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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시장 '빨간 경고등' 켜졌다...수익률 50% 급등·외국인 투자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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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시장 '빨간 경고등' 켜졌다...수익률 50% 급등·외국인 투자 급감

10년물 국채 수익률 4.3%대로 상승, 2001년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 기록
2023년 1월 27일 미국 뉴욕시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거래 현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1월 27일 미국 뉴욕시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거래 현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국채 시장에서 위험 신호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주식시장의 요동이 심해지는 가운데 국채 시장까지 흔들리면서 달러 자산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머니 매탈 거래소가 지난 25(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과 국채 경매에서의 부진한 성과, 그리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참여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다.

특히 지난 4월 첫째 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0% 급등했는데, 이는 2001년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폭이다. 410일에는 수익률이 4.5%를 넘어서기도 했으며, 현재는 약 4.3%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제스 와이어(Mises Wire) 기고문에서 애널리스트 아티스 셰퍼드(Artis Shepherd)"채권시장은 미국 정부에 국채 지출이 통제 불능 상태이며, 지난 80년 동안 남용해온 기축통화 '특권'이 고갈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 뉴스레터 발행인 브라이언 런딘(Brien Lundin)은 이러한 현상을 "나머지 세계가 미국을 매도하고 있다"라고 간단히 표현했다.

◇ 미국 자산 외면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유럽 채권 등 대체 안전자산으로 이동


최근 국채 경매 결과는 더 우려스러운 상황을 보여준다. 지난주 실시된 7년물 국채 경매에서 중앙은행과 외국인 수요를 반영한 '간접 입찰자' 비율은 59.3%, 361.2%에서 하락했다.

상황은 다른 만기 국채에서도 비슷했다. 5년물 국채 경매에서 간접 입찰자 비율이 64.04%, 6개월 평균인 70.2%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2년물 국채 경매에서는 외국인 구매자 비중이 56.2%로 떨어져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BNY 마켓 애널리스트 존 벨리스(John Velis)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채권시장에서 해외 실물 자금 투자자들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자체가 금융 변동성의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면서 투자자들은 금, 스위스 통화, 유럽 채권과 같은 다른 안전처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미국 국채가 주식시장과 함께 동반 하락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CNBC"국채와 달러는 일반적으로 미국의 역사적 금융 건전성을 바탕으로 시장 불안 시 안전처로 인식되어 강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금은 채권 수익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어, 전통적인 시장 흐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고조된 무역 전쟁 상황은 이러한 움직임을 가속화했다. 보도에 따르면, "상호 관세"가 발효되었을 때 채권시장은 초기에 강세를 보이며 수익률이 하락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90일간의 관세 유예를 발표한 후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국채는 매도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낙관론이 무너지고 주식시장이 다시 폭락했을 때도 국채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최근의 무역 갈등만이 아닌 미국의 구조적인 재정 문제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셰퍼드는 "최근의 관세 발표는 이미 시작된 추세를 더 부각시켰다""미국의 방만한 지출과 진로를 바꾸려는 의지의 완전한 결여로 인해 미국의 신용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국채 수요를 인위적으로 늘리고 양적완화를 통해 수익률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셰퍼드는 "합리적인 대응은 미국 정부가 지출을 삭감하고, 건전한 화폐 제도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국채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 하락이 지속될 경우, 미국 정부의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 상황을 감안할 때, 이러한 변화는 세계 금융시장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