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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블링컨 美 국무 이스라엘 방문…묘안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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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블링컨 美 국무 이스라엘 방문…묘안 있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한다. 그가 어떤 묘안을 들고 갈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자료 이미지 확대보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한다. 그가 어떤 묘안을 들고 갈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자료
가자 지구 사태를 바라보는 미국의 속내는 복잡해 보인다. 이스라엘 편을 들고 있지만 한편으론 애써 가꿔온 중동의 안정을 해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라는 다 된 밥에 재를 뿌리지 않을까. 앞으로 나아가자니 위험하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기엔 패권 국가로서 체면이 상한다.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난제를 안은 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이하 현지 시간)부터 이스라엘을 방문한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해온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 방문을 통해 어떤 묘안을 제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이스라엘 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지면 다른 중동 국가들의 반발로 자칫 전쟁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 미국은 이 지역에서 안정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마스의 무모한 테러에 지상군 투입을 선언한 이스라엘을 말릴 의사도 없다.
미국은 분명 이스라엘 편에 서 있다.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블링컨 장관의 이스라엘 방문은 연대와 지원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스라엘 지도자들로부터 그들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추가 지원에 대해 직접 듣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10일 연설에서 "이스라엘은 악의적인 공격에 대응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며 보복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밝혔다.

미국은 이미 탄약과 요격 미사일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마스와 친이란 민병대 헤즈볼라의 공격 대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의회에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 자금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며 이스라엘을 전적으로 지원할 태세다.

선택의 갈림길


그러나 미국의 친이스라엘 정책은 이웃 중동 국가들의 반발을 피할 수 없다. 그들은 팔레스타인에 동정적이며 오랫동안 이스라엘의 점령을 비난해 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 지구의 지상 침공을 고려하고 있어, 미국이 이에 어느 정도 관여할 것인지도 흥미롭다.

그 정도에 따라 미국의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갈등을 빚고 있는 이란을 상대로 포위망을 구축하고, 아랍 동맹국으로 자처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잡고 중동의 안정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하마스의 갑작스러운 공격 배경에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 협상 진전에 대한 초조감이 감추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 영토의 탈환을 주장하는 하마스는 두 나라가 관계 개선을 향해 나아가면 자신들이 설 땅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해 왔다.

미국은 협상의 진전을 계속 모색할 것이다.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사우디아라비아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는 안정과 평화, 번영을 가져올 것이며 이는 우리가 계속 추구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핵 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를 비롯한 항모전단을 지중해 동부로 급파했다. 웬만한 국가의 전체 공군 전력과 맞먹는 항모전단의 투입은 헤즈볼라와 이란같이 중동의 불안정한 상황을 이용하려는 세력을 꽁꽁 묶어두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한편 미국은 확전을 두려워하고 있다. 존 커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 및 커뮤니케이션 조정관은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이 이란이나 헤즈볼라의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두 곳 이상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최대한 피해 왔다. 아무리 패권 국가라 하지만 중국의 억지력을 우선 과제로 하면서 러시아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는 두 가지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벅차다.

거기에 중동에서 전면전이 벌어지면 미국의 한계를 뛰어넘는 극단적 상황과 맞닥뜨릴 수 있다.

게다가 야당인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삭감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결국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미국이 수립한 세계 안보전략은 이제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