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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엔비디아, 'GB300' 출하 본격화…AI 서버 공급망 4분기 신기록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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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엔비디아, 'GB300' 출하 본격화…AI 서버 공급망 4분기 신기록 전망

폭스콘·콴타 등 주요 ODM, 9월 매출 사상 최고치 경신하며 성장 주도
액체 냉각 솔루션 수요 급증…차세대 '베라 루빈'이 시장 재편 이끌까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서버 플랫폼 'GB300'의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폭스콘, 콴타 등 주요 ODM(주문자 설계 제조) 업체들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고성능 서버 수요가 늘면서 액체 냉각 솔루션 시장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서버 플랫폼 'GB300'의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폭스콘, 콴타 등 주요 ODM(주문자 설계 제조) 업체들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고성능 서버 수요가 늘면서 액체 냉각 솔루션 시장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서버 섀시 'GB300'이 출하를 본격화하면서 세계 서버 공급망이 전례 없는 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 신구 제품 전환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는 순조로운 초기 물량 공급으로 기우에 그쳤으며, 오히려 2025년 4분기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IT 전문 매체 디지타임스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GB300 출시가 일으킨 강력한 동력은 폭스콘, 콴타 등 주요 ODM(주문자 설계 제조) 기업을 넘어 시스템 통합(SI)과 냉각 솔루션 공급업체까지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관련 기업들의 실적을 최고 수준으로 견인하고 있다.

2025년 9월 말, 엔비디아의 GB300 AI 서버 섀시가 시장에 처음 공급됐다. 이 제품은 올해 4분기 서버 공급망의 출하량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떠올랐다. ODM 업체들은 GB200에서 GB300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공급 차질이나 수요 위축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예상보다 원활한 초기 출하 덕분에 전환기 둔화 우려를 크게 덜었고, 4분기부터 본격적인 대규모 물량 증산이 이뤄지리라는 신호로 풀이된다. GB300이 일으킨 훈풍은 ODM 업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서버 시스템을 최종 구축하는 시스템 통합 업체들과 고성능 서버의 발열 문제를 해결하는 냉각 모듈 공급업체 등 생태계 전반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주요 ODM, 4분기 기대감 속 '사상 최고' 행진


GB300 출시 효과로 엔비디아의 핵심 협력사인 3대 ODM 업체들이 가장 먼저 실적을 끌어올렸다. 폭스콘, 콴타, 위스트론은 모두 2025년 9월, 튼튼한 매출 실적을 발표하며 AI 서버 시장의 성장성을 증명했다. 이들이 내놓은 2025년 4분기 AI 서버 출하량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세대교체 과정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GB300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 대한 강한 믿음을 심어주었다.

가장 먼저 소식을 알린 곳은 델과 위스트론이다. 델(Dell)은 지난 2025년 7월,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CoreWeave)에 GB300 NVL72 섀시를 먼저 공급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이 섀시는 위스트론이 만들었다. 콴타 또한 9월 말부터 GB300 출하를 시작했다고 확인했다. 특히 콴타 쪽은 "GB300의 설계가 이전 모델인 GB200과 매우 비슷해 생산 과정에서 익숙해지는 시간이 짧았고, 덕분에 훨씬 원활하게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GB200과 GB300 섀시를 모두 초기에 출하한 ODM인 폭스콘의 성과는 특히 눈에 띈다. 폭스콘은 2025년 3분기 AI 서버 섀시 출하량이 바로 앞 분기보다 무려 300% 늘었다고 밝혀 시장을 놀라게 했다. 4분기 성장률의 구체적인 수치는 내놓지 않았지만, "AI 서버를 포함한 클라우드 네트워킹 제품군이 앞으로 운영 실적을 이끌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적 수치 또한 이러한 자신감을 뒷받침한다. 콴타는 2025년 9월 1841억 900만 대만 달러(약 8조 5739억 원), 3분기 4952억 5800만 대만 달러(약 23조 641억 원), 그리고 올해 9월까지의 누적 매출 1조 4900억 대만 달러(약 69조 3893억 원)를 기록하며 모든 부문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폭스콘 또한 9월 8371억 대만 달러(약 38조 9837억 원), 3분기 2조 500억 대만 달러(약 95조 4685억 원), 9월까지 누적 4조 7200억 대만 달러(약 219조 8104억 원)라는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GB 시리즈의 핵심 컴퓨팅 보드를 공급하는 위스트론은 3분기 초반, 세대교체 과정에서 두 달간 매출이 줄어 다소 출발이 늦었다. 하지만 9월 매출이 2034억 3600만 대만 달러(약 9조 4740억 원)로 눈에 띄게 반등했다. 이는 바로 앞 달보다 17.83%,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9.93% 늘어난 수치다. 위스트론은 "강력한 AI 서버 수요 덕분에 전체 서버 사업에서 AI 제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2025년 1분기 60%에서 2분기 70%로 커졌다"며, "하반기 기여도는 더욱 커질 것이며, 4분기는 올해 AI 서버 출하량이 정점을 찍는 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GB300이 앞당긴 액체 냉각 시대…관련 부품 업계도 '특수'


시장의 눈은 이미 다음을 향한다. 업계는 GB300의 성공적인 출시가 서버 공급망 안에서 액체 냉각 장치 채택을 앞당기고, 부품 업체 사이의 시장 지위 재편 가능성을 키우는 중요한 기회가 되리라 분석한다. 차세대 제품인 베라 루빈(Vera Rubin)은 GB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전력과 냉각 설계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져, 부품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 이에 2026년 3월 엔비디아 GTC에서 차기 공급망 구도가 확정되기 전까지, 주요 기업들의 연구개발과 시제품 생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AI 서버의 성능이 크게 높아지면서 발열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자, 냉각 솔루션 공급업체들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냉각 모듈 제조업체 아우라스(Auras)는 GB200 공급망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GB300의 공식 인증 공급업체로 선정돼 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아우라스는 구체적인 출하 사양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2025년 9월 매출이 바로 앞 달보다 24%, 지난해 같은 달보다 64% 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고 밝혔다. 이러한 성장에 힘입어 3분기 전체 매출은 앞 분기보다 12.1% 증가했으며, 4분기에는 여기서 다시 25% 추가 성장하리라 예측한다. 또 다른 주요 업체인 에이브이씨(AVC) 또한 9월에 사상 최고 매출을 올리며, 8개월 연속 월간 최고 기록을 이어갔다.

냉각 솔루션 업계는 GB 시리즈가 액체 냉각 솔루션의 광범위한 채택에 불을 지폈으며, 2026년 하반기 나올 차세대 베라 루빈 제품이 액체 냉각 도입의 큰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본다. 베라 루빈은 전력과 냉각 설계의 근본 변화를 예고해, 앞으로 공급망 구조와 업체들의 위상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