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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잡는’ 아파치 헬기, 14회 중 13대 격추… UAE는 ‘하이브리드 방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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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잡는’ 아파치 헬기, 14회 중 13대 격추… UAE는 ‘하이브리드 방패’ 공개

소프트웨어만 바꿨는데 ‘공중 요격 기지’로 진화한 美 아파치(AH-64E)
UAE 칼리두스, 전파 방해와 타격 동시에 하는 ‘알데라’ 시스템 선봬
“수십억 미사일 대신 가성비·기동성”… 방산 트렌드 ‘이동형 통합망’으로 재편
AH-64E 아파치 내부의 조종사들의 측면 모습. 사진=미 육군이미지 확대보기
AH-64E 아파치 내부의 조종사들의 측면 모습. 사진=미 육군
전 세계 안보 지형을 뒤흔드는 드론의 공습에 맞서, 공격 헬리콥터를 하늘 위 방공 기지로 활용하거나 교란(소프트킬)과 파괴(하드킬) 기술을 섞은 복합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드론 공격을 막아내려 기존 무기를 개량하거나 신속하게 움직이는 통합 방어망을 짜는 일이 세계 방산 시장의 새로운 흐름으로 떠올랐다.

미국 방산 전문 매체 넥스트 젠 디펜스(Next Gen Defense)’는 지난 24(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가 공개한 신형 대드론 시스템 알데라(AlDeraa)’와 미 육군 아파치 헬기의 드론 요격 훈련 성과를 보도했다.

UAE, ‘창과 방패결합한 통합 방공망 알데라선봬


UAE 방산 기업 칼리두스(Calidus)‘2025 두바이 에어쇼에서 신형 대드론 시스템인 알데라(AlDeraa)’를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드론과 배회 탄약(자폭 드론) 위협을 탐지하고 무력화하는 데 특화한 단거리 방공 솔루션이다.

알데라의 가장 큰 특징은 전파 방해로 드론을 무력화하는 소프트킬과 직접 타격해 파괴하는 하드킬방식을 모두 갖췄다는 점이다. 칼리두스 측은 첨단 센서를 탑재해 피사체 식별이 어려운 저신호 표적도 수 초 안에 탐지·식별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시스템은 UAE군이 운용 중인 지휘통제(C4I) 네트워크와 연동해 다층 방공망의 핵심 축을 담당한다. 고정식 기지 방어뿐만 아니라 차량에 탑재해 이동하며 작전을 수행할 수도 있다.

칼리파 무라드 알블루시 칼리두스 최고경영자(CEO)는 에미리트 통신과 인터뷰에서 최종 사용자의 요구와 실전 환경을 반영해 개발했다전술 운용이 쉽고 신속한 배치가 가능하며, 물류 부담을 줄인 경량화 설계로 현대 전장의 긴급한 작전 수요를 충족했다고 강조했다.

탱크 킬러에서 드론 사냥꾼으로… 아파치 헬기의 변신


미 육군은 주력 공격 헬기인 AH-64E 아파치를 드론 잡는 헬기로 성공적으로 변모시켰다. 미 육군은 최근 실시한 파리채(Flyswatter)’ 작전에서 아파치 V6(버전 6) 모델이 14번의 드론 교전 중 13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격추율은 약 93%에 이른다.

이번 성과는 대규모 하드웨어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통신 네트워크 강화만으로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파치 V6는 사격 통제 레이더의 해상도를 높여 승무원이 소형 드론을 빠르게 포착하도록 했다. 포착된 표적은 헬파이어미사일이나 합동 공대지 미사일(JAGM)’로 정밀 타격하거나, 300m 이내 근거리에서는 30mm 기관포와 하이드라-70 로켓으로 제압한다.
핵심은 링크-16(Link-16)’ 전술 데이터링크의 통합이다. 이를 통해 아파치는 함정, 전투기, 지상 레이더 등 다른 자산과 실시간으로 표적 정보를 공유한다. 조엘 구치 미 육군 표준화 조종사는 링크-16 통합으로 아파치는 지상 방공망의 빈틈을 메우는 진정한 이동식 방공 플랫폼으로 거듭났다고 평가했다.

비대칭 위협 대응, ‘기동성네트워크가 승패 갈라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들이 드론이라는 비대칭 전력에 대응하는 해법이 가성비기동성으로 모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수백만 달러짜리 미사일로 수백 달러짜리 드론을 요격하는 비용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자산을 개량하거나 복합 대응 체계를 갖추는 방식이다.

미 육군은 아파치 헬기가 지상에 고정된 방공포대와 달리 공중에서 자유롭게 기동하며 드론을 요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대니얼 요크 준위는 무인 항공기(UAS) 위협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아파치 승무원들은 육군 항공의 최전선에서 역할을 다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드론 대응을 위한 전담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보잉이 제작해 전 세계에서 1280대 이상 운용 중인 아파치 헬기가 단순한 지상 공격용을 넘어 공중 방어 자산으로 역할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헬기 운용국들의 전술 교리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UAE의 알데라 역시 단순한 요격 무기가 아니라 C4I 체계와 결합한 지능형 방패라는 점에서, 향후 방공 시장은 하드웨어 성능을 넘어선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