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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전 프로는 '미완성'…"4세대 모델까지 기다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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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전 프로는 '미완성'…"4세대 모델까지 기다려야"

가격, 기기 성능, 콘텐츠 부족 등 문제점 산재

'비전 프로' 공식 영상을 캡처한 것. 사진=애플 공식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비전 프로' 공식 영상을 캡처한 것. 사진=애플 공식 유튜브 채널
애플이 야심 차게 선보인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 생태계가 '완성되지 못한 신세계'란 평을 받고 있다.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의 기능과 가격 문제에 발목을 잡힌 가운데 몇 세대에 거친 장기적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 2월 2일 미국 지역에 한해 판매가 시작된 비전 프로는 애플이 최초로 선보인 가상현실(VR) 헤드셋이다. 최소 3499달러(약 465만원)이란 높은 판매가, 강력한 패스스루(헤드셋 밖 실제 화면을 보는 것) 기능과 이에 따른 자유로운 증강현실(AR) 기능, 눈짓과 손짓을 인식하는 최신식 캡처 기술 등으로 주목받았다.
업계의 반응은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나 완벽하진 않다'로 귀결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의 비전 프로 리뷰 기사를 살펴보면 시넷은 "미완성된 미래를 향한 놀라운 시선", 엔가젯은 "미래를 위한 베타 테스트", 뉴욕타임스는 "애플의 첫 헤드셋, 목표와 세련미 부족", 더 버지는 "완성되지 않은 마법" 등의 평을 남겼다.

비전 프로의 주요 문제점으로는 비싼 판매가와 600g을 넘는 무게로 인한 불편한 착용감, 2~4시간에 불과한 배터리 지속 시간 등이 지목된다. 애플의 라이벌 메타 플랫폼스(메타)가 지난해 6월 공개한 '퀘스트 3'는 배터리 지속 시간은 비슷하나 가격은 499달러(69만원), 무게 515g으로 비전 프로 대비 7분의 1의 가격, 더 낮은 무게를 갖고 있다.

'비전 프로' 사용 예시 영상을 캡처한 것. 사진=애플 공식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비전 프로' 사용 예시 영상을 캡처한 것. 사진=애플 공식 유튜브 채널

콘텐츠 부족 또한 걸림돌이다. 애플의 라이벌 메타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는 물론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OTT 넷플릭스 등이 비전 프로의 근간 '비전OS' 생태계에 불참을 선언했다.

애플은 이에 대응해 모바일 게임 중심의 '애플 아케이드'에 등록된 게임들을 비전 프로 환경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비전 프로 출시에 발맞춰 중국 대형 게임사 호요버스와 협업, '붕괴: 스타레일' 비전 프로 버전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게임의 수나 장르 다양성 등 측면에서 메타 '퀘스트', 바이트댄스 '피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 등 타 VR 게임 생태계보다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붕괴: 스타레일' 비전 프로 버전 역시 "VR 환경에 맞춰 최적화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 게이머들의 중평이다.

IT 분야의 '애플 통'으로 유명한 마크 거먼(Mark Gurman) 블룸버그 특파원은 최근 비전 프로 리뷰 기사를 통해 "비전 프로는 아이패드를 대체할 잠재력은 있는 기기"라면서도 "지금으로선 애플이 준비 중인 미래 사업용 시제품을 미리 체험하기 위해 돈을 내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비전 프로 제품을 맡고 있는 애플 내부 직원들 사이에선 "아이폰이나 애플워치 등이 그랬듯, 비전 제품군이 이상적인 형태가 되려면 4세대에 걸친 개발·제품 출시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거먼 특파원은 "비전OS 생태계의 콘텐츠는 애플이 8년에 걸쳐 준비해 왔다기엔 상당히 부실하고 기기적인 면에서도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애플은 향후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양면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