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북극권서 영국군 주도 훈련...트럼프-푸틴 휴전 협상 부진 속 군사 시위

영국군은 이날 핀란드 라플란드 지역 북극권 북쪽에 자리한 소단킬라 군사기지에서 아파치 공격 헬리콥터를 이용해 50kg짜리 헬파이어 미사일 총 15발을 발사했다. 이 중 8발은 당일 발사됐으며, 훈련은 적 탱크 같은 목표물 제거를 위해 설계된 단거리 미사일과 분당 수백 발을 연사할 수 있는 30mm 자동포(체인건)의 활용법을 익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소단킬라에 배치된 4연대 육군항공대 제이미 프라이스 상병은 "북극은 그만큼 혹독하다. 조심하지 않으면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오히려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파치는 "공격 무기로서 항상 매우 뛰어났다"며 한 번에 여러 목표물을 조준하고 사격할 수 있는 헬리콥터라고 덧붙였다.
◇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으로 러시아와 국경 2배 늘어
이번 훈련은 핀란드 최북단 지역에서 실시된 나토 훈련의 일환으로, 주로 핀란드군이 주도하되 스웨덴군과 영국군이 참여했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나토의 최신 회원국으로, 헬싱키의 동맹 가입으로 러시아와 나토 사이 국경은 두 배로 늘어났다. 이에 크렘린은 재빨리 대응하겠다고 다짐하며 러시아 북서부 주둔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최근 위성 사진을 통해 러시아가 핀란드 인근으로 군사적 움직임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토 국가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끝나면 모스크바가 나토 땅 근처에 상당한 수의 군대를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오랫동안 밝혀왔다.
핀란드 방위군 전략기획 책임자인 사미 누르미 소장은 이번 주 "우리는 수백 년 동안 러시아의 이웃이었다"며 "우리는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스토니아 해외정보국은 지난해 초 러시아가 군대를 성공적으로 개혁할 경우 나토가 "앞으로 10년 안에 소련식 대규모 군대에 맞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전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2022년 말에 현재 진행 중인 군대에 대한 대대 변화를 발표했다. 영국 육군 제1항공여단 전투팀 사령관 닉 잉글리시 준장은 지난 21일 뉴스위크에 "이것은 나토의 역량이 핀란드에 어떻게 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정말 명백한 시위"라고 밝혔다.
◇ 트럼프 나토 연대 축소 우려 속 동맹 결속 과시
이번 훈련은 나토 회의론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다시 들어서기 전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들을 공격하도록 부추길 것이라고 말하면서 나토 연대를 축소한 상황에서 그 반대를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 전체의 국방비 지출 지침에 미치지 못한다며 나토 연대 약화 발언을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에 진전이 있다며 "협정이 체결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시 침공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해 "꽤 힘들고 오랜 시간이 걸릴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해 협상의 어려움을 시사했다.
영국군은 지난 3월 업그레이드된 AH-64E 헬리콥터 50대 중 마지막 헬리콥터를 받았다. 공군과 통신하는 19세 공군 병사 몰리 맥렐랜드는 이 헬리콥터가 작업이 완료된 직후 빠르게 이륙하기 전에 필요한 곳에 신속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또 다른 평가에서는 동맹이 분열된 것으로 간주될 경우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한 후 나토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핀란드 북부에서 실시된 이번 훈련은 이런 우려 속에서 나토의 강력한 방어 의지와 역량을 보여주는 상징 의미를 갖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