식당가는 가격대가 높은 편이고 지하 1층은 명품관 위주다 보니 푸드코트가 있어도 작았는데, 여기는 개방감도 있고 못보던 곳도 많아 즐겨 찾게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리뉴얼 기간을 생각하면 생각보다 입점된 맛집이 적다는 생각도 든다”며 “좌석 수도 조금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같은 층에는 전관을 특별관으로 구성한 CGV가 새단장하고 문을 열었다.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형태다. 이는 특별관 수요가 높은 백화점 고객을 겨냥한 실험적 시도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일반관 대신 운영하는 6개관 전체를 4DX 등 프리미엄관으로 꾸몄다”고 소개했다.

방학 기간 중 영화간을 찾았다는 김모양(17)은 “리뉴얼하고 처음 와봤는데 CGV 자체는 좋아졌지만, 크기가 협소해졌다”며 “그래도 9층에 맛집과 영화관이 동시에 있어 맛집과 문화로 이어지는 동선이 마음에 든다”고 전했다.

◆리뉴얼은 현재 진행형…내년까지 변신 이어진다


5층 남성 패션관이 재정비에 들어갔다.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5층 남성 패션관이 재정비에 들어갔다. 사진=송수연 기자

경기점 리뉴얼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2020년 11월 스포츠전문관을 시작으로 지난해 생활전문관, 식품전문관, 명품관 등을 순차적으로 리뉴얼해 왔지만 경기점 곳곳은 리뉴얼로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6층 생활리빙관 일부 공간도 재단장에 들어간 상태다. 리뉴얼은 올 11월 마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5층 남성 패션과 VIP 시설 확대를 준비한다.

이에 장모씨(38)는 “올 때마다 리뉴얼 중이라서 불편함이 있다”며 “집에서 오기 편해서 자주 오고 있기는 하지만, 리뉴얼이 너무 잦은 듯 하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럼에도 리뉴얼을 멈출 수 없는 까닭은 경기 남부를 둘러싸고 백화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2007년 개점한 신세계 경기점은 경기 남부권 1위 자리를 지켜오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왕좌 자리를 뺏겼다.

지역 1번점 전략을 고집하는 신세계로서는 경기 남부 상권 1위 백화점의 위상을 되찾아야 할 시기로, 콘텐츠 싸움이 된 백화점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리뉴얼에 고삐를 죄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헌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장 상무는 “쇼핑뿐만 아니라 식음·문화·엔터테인먼트 등 즐길 거리가 다양한 체험형 공간으로 새 단장을 마쳤다”며, “지속적인 공간 혁신과 차별화 컨텐츠를 앞세워 경기 남부 상권을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