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기초자산으로 PRS 자금 조달 방안 검토 중
보유 지분 81.2%로 9일 기준 66조4505억원 규모
재무구조 개선·글로벌 최저한세 부담 완화 위한 선택
보유 지분 81.2%로 9일 기준 66조4505억원 규모
재무구조 개선·글로벌 최저한세 부담 완화 위한 선택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국내 복수의 증권사들과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을 기초자산으로 PRS를 통한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달 자금 규모는 2조~3조 원 규모로, 전체 주식의 2~3%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PRS는 계약 만기 시 기초자산인 주식의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을 정산하는 파생상품을 말한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1.2%(1억9150만 주)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다. 이날 기준(34만7000원) 66조4505억 원 규모다. LG화학은 자회사 지분 활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받아온 여러 제안 중 하나"라면서 "진행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의 자회사 지분을 활용한 유동성 확보는 재무구조 개선과 신사업 투자 재원 확보, 글로벌 최저한세 부담 완화 등 세 가지 목적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이 부진해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상태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2024년 3분기 290억 원 손실을 낸 이후 올해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가 나고 있다. 실적 전망도 어둡다. 증권사들에 따르면 LG화학 석유화학 사업의 올해 3~4분기 각각 600억~800억 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8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방 업황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고성장·고수익 사업 영역으로 전환을 위한 투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이나 다른 자산들을 적기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최저한세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저한세는 다국적 기업이 세율이 낮은 국가에 자회사를 두고 과세를 회피하지 못하도록 실효세율이 15% 미만일 경우 본국에서 추가로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지분율이 80% 이상이면 모회사가, 미만이면 자회사가 부담한다. LG화학으로서는 PRS를 통해 지분율을 80% 이하로 낮춰 세금 부담을 피할 수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글로벌 최저한세를 적용한다. LG화학은 81.7%를 보유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을 80% 아래로 낮춰야 과세 부담을 피할 수 있다"면서 "매각 과정에서 2조 원 현금을 확보할 수 있고, 매각 자금 일부에 대해 주주환원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