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3.8% 급락에도 현금 비중 15년 래 최저…'밀리면 산다' 저가 매수세 유입
엔비디아-MS-앤스로픽 '순환 출자' 고리…시장선 "수익성 부풀리기" 의구심
피차이 구글 CEO "과열은 산업 사이클의 일부"…19일 엔비디아 실적이 분수령
엔비디아-MS-앤스로픽 '순환 출자' 고리…시장선 "수익성 부풀리기" 의구심
피차이 구글 CEO "과열은 산업 사이클의 일부"…19일 엔비디아 실적이 분수령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는 지난 18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자들이 AI 거품에 대한 공포를 느끼면서도 기술주 중심의 강세론을 꺾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포와 탐욕의 공존 "지수는 하락, 투심은 최고조"
현재 뉴욕 증시는 뚜렷한 조정 국면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3.8% 넘게 하락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기술적 지지선인 5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았다. 시장의 공포 심리를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이달 들어 45%나 치솟았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실제 자금 운용은 정반대 흐름을 보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최근 실시한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의 현금 보유 비중은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미국 주식 투자 비중은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시장 하락을 위험 신호로 받아들이기보다, 여전히 '밀리면 산다(Buy the dip)'는 전략을 고수하며 주식시장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음을 뜻한다. 배런스는 이를 두고 "증시는 2008년 이후 최악의 11월을 보내고 있는데, 투자 심리는 10년 만에 최고조에 달한 모순된 상황"이라며 "무언가는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AI 거품론과 '내부 순환' 투자 구조의 모순
시장의 불안감은 AI 산업의 수익성 모델에 대한 의구심에서 비롯된다. BofA 조사에서 펀드매니저의 45%는 'AI 거품'을 시장의 “가장 큰 꼬리 위험”(Tail Risk·발생 확률은 낮으나 큰 충격을 주는 위험)으로 꼽았다.
특히 빅테크 기업 간의 복잡한 자금 거래 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발표된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 간의 3각 거래가 대표 사례다.
엔비디아는 앤스로픽에 100억 달러(약 14조 6700억 원)를, MS는 50억 달러(약 7조 3300억 원)를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 그런데 앤스로픽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 사용료로 300억 달러(약 44조 원)를 지출하겠다고 약속했다. MS의 애저는 다시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블랙웰'과 '루빈' 프로세서로 구동된다.
낸시 텡글러 라퍼 텡글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몇 년간 그 어느 때보다 시장의 회의론이 높다"며 "단순히 AI 분야의 '땅따먹기'식 투자뿐만 아니라, 막대한 설비투자(CAPEX)를 집행하는 기업들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 알파벳(구글), 메타, MS, 오라클 등 5개 빅테크 기업이 지난 두 달 반 동안 AI 관련 부채로만 약 810억 달러(약 118조 90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는 점도 기업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과잉 투자" 경고음 속 "건전한 조정" 반론도
빅테크 경영진도 과열 분위기를 인정하는 모양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지난 18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현재의 열광은 합리적"이라면서도 "산업적으로 투자가 과열(overshoot)되는 순간은 늘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인터넷 태동기에도 과잉 투자가 있었지만, 인터넷의 혁명적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며 "AI 역시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정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제임스 데머트 메인 스트리트 리서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모든 기술 혁명은 거품과 같은 주가 흐름을 만든다"며 "현재의 거품은 터질 조짐 없이 건전한 속도로 부풀어 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11월의 이례적인 하락장은 변동성이 없던 시장의 자연스러운 재설정 과정"이라며 "오히려 12월 연말 랠리를 위한 좋은 발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참여자들은 19일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과 가이던스가 AI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잠재울지, 아니면 거품 붕괴의 방아쇠가 될지가 올해 증시의 마지막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