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일본, 핵추진 잠수함 개발 본격화…향후 10년내 최대 4척 건조 추진

글로벌이코노믹

일본, 핵추진 잠수함 개발 본격화…향후 10년내 최대 4척 건조 추진

디젤 잠수함 한계 넘어 장기 잠항·글로벌 작전 능력 확보
중국·북한 견제 속 인도·태평양 해양 질서 재편 신호
한국 20척·중국 70척 보유…동북아 수중 전력 균형 변화 예고
일본이 디젤-전기 잠수함에서 핵추진 잠수함으로 수중 전력 체계를 전환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 해양 질서 재편에 나서고 있다. 일본 자위대 잠수함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이 디젤-전기 잠수함에서 핵추진 잠수함으로 수중 전력 체계를 전환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 해양 질서 재편에 나서고 있다. 일본 자위대 잠수함 모습. 사진=로이터
일본이 디젤-전기 잠수함에서 핵추진 잠수함으로 수중 전력 체계를 전환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 해양 질서 재편에 나서고 있다.

호주 해군연구소(Naval Institute)14(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 계획을 분석하면서 이런 내용을 밝혔다.

한국 핵잠수함 승인 직후 공식화


일본 정부는 지난 111일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을 통해 핵추진 잠수함 도입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기하라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억지력·대처력 향상에 필요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한 직후 나온 것이다.

앞서 지난 9월 일본 방위성 전문가 회의는 "장사정 미사일을 탑재한 채 장거리 장시간 잠항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차세대 동력 잠수함 도입 검토를 권고했다. 지난달 21일에는 집권 자민당과 제2야당 일본유신회가 연정 합의문에 '수직발사장치(VLS)를 탑재한 차세대 추진력 잠수함 보유'를 명시했다.

해군연구소 보고서는 일본이 향후 10년내 핵추진 잠수함 2~4척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현재 디젤-전기 방식 잠수함 23척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소류급 12척과 오야시급 11척이 포함된다.

디젤 잠수함 한계 극복…수개월 연속 잠항 가능


핵추진 잠수함은 디젤-전기 잠수함과 비교해 압도적 성능 차이를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디젤 잠수함의 수중 작전 지속 능력이 수 주에 그치는 반면, 핵추진 잠수함은 수개월간 부상 없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작전 범위도 지역 한정에서 전 세계로 확대된다.

일본 방위성 관계자들은 핵추진 잠수함 도입으로 대잠 작전 능력과 정보·감시·정찰(ISR) 역량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미국 및 동맹국 핵잠수함 함대와 상호운용성이 높아져 연합 작전 능력도 개선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일본이 2028년까지 스텔스 시제함 개발을 완료하고, 2026년까지 방위 지침 개정을 통해 핵추진 자산의 작전 배치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25년 들어 미국·호주와 합동 훈련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동북아 수중 군비경쟁 가속 우려


일본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은 동북아 전력 균형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현재 중국은 약 70척의 혼합 함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15척이 핵추진 잠수함이다. 한국은 약 20척의 디젤-전기 잠수함을 운용 중이다.

호주는 미국·영국과 2021년 체결한 오커스(AUKUS) 안보동맹을 통해 2040년까지 8척의 핵추진 잠수함 확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6척의 디젤-전기 잠수함을 보유한 호주가 핵잠수함 전력을 구축하면 인도-태평양 지역 억지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평가된다.

방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본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이 중국과 북한의 해군력 확장을 자극해 역내 군비경쟁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중국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일본의 수중 전력 강화는 전략적 긴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을 받았으며, 지난 10월 장영실급(KSS-III Batch-II) 1번함을 진수했다. 3600t급인 이 잠수함은 리튬이온 배터리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용 수직발사관 10셀을 탑재했다.

미 해양안보 전문매체 심섹(CIMSEC)은 한··3국이 소형모듈원자로(SMNR) 기술 동맹을 구축해 2030년대 초반 핵추진 잠수함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역시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을 앞세워 약 40억 달러(59100억 원) 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