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철강·알루미늄 관세 두 배로 올려…미국 국채 값도 내려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각)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와 미국 의회예산국(CBO), 주요 금융기관 자료를 활용해 연방 정부의 빚 부담이 커졌다는 경고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걱정이 커진 탓이라고 보도했다.
◇ 제조업 지표 48.5로 내려가…달러값 0.6% 하락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최근 0.6% 내려 99.74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달러 인덱스 기준 미국달러 가치는 올해 들어 9% 가까이 내렸다. 시장에서는 “미국 달러가 주요 국가의 돈과 견주어 3년 만에 가장 낮은 값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경기 둔화 소식에 뉴욕증시 S&P500 지수도 내렸으나, 이후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 업계에서는 “관세 정책이 미국 성장에 끼치는 영향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미국 정부 빚 부담 커져…국채 값도 내려가
달러값 하락에는 미국 정부의 빚 부담이 커졌다는 경고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의회예산국은 최근 “정부가 7조 5000억 달러(약 1경 327조 원) 가까이 더 쓰면, 연방정부 빚이 36조 2000억 달러(약 4경 9800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고, 팔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30년 만기 미국 국채 이자율은 4.98%로 올랐다. 이는 국채값이 떨어졌다는 의미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에 붙이는 세금을 두 배로 올린다고 밝혔다. 철강은 25%에서 50%로, 알루미늄도 50%로 올렸다. 이 조치는 6월 4일부터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철강산업을 지키고 생산을 늘리기 위해 세금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 영향으로 미국 안에서 철강·알루미늄 값이 뛰었고, 관련 기업 주가도 크게 움직였다. 미국 금속과 금속제품 생산자물가지수는 4월 324.28로, 전달보다 1.42%,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2% 올랐다.
시장에서는 “수입업체들이 세금 인상 전에 미리 쌓아둔 재고를 줄이고 있다. 이는 당장은 수입 비용 오름세를 막을 수 있지만,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시장 불안 이어져…앞으로도 변동성 클 듯
달러값 하락과 국채 이자율 오름세, 제조업 경기 위축, 철강·알루미늄 세금 인상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며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금융기관은 “달러값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달러값이 내년까지 9% 더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권에서는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과 빚 부담, 경기 둔화 걱정이 달러와 국채, 금속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미국 정책 변화와 세계 경기 흐름에 따라 시장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