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켄터키 '블루오벌SK' 합작 청산 공식화…포드는 켄터키, SK온은 테네시 공장 각각 인수
전기차 캐즘 여파로 2공장 가동 중단 상태서 '결별'…지역사회 "충격과 혼란" 호소
전기차 캐즘 여파로 2공장 가동 중단 상태서 '결별'…지역사회 "충격과 혼란" 호소
이미지 확대보기포드와 SK온의 파트너십 종료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 이른바 '캐즘(Chasm)'의 여파가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합작 청산 합의에 따라 자산 분할이 이루어진다. 포드는 켄터키주에 위치한 공장들을 인수하고, SK온은 테네시주 공장을 가져가는 구조다.
켄터키 단지 내 상황은 녹록지 않다. 두 개의 공장 중 하나인 '켄터키 1공장'은 지난 8월부터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으나, 바로 옆에 건설된 제2공장은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인해 가동이 일시 중단(paused)된 상태다. 당초 블루오벌SK의 설립 목적은 포드의 전기차 라인업에 탑재될 배터리를 전량 공급하는 것이었으나, 합작법인이 해체되는 현시점에서 이 미션이 그대로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포드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포드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SK 측의 공시 내용을 인지하고 있으며, 현시점에서 추가로 공유할 내용은 없다"는 짤막한 입장만을 내놓았다. 2021년 발표 당시 약 60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켄터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 투자가 불과 4년 만에 중대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롤러코스터 탄 지역 민심…"노조 이슈 넘기니 이젠 결별인가"
갑작스러운 결별 소식에 켄터키주 글렌데일(Glendale) 지역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고 외신은 전했다. 인구 2000여 명의 작은 도시인 글렌데일은 블루오벌SK가 들어서면서 상전벽해를 겪었다. 지난 8월 기준 약 1500명의 인력이 공장에 고용됐고, 한국에서 파견된 SK온 임직원들이 지역 상권을 오가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던 차였다.
지역 자영업자들은 현기증이 날 정도의 급격한 상황 변화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글렌데일에서 '스몰 비즈 마켓(Small Biz Market)'을 운영하는 메리 스팍(Mary Spak) 씨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사회가 느끼는 피로감을 호소했다.
그는 "처음엔 '세상에, 공장이 문을 열고 생산을 시작한다'며 들떴다가, 곧이어 '노조가 결성된다는데 우리에게 득인가 실인가'를 두고 혼란스러워했다"며 "그런데 이제는 '쾅(Boom)', 그들이 헤어진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주민들이 이제 겨우 배터리 공장의 존재에 익숙해졌는데, 또다시 변화가 닥친 것"이라며, 한국 기업의 철수가 가져올 지역 경제의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실제로 SK온 측 인력의 철수가 예상되면서 현지 상권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지사 "공장은 돌아간다" 진화…AI 데이터센터 전환 가능성도
이번 프로젝트를 자신의 최대 경제 치적으로 내세워 온 앤디 비시어(Andy Beshear) 켄터키 주지사도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는 WHAS11과의 인터뷰에서 포드가 켄터키 1공장의 가동을 지속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미래에 적어도 켄터키 1공장에서는 활동(activity)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그 활동이 구체적으로 무엇이 될지, 생산량을 늘리는 데 시간이 더 걸릴지 등은 검토해 봐야 할 문제"라며 여지를 남겼다.
지역 주민들 역시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최신 시설이 방치되지는 않을 것이란 희망을 품고 있다. 스팍 씨는 "그들은 무언가를 생산할 수 있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시설을 지었다"며 "그곳이 텅 빈 채로 남지는 않을 것이며, 건물은 어떤 식으로든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시어 주지사에 따르면, 포드 측은 다음 주 중으로 블루오벌SK 파트너십 종료와 관련한 구체적인 업데이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2021년 화려하게 출범했던 한·미 배터리 동맹이 시장의 냉혹한 현실 앞에 멈춰 선 가운데, 켄터키 공장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